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인베스트먼트, 은행 계열 벤처캐피탈 명맥 잇는 ‘지존’
KB인베스트먼트, 은행 계열 벤처캐피탈 명맥 잇는 ‘지존’
신정섭 KB인베스트먼트 상무
  • [스타트업4 임효정 기자]
  • 승인 2019.06.10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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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섭 KB인베스트먼트 상무. (출처: 스타트업4)
신정섭 KB인베스트먼트 상무. (출처: 스타트업4)

벤처캐피탈의 본질은 모험이다. 벤처캐피탈은 벤처기업의 불확실성 속에서 성장 가능성을 찾아내 투자한다. 이런 모험이 성공적인 안착으로 귀결될 때도 있지만, 결코 쉽지만은 않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러한 특수성으로 인해 은행 계열 산업에서는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벤처캐피탈을 외면해왔다. 그러나 KB인베스트먼트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3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은행 계열 벤처캐피탈로서의 명맥을 이으며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투자 자산 규모로는 업계 2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그 저력이 무엇인지 KB인베스트먼트의 신정섭 상무를 만나 들어봤다.

 

독자분들께 KB인베스트먼트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KB인베스트먼트는 30년의 역사를 자랑합니다. 국내 1세대 벤처캐피탈입니다. KB금융지주의 100% 자회사입니다. 투자 자산 규모는 업계 2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KB금융지주 내에서 스타트업을 발굴·육성·지원하고 있고, 사모펀드와 같은 큰 규모의 투자도 하고 있습니다. 

최근 KB인베스트먼트 내의 가장 큰 이슈는 민간 기업에서 CEO를 영입한 것입니다. 그동안 역임했던 CEO들은 모두 금융지주에서 온 분들이었지만, KB인베스트먼트 역사상 최초로 민간기업 출신 CEO가 탄생하게 됐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한국투자파트너스에서 10년 동안 CIO이자 투자 총괄로 활약하며, 한국투자파트너스를 벤처캐피탈 업계 1위로 올려놓은 김종필 대표이사입니다. 

김종필 대표이사의 취임을 계기로 KB인베스트먼트는 바이오산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진출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기업 내부 인력을 상당히 많이 늘렸습니다. 25명이었던 인원이 지난 2년간 65명 정도로 늘었습니다. 

 

상무님께서는 KB인베스트먼트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하고 계십니까?

저는 벤처 투자를 맡고 있습니다. 김종필 대표이사 취임 후, 조직 내에서 바이오 투자 그룹이 별도로 분리됐습니다. 저는 이 바이오 투자 그룹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국내 바이오 업계의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해외 바이오 기업에도 많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또 지난해부터는 이스라엘과 공동으로 펀드를 운영하고 있고, 싱가포르와는 전략적 제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미국, 유럽과도 공동 투자를 시작했습니다.

 

KB인베스트먼트는 어떤 목표를 가지고 출발하게 됐습니까?

KB인베스트먼트는 국내 유일무이한 은행 계열 벤처캐피탈입니다. 예전에는 은행 계열에서도 벤처캐피탈을 운영했지만, 20년 정도 맥이 끊겼습니다. KB인베스트먼트만이 은행 계열 벤처캐피탈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은행 계열에서도 다시 벤처캐피탈 사업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추세입니다. 은행 입장에서 벤처캐피탈은 유망 고객을 확보하고, 사회적 공헌을 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입니다. 창업 초기 기업에 투자해 그 회사들이 상장하고, 중견기업으로 도약하게 되면 회사의 우량 고객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신정섭 KB인베스트먼트 상무. (출처: 스타트업4)
신정섭 KB인베스트먼트 상무. (출처: 스타트업4)

KB인베스트먼트는 국내 벤처캐피탈을 선도하는 대표적인 기업입니다. 이처럼 시장을 선도하게 된 저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저력은 투자 원칙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외부에서는 은행 계열 벤처캐피탈을 보수적으로 바라보기도 합니다. 은행 계열 벤처캐피탈은 원칙적인 투자를 하기 때문입니다. KB인베스트먼트가 이처럼 원칙을 지키며 투자하는 이유는 당장 눈앞의 이익에 급급해 수익을 내게 되면, 그룹 차원에서는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기업의 목적은 수익을 내는 것입니다. 

그러나 KB인베스트먼트는 항상 정석적이고 원칙적인 투자를 해왔습니다. 이것이 남들보다 조금 느릴 수는 있어도 올바르게 가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과정들을 거침으로써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봅니다. 바이오 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바이오 투자는 금방 꽃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오랫동안 지켜보고 함께 가야 합니다. 이러한 바이오 투자의 특성과 KB인베스트먼트의 기조 원칙이 잘 맞아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KB인베스트먼트의 투자 전략은 차세대 성장 산업에 대한 선도 투자를 통해 ‘위대한 기업, 혁신적 기업’을 육성하는 것입니다. KB인베스트먼트에서 생각하는 차세대 성장 산업은 무엇입니까?

우선 KB인베스트먼트에서는 기본적으로 4차 산업혁명 자체를 차세대 성장 산업으로 보고 있습니다. 비단 저희뿐만 아니라, 모든 것이 4차 산업혁명에 맞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중점이 되는 분야를 꼽자면, 바로 바이오입니다. 바이오는 잘 알려진 신약개발 분야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모든 산업과 융합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향후에는 헬스케어 분야에서 인공지능과 3D프린터가 결정적 기여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성공 모델의 기술들은 인도나 동남아시아 등에도 전파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대비해 최근에는 인도나 동남아시아에도 많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KB인베스트먼트의 분산 투자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습니까?

분산투자는 모든 벤처캐피탈의 기본적인 투자 전략입니다. 투자는 타율의 게임입니다. 야구를 예로 들면, 3할을 치면 매우 잘하는 것입니다. 보통 10개 기업에 투자한다고 했을 때, 2개 기업 정도만 성공하더라도 투자금의 원금 이상을 회수할 수 있습니다. 이를 야구에 대입해 보면 2할을 치는 것입니다. 3할을 치게 되면, 수익이 날 수 있고, 4할을 치면 이익률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또한, 분산투자를 위해서는 투자의 본질인 불확실성에 대해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투자한 기업이 어떻게 될지 그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으면 안 되는 것처럼 나눠서 투자해야 합니다.

이 외에도 스타트업에 투자할 때는 이들이 겪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아야 합니다. 이 문제를 극복하는 과정을 함께 겪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스타트업과 함께 성장함과 동시에 투자 수익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이를 업계 용어로는 ‘지속투자’라고 합니다. 분산투자를 기본으로 하되, 유망 기업을 발굴해서 함께 하는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해야 합니다.

 

KB인베스트먼트의 투자 현황과 투자기업 상장 현황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KB인베스트먼트에서는 올해 1분기에만 910억 원을 투자했습니다. 작년에는 총 1,300~1,400억 원을 투자했습니다. 올해 1분기 투자금만 이미 910억 원에 달하기 때문에 올해 투자금은 작년 투자금액의 2배를 넘을 것으로 보입니다. 2년 전만 해도 1년 동안의 투자 금액이 1,000억 원을 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최근 3년간 투자 규모가 두 배 이상씩 늘고 있습니다. 벤처캐피탈의 투자금액은 인력 수에 비례합니다. 벤처캐피탈 인력이 늘어난다는 것은 투자 규모도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최근 2~3년간 투자 상장도 계속 늘고 있습니다. 

 

KB인베스트먼트의 투자 기준은 무엇입니까?

KB인베스트먼트에서는 투자 심의위원회와 투자 검토위원회 2단계에 걸쳐 투자 의사결정을 하고 있습니다. 1차로 투자 심의위원회를 거칩니다. 이후 투자 검토위원회에서는 투자 심사역이 자체 발굴한 딜을 자유롭게 안건으로 올립니다. 투자회사는 일선에서 뛰는 영업조직이기 때문에 투자 심사역들의 딜을 저해하면 안 됩니다. 

이러한 기조를 바탕으로 투자 검토위원회에서는 모든 심사역이 모여 난상토론을 벌입니다. 투자 건에 대한 포인트, 위협 요인과 같은 리스크를 부각시킵니다. 이를 통해 채택되지 않는 딜도 있습니다. 또한, 투자회사에는 조합이 있고, 조합에는 대표 펀드 매니저들이 있습니다. 조합마다 갖고 있는 방향성이 있습니다. 이들이 논의된 사항들에 대해 체크하고, 의사결정을 합니다. 

정리하자면, KB인베스트먼트의 투자 기준은 각 심사역의 자율적인 판단입니다. 다만, 앞서 말씀드렸듯이 원칙적이고, 정석적인 투자를 하고, 단기간의 수익보다는 기업의 성장성에 초점을 둔 투자를 합니다. 왜냐하면, 회사의 성장과 투자 수익이 늘 일치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KB인베스트먼트에서 투자해 성장 중인 기업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가장 최근에 투자한 스타트업으로는 밀리의서재(대표 서영택)가 있습니다. 밀리의서재는 수천 년간 종이로 내려오던 책을 모바일로 옮겨왔습니다. 문화를 바꾼 것입니다. 사실 밀리의서재에 투자 의사결정을 할 때는 “책을 모바일로 옮겨오면, 글씨가 작아져서 잘 안 보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듯 시간이 지날수록 밀리의서재 가입자 수가 증가하며 회사가 성장하고 있습니다. 단순하게 모바일 게임처럼 재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모바일 플랫폼을 좀 더 넓은 콘텐츠로 확장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최종적인 성패는 알 수 없지만, 밀리의서재가 아주 잘 성장해나가고 있기 때문에 현재까지는 의미 있는 투자라고 보고 있습니다. 애정을 가지고 함께 가고 있습니다.

 

KB인베스트먼트의 올해 목표와 향후 계획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KB인베스트먼트는 작년 김종필 대표이사의 취임을 기점으로 제2의 창업을 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환골탈태했습니다. 올해 KB인베스트먼트는 새로운 펀드를 많이 만들 예정입니다. 펀드가 있어야 투자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글로벌 투자에 대한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또 다른 목표입니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이스라엘, 싱가포르, 미국으로의 진출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올 초부터 인도와 동남아시아로 진출하기 시작했고, 곧 실질적인 투자 사례들이 나타날 것입니다. 자본 시장에는 국경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국내 스타트업에 ‘지속투자’를 하면서 그들을 육성함과 동시에 글로벌로 진출시킬 예정입니다. 한국에서의 성공 모델들을 전파함으로써 글로벌로 외연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