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신호’ 켜진 카카오의 SM엔터 인수, 예정대로 공개매수도 진행∙∙∙카카오엔터 IPO 속도 낼까?
하이브, 경쟁 구도로 시장 과열 양상 판단∙∙∙“인수가 적정 범위 넘어섰다” 하이브 측, “플랫폼 관련 협업 방안에 합의 이뤘다” 카카오 측, “K컬처 산업이 또 하나의 국가 경쟁력 되도록 노력”
[스타트업투데이]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작업에 청신호가 켜졌다.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카카오는 예정된 공개매수를 계획적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기업공개(IPO)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이브, “주주가치에 부정적 영향 종합적 고려”
하이브는 지난 12일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엔터) 인수 절차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의 경쟁 구도로 시장이 과열 양상이 일어난다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 하이브의 주주가치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의사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카카오는 이수만 전(前) 총괄프로듀서의 SM엔터테인먼트 지분 9.05%를, 하이브는 14.08%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공개매수에 착수했다.
이후 카카오는 SK엔터와 사업협력 및 시너지 창출을 위해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취득’을 결정했으며 하이브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SM엔터의 가치와 인수 후 통합(Post Merger Integration)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무형의 비용까지 고려한 적정 인수가격 범위를 설정하고 지분 인수 및 공개매수 작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하 카카오엔터)가 추가 공개매수로 경쟁 구도가 심화되고 주식 시장마저 과열 양상을 보이자 하이브는 SM엔터 인수를 위해 제시해야 할 가격이 적정 범위를 넘어섰다고 판단했다.
하이브 측은 “대항 공개매수를 진행하면서까지 SM엔터 인수를 추진하는 것은 오히려 하이브의 주주가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봤다”며 “시장 과열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점까지 고려해 ‘인수 절차 중단’이라는 결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이브 측은 “양사의 플랫폼 관련 협업 방안에 대해 합의를 이뤘다”고 덧붙였다.
카카오, “SM엔터와의 사업 협력 구체화할 것”
카카오는 하이브의 이 같은 결정을 ‘존중한다’고 전했다. 3사가 거대 글로벌 엔터 기업과 견줄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고 함께 성장하기 위해서는 서로가 최적의 파트너라고 판단했다는 이유에서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는 26일까지 예정된 공개 매수를 계획대로 진행해 추가 지분을 확보하고 하이브와 SM엔터와의 사업 협력을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 투자총괄대표는 “카카오와 카카오엔터는 하이브, SM엔터와 상호 긍정적 영향을 주고받는 파트너로서 K팝을 비롯한 K컬처의 글로벌 위상 제고를 위해 다양한 협력 관계를 이어가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각사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K컬처 산업이 또 하나의 국가 경쟁력이 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먼저 카카오는 SM엔터의 가장 강력한 자산이자 원동력인 임직원, 아티스트, 팬덤을 존중하기 위해 자율적∙독립적 운영을 보장하고 현 경영진이 제시한 SM 3.0을 비롯한 미래 비전과 전략 방향을 중심으로 글로벌 성장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SM엔터의 글로벌 IP와 제작 시스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의 IT 기술과 IP 밸류체인의 비즈니스 역량을 토대로 음악 IP의 확장을 넘어 IT와 IP의 결합을 통한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배 대표는 “치열한 글로벌 무대에서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탁월한 IP 경쟁력과 IT 기술력뿐만 아니라 성공 노하우를 공유하는 선의의 경쟁자가 필요하다”며 “카카오와 카카오엔터는 산업 내 파트너와 공정한 협력과 경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K컬처의 위상을 높이고 대한민국의 차기 수출 주력 산업으로 규모감 있게 성장하도록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경쟁하는 과정에 대한 국민과 금융 당국의 우려를 고려해 하이브와 협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신속하고 원만하게 인수를 마무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투자업계, “카카오엔터 기업가치↑∙∙∙IPO 선택지도 넓어졌다”
한편 이번 카카오가 SM엔터의 경영권 인수에 성공하면 카카오엔터의 기업가치가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의 에스엠 인수로 1위 연예기획사인 하이브에 근접한 규모의 초거대 연예기획사가 또 하나 탄생하게 됐다”며 “카카오가 SM엔터 경영권 인수에 성공함으로써 카카오엔터의 기업가치가 격상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향후 SM엔터와의 합병을 통한 우회상장 등 카카오엔터의 IPO와 관련한 선택지를 넓힌 것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박성국 교보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와 하이브 양측에 모두 좋은 상황이 된 것 같다”며 “경영권 분쟁이 심해질수록 정작 싸움 당사자는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하이브가 공개매수가를 다시 올릴 가능성이 사라지면서 주가가 더 오른다는 기대도 약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타트업투데이=염현주 기자] yhj@startuptoda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