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활용 가능성 주목

VR, 의료인 교육뿐 아니라 환자 치료 및 통증 감소 등으로 확대

VR(Virtual Reality, 이하 VR) 기술의 의료 분야 활용은 VR 개발자뿐 아니라 디자인, 의학 관련 컨퍼런스에서도 중요한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VR 게임의 의료 분야 활용은 2016년 VRDC(Virtual Reality Developer Conference)에서 의료인 교육, 환자 치료 등 다양한 목적의 VR 어플리케이션과 게임의 의료 분야 활용 가능성이 논의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2017년 7월 ‘파슨즈 디자인 스쿨(Parsons School of Design)’에서 개최된 게임 포 체인지(Games for Change) 페스티벌, 2017년 6월 개최된 ‘조지 워싱턴 대학(George Washington University) 의료 혁신 및 정책 센터(Center for Healthcare Innovation & Policy Research)’의 VR 심포지엄 등에서도 VR과 의료 분야의 접목에 주목했다. 
그간 의료인 교육,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 치료 등에 집중되어 있던 VR과 의료 분야의 접목이 최근에는 환자 교육, 환자와 가족 대상 정보 제공, 질병과 장애에 대한 공감대 형성, 통증 완화 등으로 확대되며 다양한 적용 가능성이 논의되고 있다.

의료인 훈련을 통한 수술 등 의료 처치 기술 향상과 영상을 통한 정보 전달에 활용

VR을 통한 의료 훈련은 환자의 상태와 수술 환경을 재현해 실제 수술 전 정확한 시뮬레이션을 함으로써 수술 성공률을 상승시키는 것을 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수술 장면, 신체 기관에 대한 VR 콘텐츠를 활용해 의대생, 임상 경험이 필요한 의사 등의 훈련에 적용하고 있다. 
실제로 스탠포드 대학(Stanford University) 신경외과장 개리 스타인버그(Gary Steinberg) 교수는 뇌 수술 전 VR을 통해 환자 뇌의 혈관 구조 등에 대한 정보를 미리 습득해 실제 수술에 참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료 전문 VR 기업 ‘서지컬 시어터(Surgical Theater)’의 CEO 모티 어비서(Moty Avisar)는 VR 기술의 의료 분야 접목을 통해 의사들이 필요한 조치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었으며, 환자의 만족도 또한 증가했음을 언급했다.  
또한 인간 신체 해부도, 수술 장면 등에 대한 360도 영상은 의료인 교육에 활용되고 있으며, 이러한 수술 과정 VR 콘텐츠는 높은 몰입도를 보여 활용 가능성이 입증되고 있다.

이외에도 프랑스 기업 ‘HRV시뮬레이션(HRV Simulation)’은 외과 수술 외에 치과, 산부인과 등 다양한 영역을 위한 VR 시뮬레이터를 발표해 의료 분야의 VR 활용 영역 확대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환자의 상황을 자세하게 알 수 있는 VR 영상은 의료인뿐 아니라 환자와 환자 가족에게도 정확한 정보 전달을 위한 도구로 사용 가능하다. 
환자의 뇌, 심장, 간 등을 촬영해 VR 영상 제작 후 환자와 가족에게 질병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하는데 활용함으로써 의료인의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신뢰 및 교감 증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월 개최된 MWC 2018에서는 외과 수술 VR 시뮬레이션 콘텐츠인 <심포헬스(SimforHealth)>가 전시되어 화제가 되었다. 동명의 스타트업이 개발한 <심포헬스>는 실제 수술 현장과 같은 VR 환경을 제공하면서 증상에 따른 치료법을 지도하는 일종의 교육용 게임이다. 

영국 일간지 ‘더 선(The Sun)’은 <심포헬스>가 이미 많은 대학에서 교보재로 활용되고 있으며 개발 도상국을 포함한 전세계 어디에서든 의사 지망생과 의료인의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MWC 2018의 심포헬스(SimforHealth)시연 장면03, 04(출처: The Sun, 5 insanely cool VR games from MWC 2018 that will blow your mind , 2018.03.02.)
MWC 2018의 심포헬스(SimforHealth)시연 장면03, 04(출처: The Sun, 5 insanely cool VR games from MWC 2018 that will blow your mind , 2018.03.02.)

환자 치료 및 통증 감소에 활용

최근에는 실제 환자를 치료하거나 화상 및 외상 환자 치료 과정 중 통증을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VR 게임을 활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약시 치료 솔루션 제공 스타트업 ‘앰블로테크(Amblyotech)’와 게임 개발사 ‘유비소프트(Ubisoft)’는 2015년 VR 게임 <디그 러시(Dig Rush)>를 약시와 사시 치료에 활용하여 2016년 말부터 실제 효과를 입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게임을 통해 두 눈에 각기 다른 자극을 보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두뇌가 시각 정보에 대한 정확한 해석을 하도록 촉진하는 것으로 서로 다른 자극을 통해 비정상적 안구 정렬 등 약시와 사시 개선에 활용했다. 사용 결과 약 60% 개선 효과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2016년 7월 학술지 ‘심리 과학(Psychological Science)’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액션성이 강한 게임이 감각 신호 입력에 대한 반응 개선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상, 외상 환자들이 겪는 치료 중 고통 완화에도 VR 게임이 활용되고 있다. 

VR 헬스케어 기업 ‘퍼스트핸드(Firsthand)’에 따르면 VR 게임과 영상 활용 결과, 환자가 고통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48% 줄었으며, 만성질환 환자의 기분 전환 효과는 10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시다스-시나이 메디컬 센터(Cedars-Sinai Medical Center)’는 세계 최대의 의료 기술 컨퍼런스인 ‘MD & M 웨스트(MD & M West)’에서 치료용 가상현실 게임 콘텐츠 <페인 릴리프VR(Pain RelieVR)>를 공개했다. 

VR 기술 기업 ‘어플라이드VR(AppliedVR)’과 함께 개발한 <페인 릴리프VR>은 환자가 고도로 몰입할 수 있는 게임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고통과 스트레스를 경감하는 기술이다.

5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시다스-시나이 메디컬 센터’ 실험 결과에 따르면, <페인 릴리프VR>은 이용자의 통증을 약 24% 줄이는 효과가 있었다. 

미국 듀크대학(Duke University) 연구 팀은 VR 영상과 로봇을 결합해 척추 장애로 인한 하반신 마비 환자를 치료하는 실험을 실시했다.
미구엘 니콜리스(Miguel Nicolelis) 박사 연구 팀의 환자 8명을 대상으로 한 이 실험은 가상현실 환경 축구 게임과 환자의 다리 역할을 하는 로봇을 결합한 것으로 환자들에게 일주일에 2시간 이상 게임을 하도록 했다. 

환자들은 두뇌 활동 기록을 위해 전극이 삽입된 모자를 착용했으며, 환자에게 VR게임을 하면서 가상 세계에서 걷는 것을 상상하도록 했다. 

7개월 후 의사 진단 결과 4명의 환자들이 ‘완전 마비’에서 ‘일부 마비’ 등급으로 변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VR게임과 로봇이 결합된 하반신마비 치료 기기(출처: nicolelislab 홈페이지)
VR게임과 로봇이 결합된 하반신마비 치료 기기(출처: nicolelislab 홈페이지)

질병과 장애에 대한 공감대 형성에 활용

VR 게임으로 질병과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처할 수 있는 환경을 직접 경험하게 해 이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사례도 있다. 즉, 상호작용 콘텐츠에 질병이나 장애를 가진 캐릭터를 등장시켜 대화를 통해 이해도를 높이는 것이다.

VR 에이전시 ‘아이소바(Isobar)’는 2017년 질병이나 장애 상황을 경험할 수 있는 <커먼 그라운드 VR(Common Ground VR)>을 제작해 녹내장으로 인한 시력 감퇴, 휠체어로 인한 불편함 등의 체험을 제공했다. 

또한 의료용 시뮬레이션 솔루션 제작업체 ‘코그니토(Kognito)’는 학대당한 어린이, 우울증 환자, 약물 치료 거부 환자 등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VR 게임을 개발했으며, 2016년 12월 뉴욕대학교(City University of New York) 연구진이 이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 다양한 정신적 문제를 지닌 가상 환자의 상호작용을 통해 환자의 상태 및 상황에 대한 이해가 증가되었으며, 환자들의 대화 능력이 향상되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다양한 가상 환경을 제공하는 VR게임의 의료 분야 활용 범위 확대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

VR 기술은 게임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의료 분야는 일찍부터 VR 기술을 수술, 상담, 치료 등의 목적으로 사용해왔다. 

VR이 제공하는 가상 환경은 기존 기술로 식별하기 어려운 환자 신체를 현실적으로 재현해 수술의 정확성과 안정성을 증가하는 데 기여하는 것은 물론, 환자와 보호자에게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데 활용되면서 질병에 대한 이해도 상승과 커뮤니케이션 효과를 증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VR 게임의 높은 몰입도는 환자의 치료 효과 증가와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통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입증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상호작용을 통해 장애나 환자에 대한 일반인의 이해도를 높여 이들에 대한 편견 감소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간 VR 게임의 의료 분야 활용은 주로 훈련, PTSD, 공포증 치료 등 한정된 목적으로 활용되어 왔으나 VR 기술의 활용 범위 증가에 따라 VR 게임의 의료 분야 활용 가능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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