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좌우하는 첫 입직, ‘일경험’으로 직무능력 쌓고 도전하면 유리

지금까지 정부의 청년 일자리 정책은 질보다는 양을 중시하는 단순 취업자 수에 집중하여 청년들의 눈높이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일단 취업이 쉬운 일자리 위주로 유도하는 경향이 농후하다는 비판이 많다. 그러나 이러한 비판 가운데에서도 일자리 정책을 지혜롭게 잘 활용하면 목적했던 소기의 성과를 거두는 것도 사실이다.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일경험’ 정책의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실증 분석한 결과, 프로그램 미참여자 대비 취업률이 3.3%p, 상용직 근로자로의 취업 비율은 3.6%p 더 높았다고 한다. 여러 고용정책 가운데 이처럼 실증적으로 고용정책의 효과성이 검증된  ‘일경험’ 정책에 대해 살펴본다. 

첫 입직 유리한 고지점령의 교두보, 일경험

작년 15세~29세인 청년의 실업률은 1999년 이후 최대치인 9.8%를 기록한 가운데 취업준비생이나 구직단념자 등을 포함한 체감실업률은 22.7%로서 매우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지난 10년간 20회가 넘는 수많은 청년고용종합대책 속에서도 청년실업의 문제는 나날이 심화되고 있다.

이런 심각한 청년실업 문제의 원인은 일자리 미스매치(mismatch)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이런 미스매치의 문제는 노동공급과 수요의 불일치에 따른 구조적인 문제일 수도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언론 매체에서 많이 언급하고 있는 취업 눈높이의 문제 즉, 개인의 주관적 특징인 취업선호도에 따른 취사 선택의 문제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예전 모기업의 광고 슬로건인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합니다”처럼 첫 일자리의 임금과 기업규모, 일자리의 안정성 여부가 향후 10년 이상 노동시장 성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실증되었다. 실증연구결과, 대졸남성의 경우 첫 직장에서 평균보다 10% 높은 임금을 받았다면 9~10년 뒤에도 평균보다 4.4%이상 높은 임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종업원 100인 이상인 회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대졸남성이 중소기업으로 최초 입직한 대졸남성보다 9~10년 뒤 임금수준이 약 9% 높았다. 사회생활을 임시직으로 시작한 대졸남성보다 정규직으로 시작한 대졸남성이 10년 뒤 약 15% 높은 임금을 받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러한 현실이 바로 청년들이 미취업상태에 머무르면서까지 중소기업 근무를 기피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이다. 그러나 전체기업의 99%가 중소기업이며, 고용의 88%를 중소기업이 책임지고 있다. 이처럼 사업체 수와 일자리에서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비중이 압도적인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중소기업을 외면하고 회피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일자리 미스매치 문제와 입직기간의 단축을 위해서는 먼저 구제적인 일자리 정보를 확보하여 옥석을 가려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에 더해 단기간이나마 기업현장에서의 근무경험을 통해 진로성숙도를 높이고 직무능력을 쌓으면 실증연구의 결과처럼 취업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입직기간의 단축과 취업률 제고하는 일경험

일경험 지원사업은 미취업 청년 등에게 다양한 직업세계의 정보습득 및 중소기업 인식 개선, 기업현장에서의 직무경험 등 일경험 기회 제공을 통해 진로탐색 및 노동시장으로의 조기 진입을 지원하기 위한 정부 정책이다. 이런 일경험 지원사업은 크게 두 가지 종류로 나뉘어 진행되고 있다. 단기 일경험 프로그램으로 만 15세~34세 미만의 미취업 청년에게 1~5일 이내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는 중소기업 탐방과 인문ㆍ사회ㆍ예체능계열 대학 2~3학년 재학생 중심으로 관심 분야 또는 전공분야의 직무를 1~3개월 동안 기업현장에서 체험토록 지원하는 장기 일경험으로 재학생 직무체험이 바로 그것이다. 정부는 올해 단기 일경험 프로그램인 중소기업 탐방 참여인원으로 1만 명, 장기 일경험 프로그램인 재학생 직무체험 참여인원은 5천 명을 계획하고 있다. 

중소기업 탐방 프로그램을 통해 정부는 청년들에게 우수한 중소ㆍ강소기업을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인력 미스매치를 해소하는 등 청년들의 원활한 노동시장 이행을 돕고자 한다. 이 프로그램은 고등학생 및 대학 재학생 뿐만 아니라 비진학 청소년 또는 학교밖 취업준비생 등으로 확대하여 진행하고 있다. 중소기업 탐방 프로그램은 일방적 강의식 전달방식보다는 팀빌딩을 통한 팀워크를 조성할 수 있도록 팀활동 중심으로 운영된다. 그리고 기업탐방활동은 우수기업의 성공사례를 탐구하고, CEO 또는 인사담당자 등 멘토의 특강과 네트워크 프로그램, 현장체험 등으로 진행된다. 아울러 정부의 다양한 청년고용정책을 이해할 수 있도록 정책안내를 하며, 자기 특성을 분석하고 희망업종ㆍ직무 등을 기반으로 진로목표를 설정한 뒤 대략적인 경력개발계획을 수립하는 시간도 가진다.

중소기업 탐방 프로그램의 참여방법은 일경험 홈페이지(www.work.go.kr/experi)에서 신청하거나 운영기관에 직접 참여 신청을 하면 된다. 올해 운영기관은 전국에 걸쳐 30곳이 선정되어 있으며, 일자리 홈페이지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재학생 직무체험은 전문대를 포함한 대학에 재학 중인 인문ㆍ사회ㆍ예체능계열의 2~3학년 재학생이 대상이나 최종학기 재학생도 참여 가능하다. 단 주 전공이 공학계열인 경우에는 참여할 수 없다. 또한 법령상 이수토록 되어 있는 실습과정이나 각종 자격증 취득과정에서 의무적으로 이수토록 되어있는 현장실습에 참가 중이거나 예정된 경우에도 참여할 수 없다. 직무체험 프로그램은 대학에서 진행하는 사전직무교육과 기업에서 진행하는 학습 프로그램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사전직무교육은 기업현장에서의 직무체험 전에 학교에서 8시간 정도로 진로탐색, 취업준비, 직업현실, 직장매너 등 직장생활과 관련된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기업에 배치되면 직무체험 전담자가 지정되어 학습프로그램을 수립하고 진행하게 된다. 이러한 학습과정에서 참여자는 학습일지를 작성하여야 한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에게는 최소 80만원의 직무연수지원금이 지급되며, 현장실습규정에 의한 직무 체험시 학교 학칙 등에 따라 1~3학점의 학점이 부여된다. 또한 교육부의 희망사다리 장학금 지원시 우대혜택이 있으며, 취업준비장려금(200만원)과 관련된 교육시간(40시간)도 인정된다. 

재학생 직무체험의 참여신청은 일경험 홈페이지(www.work.go.kr/experi)에서 신청하거나 이 사업참여 대학의 취업센터에 직접 접수하면 된다. 사업참여 대학의 재학생이 아니어도 참여할 수 있으므로 일경험 홈페이지에서 참여대학과 프로그램을 확인한 뒤 신청하면 된다. 올해 이 프로그램의 운영기관으로 전국에 걸쳐 79개 대학교가 선정되었다.

평균 취업률 74.3%, 이공계 전문기술 연수사업

이공계 대졸 미취업자라면 이공계 전문기술 연수사업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이 사업은 이공계 대졸 미취업자(전문대졸 포함)에게 전문ㆍ기업현장 연수 등 직업교육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실무능력을 강화하여 청년 실업문제 및 이공계 인력의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려는 목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그동안 진행된 이 사업의 실적을 살펴보면 처음 시작된 2003년부터 2015년에 이르기까지 총 3만5,732명이 참여하였고, 이 중 2만6,537명이 취업하여 취업률이 무려 74.3%에 이르고 있다. 작년의 경우, 전기ㆍ전자 2개 과정, 정보통신 22개 과정, 기계ㆍ소재 4개 과정, 화학ㆍ바이오/건축ㆍ토목ㆍ환경/에너지자원ㆍ지식서비스 3개 과정 등 총 31개 과정이 진행되었다. 이러한 과정을 살펴보면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IoT, 빅데이터, 클라우드, 정보보안 엔지니어링 등 현장의 수요에 기반한 맞춤형 과정이 많았다. 70%를 상회하는 높은 취업률은 바로 이러한 맞춤형 과정에서 연유한 것이다.

이공계 전문기술 연수사업의 참여자격은 1984년 1월 1일 이후 출생자(만34세)로서 이공계 대졸 미취업자(전문대졸 포함)이며, 2018년 8월 졸업예정자도 포함된다. 장애인, 최저 생계비 150% 이하인 저소득층, 보훈대상자, 6개월 이상 장기실업자, 여성, 결혼이민자, 북한이탈주민 등은 우대혜택이 있다. 연수기간은 최대 6개월이며, 전문연수 4개월과 기업연수 2개월로 진행된다. 참여자에게는 6개월의 연수기간 동안 총 220만원의 연수수당이 지급된다.

전문연수 기간에는 전문분야의 이론 및 실습교육이 병행되며, 기업에 필요한 기본 직무, 소양 및 기초이론도 습득하게 된다. 전문연수 기간에 이어 진행되는 2개월 내외의 기업체 실무연수기간에는 유관기업에서 실제업무를 체험 연수하게 된다. 이 사업에 참여를 신청하려면 이공계 전문기술연수사업 홈페이지(snejob.koita.or.kr)에서 회원으로 가입한 뒤, 희망하는 과정을 검색하여 각종 필요사항을 등록하고 신청버튼을 클릭하면 된다. 자세한 문의는 이공계 전문기술 연수사업 담당자(연락처: 02-3460-9086)에게 하면 된다.

 

인턴채용 기업, 정규직 전환율 평균 70%

청년취업인턴제는 청년 미취업자에게 중소기업에서의 인턴십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직무능력을 개발하는 동시에 경력을 쌓을 수 있도록 실시하는 청년고용촉진 사업이다. 청년취업인턴제에 참여하는 기업범위는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규모가 큰 중견기업까지 참여가 가능하다. 실무역량을 가진 인재를 뽑기 원하는 기업의 입장을 생각해보면 청년취업인턴제는 매력적인 정책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작년 말 사람인이 인턴채용 기업 83개 사의 정규직 전환율을 조사한 결과, 평균 70%로 나타났다. 정규직 전환 시의 중요 평가요소는 ‘근무 및 생활태도’(42.2%), ‘직무 적합성’(26.5%), ‘업무습득 속도’(12.0%)의 순으로 나타나 인턴제 참여자들은 이런 결과를 참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 사업의 참여자격은 인턴 신청일 현재 만 15세~만 34세(군필자의 경우, 복무기간에 따라 만 39세까지도 가능함)의 미취업자로서 고용보험 가입이력이 없거나 최종학교 졸업 후 근로자로서 가입기간이 연속하여 1년 미만인 자여야 한다. 고용보험 가입기간이 연속하여 1년 이상이어도 최종학력이 고졸 이하이거나 대학 휴학생 또는 졸업예정자, 최종 피보험자격 상실일로부터 실직기간이 3개월 이상인 경우에는 참여 가능하다. 

청년취업인턴제에 참여하면 3개월 동안 기업에서 실제 근무하면서 직접적인 직무경험을 쌓을 수 있으며, 인턴 수료증까지 발급받을 수 있어 하나의 스펙으로 활용할 수 있다. 근무기간 동안에는 최소 최저 임금의 110% 수준의 임금을 받으며, 인턴 수료 후 정규직으로 전환하여 1년 이상 근무 시 180만원(제조업 외)~300만원(제조업)의 취업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인턴제 참여를 희망하는 경우, 청년공제 홈페이지(www.work.go.kr/youngtomorrow)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외환위기 이후 촉발된 기업의 훈련투자 기피, 경력직 선호 등의 현상과 함께 최근 학력과 스펙을 기재하지 않는 블라인드 채용 정책의 추진으로 직무능력을 중시하는 채용문화는 점차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일경험은 진로성숙도와 직무능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취업준비에 많은 도움을 주는 고용지원정책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정보를 적극적으로 탐색하고 실행에 옮길 때 취업의 문은 넓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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