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석구 칼럼] 블록체인은 금융산업에만 사용되는 기술이 아니다
산업계가 블록체인을 적용하는 방법
[스타트업투데이] 불과 얼마 전, 소위 광풍이 불었다고 할 정도로 암호화폐가 시중의 화두가 된 적이 있으나 요즘은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과 우리나라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분위기가 다소 누그러진 듯하다.
일반적으로 ‘블록체인’이라고 하면 누구나 암호화폐, 비트코인 등을 먼저 떠올릴 것이다. 보안성이 강화되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암호화폐가 만들어져 실생활에 제일 먼저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블록체인은 소규모 단위의 데이터 ‘블록’을 연결고리 형태인 ‘체인’ 기반의 분산저장 기술로 데이터를 임의로 수정할 수 없고 변경된 데이터의 값을 누구나 쉽게 열람할 수 있다. 현금, 집, 자동차 등 유형자산뿐만 아니라 저작권, 특허, 브랜드 등 무형자산도 거래할 수 있게 해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최근 10여 년간 블록체인 기술이 금융산업에 주로 활용되어 온 게 사실이지만 최근에는 다른 산업에도 활발히 적용되어 있어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헬스케어와 의약품 관리
최근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여 백신패스를 도입하였다. 해외여행객들이 출국 전 코로나 검사결과를 제출할 때 선별진료소에서 받은 검사결과를 병원에서 앱을 통하여 필요기관에 QR코드로 제출하면 된다. 매우 민감할 수 있는 개인의 건강 관련 정보를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백신패스뿐만 아니라 백신 등 의약품의 보관과 유통 이력도 관리할 수 있다. 진품 의약품을 판별한다는지 약품의 보관온도 및 유통기간 등도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으며 환자가 진료 후 보험금 처리도 손쉽게 할 수 있다.
신기술 도입으로, 의사들이 환자 정보를 정확하게 수집하고 저장하며 신속히 전송하는 등, 기존에 사용되어오던 의료 및 약품 관리 체계를 획기적으로 바꿈으로써 환자의 생명보호와 건강증진에 기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음악, 미술품 등 저작권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음악 스트리밍 회사 ‘스포티파이’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블록체인을 통해 라이센스 계약을 관리하고 분석해 주는 등 가수와 제작자들의 권리에 대한 기록들을 신뢰성 있게 관리하고 있다. 또한 이 기술을 사용하여 저작권 침해나 불법복제 이슈도 해결 가능한 상태이다.
최근에 각광받고 있는 대체불가토큰(NFT, Non Fungible Token)은 블록체인에 저장된 데이터 단위로, 고유하면서 상호 교환할 수 없는 토큰을 말하는 것으로 사진, 미술품, 비디오, 오디오 등을 디지털 파일화하여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이것은 가상의 진품 증명서 역할을 하므로 대체 불가능하고 사본은 인정되지 않는 특징을 가지고 있고, 인기 있는 디지털 예술품이나 디지털 자산을 상업화하는데 사용되고 있다.
중고거래업
코로나19로 인하여 언택트 시대를 맞으면서 온라인 중고거래가 꾸준히 증가 되었다. 온라인 거래는 판매자와 구매자 간 신뢰를 토대로 이루어 지지만 송금 후 물건을 받지 못하거나 물건을 보낸 후 대금을 못 받는 등 부정거래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 해결의 방안으로 지금까지는 주로 에스크로 서비스(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에 신뢰할 수 있는 중립적인 제3자가 중개하여 금전 또는 물품을 거래하도록 하는 것으로, 주로 은행이 제3자 역할을 함)를 도입하여 거래의 안정성을 담보하였다.
그러나 에스크로 서비스는 수수료가 비싸 고객들이 사용을 꺼리게 되면서 그 대안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게 되었다. 판매자와 구매자의 신원정보 및 거래내역을 블록체인 원장에 저장함으로써 안정성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무역업
상품을 수출하거나 수입할 때 항만, 세관, 운송 등 관련된 업무에 필요한 서류를 수없이 많이 처리해야 한다. 최근에는 이들 서류를 관리하고 승인할 때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여 안전하고 편리하게 그리고 신속히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각각 업무처리 과정을 전자적으로 이행하고 저장, 관리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거리상 제약이 많은 무역업무의 특성에 맞게 블록체인 기술이 효율을 크게 높여주고 있다.
세계 최대 해운회사인 덴마크의 머스크(Maersk)는 IBM과 협력하여 블록체인 물류 플랫폼 ‘트레이드렌즈’(TradeLens)를 출범하여 해상에서 운송되는 무역 거래와 선적, 서류 및 승인정보 등을 관리하고 처리할 수 있게 하였다.
전 세계는 2년여 전부터 초유의 팬데믹을 맞아 비대면이 일상화되었고 팬데믹이 끝난다 하더라도 앞으로는 대면과 비대면의 공존이 '뉴 노멀'이 될 듯하다. 눈에 보이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는 블록체인 기술이 사회의 다양한 이슈들을 해결해 나가는 수단으로 활용되어 궁극적으로는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경제적으로 성장하는데 큰 보탬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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