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무용가 이경구] 내 나이 25, 모든 것은 춤이 된다.
2017년 1월, 23회 ‘포스트 젊은 예술가상’을 수상하면서 차세대 예술가로 주목받고 있는 무용가 이경구. 25살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독특한 스토리와 파격적인 안무를 바탕으로 한 몸의 표현을 통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한국 현대무용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는 그녀를 만났다.
상복 많은 재주꾼.. 불규칙한 수입이 걱정
현재 현대무용단 ‘고블린파티’에서 무용수이자 안무가로 활동하고 있고,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창작과에서 예술전문사로 공부하고 있는 무용가 이경구는 특히나 상복이 많다. 2017 ‘포스트 젊은 예술가상’, 2016 춤 비평가상 베스트5 선정, 2014 제 3회 유댄스페스티벌 우수작 및 21회 신인데뷔전 신인상 까지, 졸업 전부터 그녀는 무용계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처럼 꽃길만 걸어 온 것 같은 수상경력과 달리, 그녀는 대학생일 때 교통비가 없어서 걸어 다녔고, 동료나 끌어줄 사람이 없다는 생각에 불안하고 괴로웠다고 얘기한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더욱 더 매진하게 만든 무용이라는 창작의 세계가 갖는 매력은 무엇일까? 그녀에게 무용가라는 직업에 대해 물었다. “고정적인 수입은 없지만 프리랜서 무용수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처럼 무용단의 무용수로 꾸준하게 작품 활동을 하거나, 연극 또는 뮤지컬 작품의 안무자로 활동하는 것이 일반적인 무용 전공자들이 갖는 직업입니다. 불규칙한 수입이 항상 걱정이긴 해요. 고정적인 수입이 있는 취업이라면 초등학교 또는 중학교의 ‘방과 후 학교’ 라는 프로그램의 무용 강사로 활동하거나, 무용학원, 대학교 강사로 활동하는 것이 있을 것 같습니다.”
기업과 무용단이 직접 만나는 기회 많아야
최근 매스컴을 통해 전문 무용수들이 대중에게 어필하면서 많은 스타 무용수들이 탄생했다.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데, 과거처럼 현대 무용가는 광고모델이나 연기자로의 진출이 전부일까? 기업과 협업해서 할 수 있는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만들어 질 가능성은 없을까.
“요즘 무용 지원사업 중 여가 활동을 하지 못하는 직장인들을 위해 회사에서 마련한 극장이나 공간에 무용단을 초대해 무용작품을 올립니다. 직장인들이 극장에 가지 않고도 회사에서 무용 공연을 볼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사업입니다. 지원을 해주는 공공재단을 거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기업과 무용단이 서로 직접적으로 연계해서 이러한 사업을 추진한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원에 의존한 공연이 아니라, 현장에서 상호간 필요에 의한 거래로 공연이 진행될 수 있으니 실제적 마켓이 작동하는 거죠. 무용가들이 창업하고 취업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매일매일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되는 직업이 무용수이고, 지독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게 안무인데 하루에 얼마나 자고 연습과 창작을 위해 어떻게 시간을 나눠 쓰는지 물어보니 대체로 하루 평균 7시간 정도 작업을 한다고 한다.
창작의 특성 때문인지 어떤 날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어떤 날은 많은 대화가 오가며 많은 것이 만들어질 때가 있는 기복이 심한 진행의 반복이라는 설명이다.
국제 무대로 활동을 넓혀가기 위해 영어회화에 공들이는 모습에서 젊은 무용가 이경구가 품은 열정을 볼 수 있었다. 25살 젊음과 끝없는 열정으로 무장한 이 젊은 재주꾼은 모든 것을 춤으로 만들고 있었다. 아니 그녀에게 있어 모든 것은 이미 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