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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선홍의 스타트업팁] “함께 창업할까, 혼자 창업할까?”
[채선홍의 스타트업팁] “함께 창업할까, 혼자 창업할까?”
술 한 잔 거하게 마시고 친구에게 넌지시 물었다. “우리 같이 창업할까?” “그거 좋은 생각인거 같아”
거기서부터 친구에서 원수로 잘못된 만남이 시작되었다.
  • 채선홍 (주)클린그린 대표
  • 승인 2019.06.19 1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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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대책 없이 창업에 뛰어드는 것은 위험한 행동이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친구와 대책 없이 창업에 뛰어드는 것은 위험한 행동이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친한 친구와 창업하면 혼자보단 아무래도 더 낫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예비창업자들이 많은데 막연하게 친하다는 이유로 함께 창업했다가 망한 곳을 많이 봐왔어. 사업뿐만 아니라 그 동안의 친분/관계까지 다 파탄 나버리는 케이스가 많아. 오죽하면 친구와 돈 거래하지 말고, 동업하지 말라는 말이 예부터 구전되어 내려오잖아. 우리 선조들도 꽤 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해 왔었나봐.

술자리에서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로 뭉쳐서 “이렇게 성공했어요” 하는 식의 스토리를 순수하게 믿는 건 아니지? 이런 게 가장 무책임하고, 가장 위험한 팀빌딩의 전형이야. 마치 삼국지연의에서 유비, 관우, 장비가 도원결의 한 스토리를 곧이곧대로 믿는 거랑 다를 바 없다고. 자신의 인생을 걸고 큰 일을 도모하는데 있어서 어느 날 갑자기 뛰어드는 것은 대책 없이, 순간의 감정에 치우쳐 결정하는 무모함이야. 설령 함께 뭉쳤다고 하더라도 앞으로 경험하게 될 중요하고, 위험한 선택의 순간에 막가파 식으로 결정하게 될 가능성이 농후해.

창업하는 것을 쉽게 생각하지 마. 필드에서는 하루하루 목숨 걸고, 인생 걸고 치열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야. [미생]이라는 웹툰과 드라마 속에서 회사 나와 창업한 명대사가 “회사가 전쟁터라고? 밖은 지옥이다”란 말에 공감백배, 추천 백만표 드릴게. 그런 곳에 순진무구한 너의 친구를 끌어 들이는 거야. 너 혼자 겁나고 무서워서 물귀신 작전처럼 친구 인생도 꼬드기는 꼴이라고. 평생친구를 평생원수로 만들 셈이야?

창업멤버들을 향한 창업자들의 고정관념 “그래도 친구가 믿을 만하잖아” 

 

1. “믿을 만한”의 기준은 뭐지?

한 번쯤은 다른 회사들의 홈페이지나 회사 소개에서 비전이나 미션 같은 걸 본 적 있을 거야. 그냥 쉽게 지나쳤을 수도 있는 회사 사훈과 설립목적, 목표 등은 사실 창업할 때, 동료들과 깊이 논의하고 결정해야 할 주제들이야. 그리고 우리가 어떤 사업을 할 것이며,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떠한 과정과 계획을 준비해야 할지, 각자의 역할과 자질에 대하여 허심탄회하게 가감 없이 터놓아야 해.

믿을 만한 창업멤버라는 기준은 애매모호하지. 이건 믿는 것도 아니고, 안 믿는 것도 아냐. 그런 상태로 이 고생길을 같이 가려고? 애초부터 믿음(신뢰)에 대하여 짚고 넘어가자고. 친구를 믿고 동업 또는 창업하자고 할 때, 그 믿음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어릴 적부터 같이 지내온 친구라서? 함께 놀고, 이야기도 잘 통해서? 너라면 그런 팀이 찾아와서 돈 좀 투자해 달라고 하면 해 줄래? 동아리나 사교모임하는 거 아니잖아. 창업멤버로서 믿음이라는 건 단지 친구라는 이유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야.

제 1 조건으로 너에게 없는 성향, 능력, 인프라를 가져야 하고, 제 2 조건으로는 믿을 수 있는 인맥이기에 함께 하고 싶다라고 판단될 때, 제안해야 해. 그리고 그 제안을 충분히 고려하고 치열하게 토론하고 고민하다가 승낙했을 때, 믿을 수 있는, 믿을 만한 창업 멤버인 거야.

 

2. “믿을 만한 것”은 “믿는 것”과 다르다.

일단 재능도 있고, 나를 채워 줄 수 있는 믿을 수 있는 멤버가 되었다고 막무가내로 건성건성, 얼렁뚱땅 지분 나누고, 직함 정하고 도원결의로 의형제 맺고 의기충만해서 회사를 만든다? 이러한 팀빌딩의 끝은 안 봐도 뻔해. 이제 막 팀을 결성하였다하더라도 섣불리 회사설립을 하기보다는 한 템포 쉬어가자고. 동업자 또는 창업멤버(co-founder)이기에 더더욱 까다로운 고객을 만나듯이 하나하나 설명하고, 이해시키고, 설득해야 해. 그리고 나서 중요한 것이 함께 일 해보는 거야. 창업멤버에게도 수습기간이 필요하다고.

 

믿을 만한 것은 가설이고, 믿는 것은 검증이야.


팀빌딩이 되고 나서 적어도 몇 달동안은 실제로 함께 일하면서 서로의 장단점과 역량에 대하여 확인하는 시간이 필요하지. 누구나 의지만으로는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 말할 수 있지만, 행동으로는 어떤 것을 할 수 있는지 증명되어지거든. 이 친구는 근면/성실/정직하기에 믿을 만 하다라는 말을 검증하려면 실제 행동과 능력을 업무와 연결해서 체험하길 바라. 친구 사이일 때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함께 일하면서 보이기 시작할 거야. 일상에서 만나던 친구와 업무를 하면서 만나는 친구는 다르거든. 일반적으로 채용 후에 수습기간이라는 건 괜히 만들어진 제도가 아니야. 신입은 물론 설령 경력자나 전문가라 하더라도 그건 우리 회사가 아닌 다른 곳에서 인정받았던 과거의 기록이야. 중요한 것은 지금! 여기서! 그 능력이 발휘되느냐이기에 단기적으로라도 기간을 두고 확인할 필요가 있어. 창업을 함께 하기로 한 친구/멤버라면 더욱 그래야겠지?

 

“이것저것 다 따지다가 언제 팀(Team)이 되겠나? 스타트업 같이 하자는 사람 구하기 하늘에 별따기인데…” 라고 반문할 수 있어.


물론 스타트업에서는 인재 구하기가 쉽지 않아. 특히나 창업멤버와 같은 동반자를 구하는 건 단지 월급주고 채용하는 것보다 더 힘들고 어려운 일이지. 
창업자 입장에서는 나처럼 같이 미칠 멤버들을 원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스타트업에 합류하길 꺼려하지. 월급이라는 게 그나마 있으면 다행이고 엄청난 업무강도,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불안정한 환경이라는 조건들만으로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거든.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함께 회사를 키워갈 수 있는 각오가 있는 사람이 믿을 수 있는, 아니 믿어야 하는 사람이야. 

커뮤니케이션과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집단 협력·분업의 시너지 효과가 발생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커뮤니케이션과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집단 협력·분업의 시너지 효과가 발생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3. 믿는 창업멤버도 관리가 필요하다.

누군가와 동업 내지는 함께 스타트업을 해야 하는 이유가 단지 불안하다거나 친분이 있어서라면 난 반댈세! 둘 또는 셋이 모여 있다고 시너지가 나오는 건 아니야.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는 경우도 있어. 그리고 친한 사이끼리 창업은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동고동락할 파트너라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팀 빌딩 이후에 조직 관리 측면에서 더 세심하고, 더 철저하게 신경써야하지. 공과 사를 구분하는데 있어 친분이 있을 때는 더더욱 확실하게 선을 그어야 해.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라는 속담이 있어. 학창시절에는 단순하게 ‘믿었던 도끼’가 잘못한 거라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흘러 다시 보니 ‘믿었던 도끼의 사용자’가 잘못한 게 보이더군. 도끼를 신뢰하고 있었고, 나무를 쪼개는 기능(능력)도 있음에도 사용자의 부주의함 또는 무능함으로 예상치 못한 피해를 입었다라는 것이 더 적절한 해석이지. 어쩌면 도끼 주인이 도끼를 나무가 아닌 바위에 내리쳤을 수도 있고, 도끼 자루가 헐렁해 졌는지 평소에 관리를 잘 하지 못했을 수도 있어.

믿음은 필요조건이지만 충분조건은 아니야. 이 말은 창업멤버를 믿더라도 그 이후에 사람관리를 잘 하지 못하면 말짱 도로묵이라는 거야. 처음에는 의기충만하고 열정 가득했던 멤버가 지금은 나태하고, 흐리멍텅해졌다면 사람보는 안목이 없었거나 관리를 잘 못하였거나 둘 중 하나지. 많은 창업자들이 팀빌딩 이후를 간과하는데 팀관리가 제대로 안되면 좋은 멤버들도 다 부질없어. 

 

4. 그래서 혼자할까요, 같이 할까요?
창업자들을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나를 포함해서 다들 아무렇지 않은 척, 멘탈 강한 척, 평상심을 가진 철인처럼 보이려 애쓰지만 사실은 쫄보들이야. 결정 앞에서 많이 떨고, 작은 일에도 환호하고, 별거 아닌 일에 실망하고, 지치고 힘들 때마다 외로움과 고독에 몸서리치지. 혼자하기에는 감당하기 무겁고 두려운 일들이 많아. 내색하지 않는 것, 드러내지 않는 것 뿐이야.

그럴 때마다 함께 하는 동료들이 항상 있어서 크게 의지되고 빠르게 슬럼프 따위에서 벗어나. 그렇기에 혼자보다는 함께 걷는다는 것이 더 멀리, 오래 갈 수 있는 길이라는 말을 공감하고 있어. 물론 우리가 ‘제대로 된 함께’라는 전제 하에서 말이지.

그렇기에 반드시 함께 창업하는 것만이 답이라고 말할 수는 없어. 오히려 어정쩡한 각오,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있는 팀보다 차라리 홀로 시작하는 것이 더 나아. 그리고 업종에 따라, 상황에 따라서는 1인 창업으로 기반을 잡는 것이 더 효율적이야. 그리고 어느 정도 기획을 정리해서 동료들을 모으는 과정에서 수정하고, 보완해 나가면서 서로의 Fit을 맞추는 방법도 효과적이야.

초기에 창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혼자서 시작하는 것이나 팀빌딩을 하고 준비하는 것에 큰 차이는 없지만 회사의 성장과 사업 확장을 위해서 언젠가는 팀을 꾸려야 해.

기억해 둬야 할 것은 어떤 모임이든, 조직이든 간 인재에 대한 이야기는 수백 번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다는 거야. 결국은 사람이 일을 만들어내고, 완성하는 것이기도 하고 일을 망치기도 하거든. 설령 1인 기업으로 시작하였다하더라도 홀로 모든 일을 다 잘 할 수는 없고, 인재를 영입해야 할 시기가 올 거야. 누가 뭐래도 개인의 힘보다는 조직의 힘이 더 강해.

조직이 더 강력해지는 힘은 개개인의 능력들의 합이 [1+1=2, 2+2=4]와 같은 단순한 산수문제가 아니야. 커뮤니케이션과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집단의 협력/분업의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거든. 때로는 곱하기, 때로는 제곱, 때로는 복리 이자처럼 증폭되지. 그러니 우리가 선망하는 위대한 기업들은 좋은 인재, 유능한 인재를 서로 끌어 모으려고 혈안인 거야. 

지금 혼자라면 동료를 앞으로 어떤 동료를 어디서 찾을지, 언제 팀을 만들어야 할지 깊이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길 바라. 그리고 지금 함께라면 옆에 있는 사람이 동료인지, 직원인지 아니면 그냥 같이 있어주고 있는 사람인지 다시 한번 되새겨보길 바라.

우리는 즐거운 여행길을 걷는 게 아니라 목숨을 건 탐험길에 올라서 있는 거야. 강한 팀을 만나길 바라고, 끈끈한 팀을 만들어가길 바라. 온갖 시련과 고난에도 전진할 수 있는 힘은 바로 너의 멤버들이 닻을 올리고, 돛을 펼 수 있기 때문이야. 방향키를 꽉 잡으라고. 가자! 깃발을 올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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