[스타트업과 제로웨이스트②] 바이오 플라스틱 개발 나선 화학 업계∙∙∙‘환경오염 주범’ 오명 벗나?

美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금지 조치 시행 韓 1990년대 이후 바이오 플라스틱 개발 본격화 SKC, LG화학 등 화학 업계 중심으로 바이오 플라스틱 개발 나서

2021-12-08     김석진 기자
ⓒ게티이미지뱅크

[스타트업투데이] 플라스틱은 우수한 가공성, 낮은 비중, 저렴한 가격 등으로 일상생활에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반면 사용 후 발생하는 폐기물의 소각이나 매립에 따른 환경오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세계 각국은 플라스틱을 지구 온난화의 주된 원인으로 보고 일회용 플라스틱에 대한 규제 정책을 내놓고 있다.  

미국은 캘리포니아, 시애틀, 뉴욕 등 지방정부를 중심으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금지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018년 「순환경제를 위한 유럽의 플라스틱 배출전략」(A European Strategy For Plastics in a Circular Economy)을 발표했고 EU이사회는 코로나19 경기 부양책 자금확보를 위해 「플라스틱세」를 채택하기도 했다.   

각국의 정책에 따라 글로벌 시장에는 자연에서 썩어 없어지는 ‘바이오 플라스틱’(Bio Plastic)이 등장했다. 사탕수수, 옥수수, 유칼립투스는 물론 갑각류 껍질, 우유 등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바이오매스(Biomass)가 원재료다. 

한국의 경우 1990년대 이후 바이오 플라스틱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기반기술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스타벅스 포장재가 옥수수로 만들어졌다고?”

한국은 화학 업계를 중심으로 바이오 플라스틱 개발에 나서고 있다. 정부의 저탄소 정책에 발맞추고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용하기 편리하다는 플라스틱의 장점은 유지하면서도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소재로 개발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SKC는 2008년 세계 최초로 ‘생분해 PLA 필름’을 상용화했다. 생분해 PLA 필름은 옥수수에서 추출된 바이오매스 성분으로 개발됐다. 땅에 묻으면 약 14주 만에 유해성분 없이 생분해된다. 기존 종이 재질보다 물에 강하고 내구성이 우수하다. 투명성과 강도가 높고 인쇄하기도 좋다. 신선식품 포장용, 종이쇼핑백, 잡지 등 도서류 포장 등에 활용되기도 한다. 

 

SKC 친환경 생분해 필름을 포장재로 사용한 스타벅스 제품(사진=스타벅스)

SKC의 생분해 PLA 필름은 스타벅스(Starbucks)의 식품포장재로 쓰인다. 2018년 10월부터 1년간 스타벅스의 바나나 포장재를 시작으로 케이크 보호비닐, 머핀, 샌드위치 포장재 등 생분해 PLA 필름의 적용 대상을 늘렸다. 지난해 3월부터는 신세계TV쇼핑의 아이스팩 포장재, 의류용 비닐에 생분해 PLA 필름을 공급하고 있다. 

4월에는 PHA를 개발한 CJ제일제당과 손잡고 PLA와 PHA가 지닌 각각의 장점을 극대화한 신규 친환경 생분해 포장재를 선보였다. PHA는 식물 성분으로 토양뿐만 아니라 바다에서도 생분해되는 바이오 플라스틱이다. 전 세계 소수기업만이 만들 수 있다고 알려졌다. CJ제일제당은 이 포장재를 ‘행복한콩 두부’ 묶음 제품용으로 사용하고 향후 적용 품목을 확대하기로 했다. 

9월에는 일본 친환경 소재 기업 TBM과 합작사 SK티비엠지오스톤(TBMGEOSTONE)을 설립했다. SK티비엠지오스톤은 친환경 생분해 LIMEX 상용화를 위한 연구개발과 설비투자를 진행하고 2023년부터 양산을 시작한다. 

 

SKC와 CJ제일제당이 개발한 신규 생분해 포장재를 적용한 CJ제일제당의 행복한콩 두부제품(위)과 SKC 생분해 PLA필름 포장재를 적용한 제품(아래). (사진=CJ제일제당)

9월에는 일본 친환경 소재 기업 TBM과 합작사 SK티비엠지오스톤(TBMGEOSTONE)을 설립했다. SK티비엠지오스톤은 친환경 생분해 LIMEX 상용화를 위한 연구개발과 설비투자를 진행하고 2023년부터 양산을 시작한다. 

국내 대표 석유화학기업 LG화학은 지난 2020년 ‘2050 탄소중립 성장’(Carbon Neutral Growth)을 선언하면서 자원 선순환 및 생태계 보호에 앞장서겠다고 발표했다. 환경오염 및 미세 플라스틱 문제해결을 위해서다. 먼저 친환경 PCR(Post-Consumer Recycled) 플라스틱과 생분해성 플라스틱 소재 등 폐플라스틱 자원의 선순환을 위한 제품 개발을 통해 2024년까지 생분해성 고분자인 PBAT와 옥수수 성분의 PLA를 상업화한다는 계획이다. 

같은 해에는 핀란드 바이오 디젤기업 네스테(Neste)와 ‘바이오 기반의 친환경 사업 및 관련 시장 확대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MOU)’을 체결하며 바이오 원료를 활용한 친환경 플라스틱 생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바이오 원료 기반의 폴리올레핀(PO), 고흡수성수지(SAP), 고부가합성수지(ABS), 폴리카보네이트(PC), 폴리염화비닐(PVC) 등을 생산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2012년 사탕수수에서 추출된 원료로 바이오페트(Bio-PET)를 생산∙판매했으며 2018년 PLA 컴파운드를 개발해 3D 프린터용 필라멘트와 유아용 식기 소재로 판매한 바 있다. 

 

식품∙유통업계에서 친환경 플라스틱 바람 ‘솔솔’

식품∙유통업계는 ‘화이트바이오’(White Bio)에 주목했다. 옥수수, 콩, 사탕수수, 목재류 등 재생 가능한 식물 자원을 원료로 해 화학제품 또는 바이오 연료 등의 물질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석유화학 소재를 대체하는 친환경 사업분야로 그 중요성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2014년 삼양제넥스(현 삼양사)는 친환경 바이오 플라스틱 소재인 ‘이소소르비드’(Isosorbide)를 생산했다. 이소르비드는 옥수수로 만들어지는 100% 천연 바이오 물질이다. 옥수수에서 전분을 추출한 후 포도당, 솔비톨(sorbitol) 등의 공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이소소르비드를 이용해 만든 플라스틱은 내구성, 내열성, 투과성 등이 향상돼 전자제품 외장재, 스마트폰 액정필름, 자동차 내장재, 건축자재 등의 소재로 주목을 받고 있다. 

 

CJ제일제당이 PHA를 활용해 만든 다양한 플라스틱 제품(사진=CJ제일제당)

한편 CJ제일제당은 2014년 화이트바이오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고 2016년 미국 바이오 벤처기업 메타볼릭스(Metabolix) 핵심기술 인수, 2020년 인도네이사 파수루안(Pasuruan)에 바이오 공장 전용 생산 라인 구축 등 사업을 확대해 왔다. 

지난해에는 HDC현대EP와 바이오 컴파운딩 합작법인(JV)을 설립하고 화이트바이오 사업 다각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신한금융투자 조상훈 연구원은 “CJ제일제당은 그린바이오를 통해 미생물, 균주, 발효 역량을 축적했고 이를 통해 성장 여력이 높은 화이트바이오, 레드바이오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식품∙유통 등 그룹의 친환경 패키징 활용, 건강기능식품 등 건강관련 사업 확장에도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측했다. 

[스타트업투데이=김석진 기자] sjk@startuptoda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