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를 잘 생기게 만들어가는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집중 조명

J-Connect Day 2018 네트워킹에 참석한 전정환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센터장 (출처: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J-Connect Day 2018 네트워킹에 참석한 전정환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센터장 (출처: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스타트업4] 제주도가 ‘창조의 섬’으로 거듭나고 있다. 그 중심에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가 있다.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는 지역 맞춤형 도시재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과정을 통해 제주도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스타트업4>가 제주도의 창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지속 가능한 지역경제성장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전정환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센터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INTERVIEW>

Q1.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를 3년째 맡고 있습니다. 그간의 소회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변화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 가장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3년 전에 이야기하면 “그게 제주에서 되겠어?”라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3년간 열심히 센터에서 다양한 일을 벌이면서 변화를 만들어 냈습니다. 최근에 “센터장님은 제주를 잘 생기게 만들어 주는 것 같아요”라는 말을 들었을 때 “나의 진심이 통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특히 제주에 있는 젊은 세대가 기존에 안 된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이제는 되는구나” 그리고 “이렇게 하니까 나도 동참할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을 하게 된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3년 뒤에는 더 많은 변화를 통해 “제주가 더 잘 돼 가고 있지 않겠나”라고 생각해 봅니다.

 

Q2. 센터장 취임 이전에는 ‘휴먼컴퓨터’, ‘어니언소프트웨어’를 거쳐 2006년 ‘다음’에 입사해 ‘다음카카오’에서 개발본부장과 서비스본부장, 경영지원본부장 등을 지냈습니다. 기업에서 일한 경험들이 센터를 이끄는 데 어떤 도움이 되었나요?

다양한 스타트업들에서 일해보고 공동창업까지 해봤던 경험은 스타트업 생태계를 만드는 데 있어서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도와줬습니다. 개발본부장으로서의 경험은 기술 스타트업들을 발굴하는데, 서비스본부장으로서의 경험은 스타트업의 BM, 브랜딩, 마케팅 역량을 진단하고 성장시키는데 역할을 했고, 경영지원본부장의 경험은 센터의 코워킹 스페이스 등을 조성하고 운영하는 것과 인재육성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바탕이 됐습니다.

 

Q3. 제주혁신센터 개소 후 3년간 총 113개의 보육기업을 육성하고, 560여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센터가 운영하는 창업교육프로그램에 7,800여 명이 참여하는 등 전국 혁신센터 중 가장 활발하게 움직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비결이 무엇인가요?

단순 수치로만 봤을 때는 타 센터가 더 앞서 나가는 곳도 많습니다. 다른 지역이 안 되고 있다고 여길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지역마다 해결해야 할 문제가 다를 뿐입니다. 예를 들면, 울산 같은 경우는 평균 소득은 가장 높지만, 우리나라 제조업 자체가 위기라는 문제가 있습니다. 과거에는 지역 생태계 관점이 아닌 대기업과 하청기업 중심으로 산업이 성장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대기업이 어려워지면 하청기업은 파산위기를 맞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위기가 오니까 지역 생태계가 필요해졌습니다. 그래서 울산, 경남지역에 있는 중소기업이 ‘선보엔젤파트너스’ 같은 액셀러레이터를 만들어서 울산 창조경제혁신센터와 협업하고 있습니다. 지역의 문제를 지역 내 필요에 의해 해결해가고 있는데, 산업분야에 따라 속도와 방법이 달라 어느 지역이 조금 더 혁신이 빨라 보이는 시각차가 있을 수는 있습니다. 지역의 문제를 정확히 정의하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데모데이 단체 사진 (출처: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데모데이 단체 사진 (출처: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Q4. 제주혁신센터는 스타트업 중에서도 도시재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특별한 계기나 이유가 있나요?

그동안 제주의 혁신창업 생태계를 만드는 과정에서 2년 반 정도가 지난 2017년 말에 메타기획컨설팅과 함께 제주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한 리서치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서울과 달리 지역에서는 일하기, 살기, 관계 맺기가 모두 충족되는 지역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다다랐습니다.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가 그 역할을 해내고 있지만 졸업기업들이 나오면서 어디로 가야 할지 혼란스러워한다든지, 액셀러레이터 등 파트너들이 제주에 지사를 만들 니즈가 있는데 어디에 만들어야 할지 어려움을 겪는 부분들이 보였습니다. 그래서 어떤 영역에 혁신적인 창업을 하는 사람들이 클러스터를 이뤄 창조도시가 돼야 하지 않나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중, 제주도 도시재생지원센터와 함께 포럼을 하게 됐고, 그것이 계기가 돼 공동으로 제주 원도심을 혁신창업 생태계의 공간으로 만드는 데 있어서 합심하게 됐습니다.

다른 지방도시의 원도심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제주 원도심은 과거의 번영했던 시대를 지나서 오래된 빈 건물들이 많이 있습니다. 역사문화적 자원이 많고, 공항에서도 가깝고 교통이 좋기 때문에 혁신적인 곳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빈 건물을 소유한 건물주와 혁신적인 창업을 하는 도시재생 스타트업들 간의 연결이 중요한 부분이었습니다.

 

데모데이에서 최우수상을 시상하고 있는 전정환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센터장(출처: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데모데이에서 최우수상을 시상하고 있는 전정환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센터장(출처: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Q5. 센터에서 발굴·육성한 도시재생 스타트업과 어떤 협업을 계획하고 있나요?

센터는 올해 7월 일본의 리노베링과 함께 ‘리노베이션 스쿨 인 제주’를 기획해 운영하고 제주도 도시재생지원센터와 함께 ‘도시재생 스타트업 챌린지 공모전’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제주 원도심에서 47년간 방치돼 온 오랜 옥림여관(포레스트호텔)을 혁신적인 커뮤니티 호텔로 만들고자 하는 스타트업 베드라디오를 발굴해 보육하고 있습니다. 센터는 제주도 출연금으로 이 스타트업에 3,000만 원을 투자했고, 일본의 커뮤니티 호텔을 답사하는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SPC 설립 등에 있어 컨설팅을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옥림여관의 건물주 2세는 SPC에 수억 원을 투자해서 베드라디오가 부모님이 물려준 건물을 밀레니엄 세대들의 사랑을 받는 원도심 도시문화의 앵커 시설로 만들어내는 뜻에 합심하게 됐으며, 이 외에도 ‘리노베이션 스쿨 인 제주’를 통해 원도심 산지천을 주민들이 보조금 없이 자발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만들어서 운영하는 시민 조직이 만들어졌습니다.

제주도의 도시재생 스타트업뿐 아니라 전국에서 각 지역의 아이덴티티를 바탕으로 지역을 재생하고 발전시키고자 하는 지역 혁신가들을 불러 모아 11월 8일부터 10일까지 ‘J-Connect Day 2018’을 열었습니다. 이 행사를 통해 도시재생 스타트업, 투자자, 연구자, 공공이 각 도시의 실천 사례를 공유하고 서로 시너지를 내 시민 자산화, 로컬 미디어, 공간 비즈니스 등에 있어서 답을 찾아가는 실천 커뮤니티를 만드는 과정에 있습니다.

 

J-Connect Day 2018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는 전정환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센터장 (출처: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J-Connect Day 2018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는 전정환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센터장 (출처: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Q6. 이러한 노력들이 지역혁신에 어떤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나요?

지역 혁신을 할 수 있는 굉장히 좋은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 가능성을 제주에 있는 청년들은 오히려 발견을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오히려 육지에서 오는 친구들이 많이 발견하거나 아니면 제주출신인데 리턴하신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님 같은 분들이 제주의 진정한 가치를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관점에서는 제주의 청년들이 제주의 가능성을 다양한 측면에서 보고, 또 그 가능성을 살릴 수 있는 네트워크, 제주에 있는 청년들끼리 만이 아니라 국내외 네트워크를 통해서 변화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기존에는 이런 방식을 실현하는 부분에 있어서 어려운 점이 많았습니다. 부모님이나 친척과 지역 중심으로 머물며 생활하다 보니 제주를 떠나야만 기회가 있다고 생각을 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청년들이 제주에 있으면서도 다양한 것들을 주체적으로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하는 기회를 주는 것들이 바로 지역혁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제주도는 전국에서 인구가 늘고 있는 몇 안 되는 도시 중의 하나입니다. 새로 입도하는 이주민, 다시 돌아오는 리턴족, 오래도록 제주에 살고 있는 지역민이 한데 어울려 긍정적인 네트워크가 형성될 수 있다면 시너지를 발휘해 지역혁신이 자연스럽게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7. 앞으로 꼭 이루고 싶은 꿈이 있나요?

기업가 정신은 스타트업에게만 중요한 게 아닙니다. 공무원 앙트러프레너(entrepreneur, 사업가)도 있을 수 있습니다. 기관에 있는 문제를 해결하고, 실험하고, 리뷰하고, 개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도내 창업기관은 아직 우리가 유일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모든 창업을 다 담당하려고 하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지역의 창업 생태계의 조성자 역할로 생태계 이슈를 발굴하고 해결해나가는데 집중할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지역 민간 액셀러레이터 등 다양한 파트너들과 힘을 합치고 있고, 함께 성장할 것입니다. 10년 뒤, 제주 생태계가 아주 잘 조성되면 지금 센터에 입주한 기업들이 1세대 커뮤니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들이 선배 기업이 되는 때가 몇 년 안에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창업 생태계가 확대되는 데는 최소한 10년이 걸립니다. 10년 동안 열심히 달려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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