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전직 설계법
전직목표 설정하고 정부 등의 전직지원 프로그램 활용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초스피드 고령사회 진입국가다. 65세 이상 인구가 14% 이상이면 고령사회라 하는데 우리나라는 지난해 8월 말 기준으로 65세 이상 인구가 725만 7,288명으로 전체의 14%를 넘어섰다. 2015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평균 수명은 82세로 60세 정년퇴직을 한다고 해도 20년 이상 생활을 이어가야 한다. 이러한 현실 속에 최근 노후 빈곤문제가 주요한 사회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2012년 기준으로 OECD 회원국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의 빈곤율이 48.6%로서 가장 높다고 한다. 이것은 100세 시대, 인생 후반기의 삶에 대한 설계와 대비의 중요성을 말해주는 수치다. 100세 시대, 인생 이모작을 생각해 본다.

예고된 장수리스크 사회

우리나라의 법적인 정년은 60세이나 기업현장에서의 평균 정년은 55세이고, 명예퇴직 등의 이유로 실질적으로 퇴직하는 연령은 평균 53세로 발표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평균수명이 82세인 점을 감안하면 퇴직을 하고서도 30~40년 정도 생활을 영위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를 반영하듯 미래에셋연구소가 2009년에 추정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장수리스크(예상치 못한 수명증가로 발생할 수 있는 위험)는 0.87로, 미국 0.37, 일본 0.35, 영국 0.33 대비 2배 이상 높다. 이는 실제 은퇴기간이 사람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평균 87%가량 더 길어질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노후자금 마련 등 은퇴준비 수준이 매우 취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1955~1963년 사이에 출생한 베이비붐 세대는 약 73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5%를 점하고 있는데 2010~2018년 사이에 이들의 절반가량인 311만 명이 은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수명은 증가하고 있으나 이른 퇴직으로 인해 여러 가지 사회문제가 대두되고 있는데 50대 이상의 생계형 자영업자 및 비정규직 취업자의 증가가 그 중 하나다. 생계형 자영업의 3년 생존율이 37%에 불과하고, 비정규직의 평균임금이 156만 원에 불과한 상황을 감안하면 OECD 회원국 중에서 노후 빈곤율이 가장 높다는 통계가 이해된다.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가 반영된 결과인 것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연금의 소득 대체율이 OECD 평균인 65.9%보다 한참 부족한 45.2%에 불과해 퇴직 후 소득이 없다면 중산층에서 바로 빈곤층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장수리스크가 현실이 되는 구조인 것이다.

 

인생 이모작의 출발점, 전직교육

지난해 발표된 세계보건기구(WHO)와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mperial College London)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의 기대수명을 분석한 논문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30년 출생 남(84.07세), 여(90.82세)의 기대수명이 세계 최고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퇴직 후에도 30~40년 이상을 더 생활해야 함에 따라 인생 이모작은 이제 필수라 할 수 있다. 2014년 고용노동부의 학술연구용역사업의 일환으로 퇴직자 276명을 조사한 결과를 살펴보면 이런 상황이 그대로 투영되어 있다. 응답자의 90.6%가 취업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으며, 직업훈련에 참여하겠다는 응답자도 72.8%에 이르러 장년들의 재취업의지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장년들은 70세까지 일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교육과 제도의 확충이 필요해 보인다. 이른바 전직지원서비스의 활성화가 필요한 것이다.

전직(轉職)은 직업을 바꾸는 행위를 말한다. 즉, 현재의 직업에서 떠나 다른 직업으로 이동한다는 의미다. 퇴직(退職)은 현재의 직업이나 직장에서 물러나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듯 전직과 퇴직은 그 의미가 다름에도 전직지원서비스는 퇴직지원의 영역을 포함하고 있다. 퇴직 후에 그 동안 수행해왔던 동일한 직무로 재취업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으나 그렇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인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이전에 전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직업으로 도전하는 것이 인생 이모작의 출발점이다. 그러므로 충분한 검토와 준비가 필요하다.

 

전직지원서비스 이용하기

우리나라에서의 전직지원서비스는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에 따른 산업구조조정 및 기업의 구조조정으로 인한 대량실업사태로 인해 도입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금융기관이나 그룹 소속의 대기업, 공공기관에서 일부 도입되어 진행됐을 뿐 민간영역에서의 활성화는 부진한 편이다. 2000년대 들어 고용노동부를 중심으로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전직지원서비스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현재 정부에서 운영하고 있는 중장년층 대상의 전직지원서비스를 살펴보면, 고용노동부의 고용복지+센터, 고령자인재은행, 고급인력정보센터,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보건복지부의 노인취업알선센터, 국가보훈처의 제대군인지원센터, 국방부의 국방전직교육원, 서울시의 고령자취업알선센터, 서울인생이모작지원센터 등 다양한 부처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표 1 참고).

[표 1] 정부부처별 전직지원서비스 운영기관 현황
[표 1] 정부부처별 전직지원서비스 운영기관 현황

고용노동부에서 운영하는 중장년 재취업 지원제도는 3단계로 나뉘어 시행되고 있다. 1단계 취업상담 프로그램에서는 개인상담, 장기집단상담, 단기집단상담으로 나누어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개인상담에서는 취업상담, 직업심리검사를 제공하고, 장기집단상담에서는 사무직/생산직 퇴직설계 프로그램, 자영업자 취업·창업 상담, 성공실버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2단계 직업능력 증진 프로그램에서는 생애재설계 교육, 장년특화 훈련지원으로 나누어 제공하고 있다. 생애재설계 교육은 재도약 프로그램, 멘토링 및 교육훈련 프로그램이 있고, 장년특화 훈련지원에서는 평생학습지원, 내일배움카드제, 폴리텍대학 베이비부머 특화과정, 취업능력향상 프로그램, 장년취업 인턴제를 제공하고 있다. 3단계 일자리 알선 프로그램은 구직자 취업알선, 사업주 지원, 창업지원, 귀농·귀촌 지원으로 구성돼 있다. 사업주 지원은 장년취업 인턴제, 고용촉진지원금, 전문인력 채용 장려금, 시간선택제 창출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창업지원에는 사회적기업 지원, 사회적기업가 지원, 시니어창업 지원을 제공하고 있으며, 귀농·귀촌 지원에는 귀농인 선도농가 현장실습을 지원하고 있다(표 2 참고).

[표 2] 중장년층을 위한 맞춤형 취업지원 프로그램
[표 2] 중장년층을 위한 맞춤형 취업지원 프로그램

대표적인 중장년층 전직지원서비스 제공기관인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를 이용하려면 센터(표 3 참고)를 직접 방문하거나 고용노동부에서 운영하는 중년일자리희망넷에 회원으로 가입한 뒤 구직등록을 하면 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 1:1 상담을 통해 개인별 취업활동 계획을 수립하고 개인별 특성에 맞는 서비스를 최대 6개월 동안 패키지로 무료로 제공한다. 또 만40세 이상의 금융업 퇴직(예정)자를 위한 금융특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금융업 종사자를 위한 특화 프로그램으로 전직 준비를 위한 기초교육부터 1:1 맞춤상담 및 경력목표에 따른 직무역량강화 교육을 제공하는 업종특화 전직지원 종합 서비스다.

[표 3] 중장년 일자리 희망센터 지정현황
[표 3] 중장년 일자리 희망센터 지정현황

전직지원서비스에서 제공하는 기본적인 교육은 3~4일에 걸쳐 20시간 정도로 운영되며, 변화관리, 자기탐색, 생애설계, 취업정보제공 및 알선 등의 내용으로 진행된다. 여성의 경우에는 여성새로일하기센터를 통해 5일에 걸쳐 총 20시간으로 진행되는 집단상담 프로그램으로 전직지원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한편 중장년 취업아카데미는 고학력, 전문분야 직업경험이 있는 40세 이상 중장년의 취업을 지원하기 위해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경력진단부터 취업지원까지 중장년층의 특성에 맞는 생애재설계 및 맞춤형 취업훈련을 제공하고 있다. 훈련유형은 이직·전직 유형, 취업유형, 창업유형의 세 가지로 운영되고 있으며, 훈련기간은 2개월 이상 200시간 이상이다(단, 이직·전직 유형에 한해 2개월 이상 100시간 이상).

전직에 실패하는 주된 요인으로 준비부족과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눈높이 차이가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정부부처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준비하는 시간과 자기를 성찰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은 전직의 성공률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현실에서 100세 시대는 40대 중후반부터 시작되는 퇴직으로 인해 장수리스크와 맞닿아 있다. 퇴직 후에도 30~40년의 노동생활이 필요하므로 인생 이모작을 넘어 인생 다모작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소용돌이 속에 앞으로 직업의 지도도 이전과는 많이 달라질 것이다. 이러한 트렌드를 주시하며 부단한 자기계발을 통해 전문성을 확보하고 준비한다면 인생 다모작 시대도 두렵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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