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스타트업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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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4] 지난 2월 25일 한양대 총장으로 취임한 김우승 총장은 국내의 대표적인 ‘산학협력 전문가’이다. 산학연(産學硏) 협력형 캠퍼스 모델을 제시한 공로로 홍조근정훈장을 받을 정도로 이 분야에서는 널리 알려져 있다. 치밀하면서도 추진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듣는 김 총장은 산학협력 강화와 교육 혁신으로 한양대의 가치를 더욱 높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특히 올해로 각각 개교 80주년과 40주년을 맞은 서울캠퍼스와 ERICA캠퍼스를 동반 발전시켜 한양대만의 시너지를 창출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영원한 한양맨’을 자처하는 김 총장을 만나 한양대의 위상과 발전계획을 들어봤다.

 

먼저, 뒤늦게나마 총장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취임하신 뒤로 숨 가쁘게 달려오셨을 것 같습니다.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지난 40년간 한양과 함께 배우고 성장했기에, 누구보다 한양대를 사랑한다고 자부합니다. 그리고 이런 경험과 열정을 토대로 한양대를 지금보다 한 단계 더 도약시키기 위해 총장에 지원했고 이 자리에 있게 됐습니다. 지난 2년간 한양대 부총장으로 지내면서 소통의 중요성을 알게 됐습니다. 따라서 최대한 소통의 자리를 많이 만들어 구성원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질 생각입니다. 그중 하나가 ‘런치 미팅의 날’입니다. 학생‧교수‧직원‧동문 등 구성원별로 식사를 하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눌 계획입니다. 수렴된 의견을 정책화하고, 이를 다시 구성원들과 공유화함으로써 선순환되는 소통을 하겠습니다. 이처럼 임기 동안 직접 발로 뛰는 ‘실무형 총장’으로 한양대의 발전을 위해 매진할 계획입니다. 또한 학문 간, 캠퍼스 간 상생의 균형발전을 이루는 총장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총장께서는 취임사에서 ‘한양다운’ 교육을 강조하셨는데요, ‘한양다움’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궁금합니다.

실용학풍, 특히 산학협력 강화를 의미합니다. 기존의 산학협력은 정부 주도 성격이 강했습니다. 하지만 정부라는 매개체가 없어졌을 때 곧 매듭이 풀어져 버린다면 지속가능성이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 없이도 지속 가능한 산학협력을 위해 한양대는 기업들이 먼저 고민거리를 들고 찾아오는 ‘멤버십 산학협력 R&D센터’를 설립할 예정입니다. 조만간 공모를 거쳐 3~4명의 교수가 모인 센터 2~3곳을 만들 생각인데, 이때 ‘산(産)’의 개념은 ‘산업체’를 넘어 ‘지역사회’가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대뿐 아니라 각 단과대학이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할 계획입니다. 이를테면 어떠한 분야 하면 사회나 국가가 한양대의 어느 센터를 찾을 수 있는 그런 교육 환경을 조성코자 합니다.

 

총장께서는 한양발전 방안의 하나로 강조하신 지속 가능한 혁신의 뼈대와 상세한 내용을 말씀해 주십시오.

한양대가 지속 발전 가능하기 위해서 서울, ERICA캠퍼스의 균형 잡힌 동반발전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한양동반발전특별위원회’를 설치, 운영할 예정입니다. 올해로 개교 80주년을 맞이하는 서울캠퍼스와 개교 40주년인 ERICA캠퍼스는 그동안 각자의 분야에서 눈부신 업적을 이뤄왔습니다. ‘동반발전’은 교육과 연구에서 성공적인 성과를 달성해 온 서울캠퍼스와 산학협력 측면에서 뛰어난 업적을 이루어온 ERICA캠퍼스의 역량을 한데 모아 기존의 성공을 뛰어넘는 혁신적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의미입니다. 협력의 영역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서울캠퍼스 의과대학의 연구역량과 ERICA캠퍼스 약학대학의 연구역량이 융합될 경우 미래의 주요 연구 분야로 손꼽히고 있는 ‘Life Science’ 분야의 혁신적 시너지를 이룰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양 캠퍼스의 동반발전은 단순히 캠퍼스 간의 교류를 활성화 시키겠다는 의미를 뛰어넘어 양 캠퍼스의 강점을 융합·발전시켜 한양만의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뜻입니다.

 

또 3S도 강조하고 계신데, 구체적인 설명 부탁드립니다.

한양대는 교육‧창업‧봉사 등 3가지 분야의 혁신(3S혁신전략: Smart education&research, Start up, Social innovation)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갈 리더를 양성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3S혁신 전략은 2016년 한양미래위원회가 발족되고 나온 한양대만의 발전 전략입니다.

먼저 교육의 경우, 스마트한 창의교육과 연구 플랫폼을 구축해 대학의 구성원들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교육과 연구(Smart education& research)의 토대를 마련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창업(Start up)을 통해 국가 성장에 기여하는 벤처 창업가를 육성하고, 사회 곳곳에 내재한 구조적 문제를 함께 고민하여 해결함으로써 사회에 영향을 주고 더 나은 세상으로 변화시키는 사회혁신(Social innovation)을 이루고자 매진했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한양대는 연구 분야에서 세계적인 과학출판그룹인 ‘네이처출판그룹(NPG)’이 최근 발표한 ‘네이처 인덱스 2017 이노베이션(Nature Index 2017 Innovation)’에서 논문 당 특허 피인용지수 부문에서 세계 대학 중 23위, 국내 대학 중 1위를 차지했습니다. 창업 분야에서는 교육부와 한국벤처투자가 진행하는 230억 원 규모의 대학창업펀드 사업에 선정됐고 지난해에는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선진 기술창업 육성 플랫폼인 TIPS(팁스, Tech Incubator Program for Startup)의 신규 운영사로 선정돼 더 많은 대학창업자를 육성할 수 있게 됐습니다.

또한 CES에 국내 대학으로는 처음으로 3년 연속 참가하는 것은 물론 동문 기업이 200만 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도 맺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사회혁신 분야에서는 지난해 동아시아 대학 최초로 글로벌 사회혁신 대학들의 네트워크인 ‘아쇼카 U 체인지메이커 캠퍼스’ 가입 승인을 받는 성과를 만들었습니다.

 

한양대의 ‘글로벌창업지원센터’는 다른 대학의 주목을 받고 있는데, 소개 부탁드립니다.

한양대 글로벌창업지원센터는 글로벌 진출을 희망하는 재학생, 동문 창업자들을 실질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주요 지역에 거점을 설정하고 멘토링, 현지 액셀러레이팅, 사무공간 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15년 1월에 미국 뉴욕과 실리콘밸리에 설립했는데, 뉴욕은 동문인 박화영 인코코 대표가 학생들이 필요할 때 멘토링 및 사무공간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의 경우 미국 현지에서 활동 중인 글로벌 스타트업 멘토단이 운영 중입니다. 2015년 12월 설립된 중국 상하이는 한양대 중국사무소에서 창업센터를 함께 운영 중이며, 이외에도 세계 주요 지역 30여 개 해외 액셀러레이터와 협력 관계를 맺고 공동 프로그램 운영하고 있습니다.

 

어제오늘의 얘기는 아니지만 갈수록 청년실업이 사회문제화되고 있습니다. 한양대의 취업률과 취업률 제고를 위한 프로그램은 무엇이 있습니까?

한양대는 입학부터 졸업까지 경력을 종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인 HY-CDP(교내 경력관리 시스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HY-CDP에 접속만 하면 직무역량검사부터 10만여 개 기업 DB와 채용 정보, 1만 8,000여 개 스마트 러닝 등 취업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제공합니다. HY-CDP는 입력된 정보를 바탕으로 빅데이터에 기반한 수치, 취업 상담이 결합된 평가를 결합해 개인별 취업역량보고서가 작성됩니다.

이 플랫폼의 바탕에 현재 잡네이게이션, 취업동아리, 잡스쿨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용자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2014년 442명이었던 이용자가 지난해에는 2,886명으로 6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더 중요한 점은 이용자가 늘어남에도 이용자의 취업률은 80%를 상회하거나 유지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취업 프로그램이 질적으로 우수하다는 것을 말해주며, 외부 취업환경이 나쁨에도 불구하고 한양대의 취업률이 높게 나오는 주된 이유라 생각합니다.

또 한양대 ERICA캠퍼스는 현장중심 교육을 강화해 취업에 연계될 수 있도록 활발한 현장실습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15년 전부터 기업과 학생을 잇는 현장실습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학생들에게 160여 개의 기업 현장실습의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단순히 양적 확대에만 몰두하는 게 아니라 교육부 고시에 따라 ‘열정페이’ 현장실습을 근절하는 등 현장실습 내실화를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한국경제신문과 글로벌리서치가 공동 조사한 ‘2018 대학 취업-창업 역량 평가’에서 한양대 ERICA캠퍼스는 특성화대학을 제외하고 국내 4년제 대학 중 ‘현장실습 참여 학생 비율’ 1위에 올랐습니다.

 

실제로 총장님은 ERICA에 오래 계시면서 ERICA를 국내 대학의 대표적 산학연 캠퍼스로 변모시키셨는데요, 이로 인한 ERICA의 위상변화와 성과를 말씀해 주십시오.

1997년 테크노파크 사업 선정을 시작으로 한양대 안산캠퍼스에 학연산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산‧학 연계교육과 연구에 기반이 되는 인프라를 만들었습니다. 2009년에는 캠퍼스 명(名)을 ‘Education(學), Research(硏), Industry(産), Cluster@Ansan’의 약자인 ‘ERICA’로 변경하며 학‧연‧산 특성화 대학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한양대 ERICA캠퍼스는 그 결과물로 현장실습 온라인 시스템을 국내 대학 최초로 구축, 국내 대학가에 확산시키며 실험실습 교육을 선도했습니다. 또 국내 대학으로는 처음으로 전 학과에 IAB(Industry Advisory Board)를 설치해 공급자 중심으로 이뤄진 기존 교육과정을 대학·산업계·학생 중심으로 개편,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혁신을 선보였습니다. 수업에서도 혁신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IC-PBL수업(산업연계 문제기반 프로젝트 수업)을 전 학과에 도입하고 모든 단과대에 ‘IC-PBL 강의실’을 구축해 실무역량을 갖춘 인재들을 양성하고 있습니다. IAB와 IC-PBL은 국내 여러 대학의 벤치마킹 모델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각종 정부 사업에서도 좋은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산학협력의 선도적 모델을 개척함으로써 산학협력중심대학 육성사업을 수주했고 LINC사업, LINC+사업, 4차산업혁명 혁신선도대학 사업, PRIME 사업, 조기취업형 계약학과 등 주요 사업들을 성공적으로 수행했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최근 4년 연속 국내 Top 10위를 차지하는 등 각종 지표에서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양대의 산학협력은 어떤 방식으로 성과를 내는지 궁금합니다.

서울캠퍼스의 경우 교수의 특허‧논문과 같은 연구 성과물을 외부기관에 마케팅해 이익을 창출하고, 이를 다시 연구개발비에 재투자함으로써 더 좋은 연구 성과가 나올 수 있는 선순환 구조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좋은 예시로 최근 2019 CES(소비자가전전시회)에 출품된 기술들을 들 수 있습니다. 한양대는 CES에서 2건의 혁신상을 받았고 그중 한 건에 대해 모 기업과 기술이전을 논의 중입니다.

ERICA캠퍼스의 경우 학‧연‧산 클러스터를 구축해 정부출연연구소 및 다수의 기업들이 캠퍼스 내 상주해 산학협력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 제약 관련 기술이전을 통해 단일 건으로 10억 원이 넘는 계약도 수주했습니다. 또 ERICA캠퍼스는 과학기술부 강소연구개발 특구사업 기술핵심기관, 대학 내 산학연협력단지 조성사업을 신청해서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두 개 사업이 모두 선정되면 5년 내 140여 개 기업들이 추가 입주해 산학협력을 수행하는 우리나라 최초의 대학이 될 전망입니다.

 

마지막으로 대학은 학령인구 감소, 재정적 어려움, 4차 산업혁명 시대 등 대학 안팎으로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의 한가운데 있습니다. 정부나 사회에 바라는 점은 무엇입니까?

한양대를 포함해 우리 대학들이 발전하려면 재정이 튼튼해야 합니다. 재정은 대학의 절대적 위협요인입니다. 그러나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며, 미국 사례를 우리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령 하버드대의 HMC(Harvard Management Company)는 약 42조 원 상당의 기부금이 있고, 스탠퍼드의 SMC(Stanford Management Company)도 22조 원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 대학에 기부하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정착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대학에 기부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입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여러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정부 차원에서 기부금에 대한 세제 혜택을 기부자에게 더 많이 준다면 이를 바탕으로 대학이 더 많은 것을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김우승 총장은?

김우승 한양대 총장은 한양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한양대 대학원에서 기계공학 석사학위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1년 한양대 교수로 부임해 ERICA 산학협력단장, ERICA LINC사업단장, ERICA 부총장 겸 PRIME사업단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김 총장은 학술 분야에서 업적을 인정받아 최우수 교수상과 HYU 학술상을 받았으며, 산학연 협력형 캠퍼스 모델을 제시한 공로로 홍조근정훈장을 받았다. 현재 한국공학교육인증원장, 대통령 위촉 국가산학연협력위원회 위원, 교육부 대학구조개혁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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