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선홍의 스타트업팁] 좋은 건 당신만 알고 있다
[채선홍의 스타트업팁] 좋은 건 당신만 알고 있다
고객에게 알리는 것이 마케팅의 지름길
  • 채선홍 (주)클린그린 대표
  • 승인 2019.09.16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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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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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잘 만들었고, 진짜 좋은데 고객들은 왜 몰라주는 걸까요?”

“고객에게 알리기는 했나요?”

처음에 스타트업 창업자는 누구나 다 소비자 혹은 고객이었어. 니즈를 발견해 해결책을 찾기 위한 기획자가 되고, 누군가는 개발자의 역량을 발휘하고, 누군가는 탁월한 조직 관리를 통해 제품과 서비스를 완성하지. 딱 여기까지가 시제품 단계와 제품화 단계까지 도달할 수 있는 한계점이야. 이제 그 이상의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마케팅과 영업이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고, 고객을 직접 만나 알리고 판매해야 해. 들뜬 꿈과 기대를 가지고 론칭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마음의 반대편에서는 혹시나 하는 두려움도 있을 거야. 안타깝게도 안 좋은 예감은 꼭 맞더라.

첫 아이템이 크게 성공하는 케이스도 있지만, 대부분의 아이템은 실패하지. 이상하지 않아? 왜 하필 가장 고민하고 심혈을 기울인 첫 제품이나 서비스는 잘 안 풀리는 걸까? 노력과 투입한 시간에 비해 모든 게 처음이라 네 눈에는 보이지 않고, 고객 눈에만 보이는 결함 때문일 수 있어. 또는 고객지향적인 아이템이 아니라 공급자 입장에서 불분명한 니즈를 가지고 탄생한 어정쩡한 제품이기 때문일 수도 있어. 간혹 누구도 부인 못 할 멋진 아이템임에도 불구하고 세상 빛을 제대로 보기 전에 사그라진 경우도 있더라고.

“이렇게 좋은데, 정말 좋은데 왜 고객들은 구매하지 않을까?”라고 푸념하며 시장 탓, 고객 탓, 세상 탓하는 어리석은 바보가 되지 말자고. 고객이 알아주지 않는 게 아니라 고객에게 알려지지 않았기에 모르는 거야. 이건 고객 잘못이 아니라 우리 잘못이야. 그럼 무엇이 문제였고 어떻게 답을 찾을 수 있을까에 대해 얘기를 나눠 보자.

 

고객은 당신의 존재를 알기 전까지는 찾아오지 않는다

좋은 제품이면 뭐하니? 고객들이 너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데 어떻게 구매할 수 있겠어? 이런 게 있는지도 모를뿐더러 설사 알게 되더라도 어디서 구매해야 할지 모르는 제품이 생각보다 많아. 그중 하나가 우리 첫 제품이기도 했지. 

최소한 홈페이지라도 있던가, 네이버 스토어팜이나 쿠팡, 위메프, G마켓에서 볼 수 있거나 앱이나 게임이라면 구글 플레이스토어나 애플스토어 정도에는 올려야 하지 않을까? 더 나아가 타오바오나 쇼피, 이베이, 아마존 등에 올라와 있으면 좀 낫지. 검색했을 때, 불특정 다수에게 눈에 띄는 정도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필요로 하던 사람들 눈에는 띄어야 구매가 이루어진다고.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유튜브, 틱톡, 네이버 블로그 등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거 아니야. 고객들을 만날 수 있는 채널이 있다면, 일단은 노출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해야 해. 제품이나 서비스 개발이 전부가 아냐. 마케팅 없이 잘 판매되는 제품은 드물어. 거의 산업재 제품이나 소수의 특정 납품형 제품들 외에는 마케팅이 필수야. 그래서 대표들도 마케팅을 따로 공부해야 하고, 직접 몸으로 부딪쳐 보면서 어떻게 하면 보다 효과적으로 우리를 알릴 수 있는지, 어떻게 브랜드를 만들어갈지를 고민하고, 우리에게 맞는 방법과 채널, 콘텐츠를 검증해 가야 해.

어쩌면 우리가 마케팅에 약한 건 의사소통의 장애 때문일 수 있어. 전문적이거나 어려운 단어로 말하면 고객들은 오히려 거부감을 느끼고 선뜻 지갑을 열지 않게 되지. 잘 모르는 제품을 구매할 정도로 고객은 어리숙하지 않거든. 그러니까 고객의 언어로 말해야 해. 고객이 일상적으로 자주 접하고 사용하는 단어로 말하면서도 설명 범위가 단순해야 한다고. 

 

화장은 더 아름답게 보이기 위한 전략

고지식한 제품은 포장도, 마케팅도 진솔하더라. 이것도 우리 첫 제품 얘기야. 그게 의도한 마케팅 포인트로 성공하기도 하지만 어쨌든 고객은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더 보기 좋은 심미적 아름다움에 끌려. 눈에 확 띄는 색상이나 트렌디한 디자인 역시 제품력이고, 상품 가치를 끌어 올리는 중요한 요인이야. 

연구자 혹은 개발자 출신 대표는 특히 디자인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어. 기능과 효과, 작용에 대한 부분도 중요하지만, 디자인도 심미적인 기능 외에 기능적 디자인이라는 게 있어. 그립감을 준다든지 특정 파장대의 빛을 차단하는 색감을 사용한다든지 안전을 위해 모서리에 라운드를 넣는 경우들이 그 적절한 예시야.

그리고 심미적인 디자인은 고객의 눈길을 한 번 더 머물게 하고, 다시 한 번 구매를 고민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해. 포장재나 디스플레이도 그런 의미에서 고객들에게 제품을 더 부각할 수 있는 제품력의 일부야. 화장을 안 한 민낯이 더 아름다울 수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화장을 통해 더 자신감 있고, 생기발랄한 이미지를 상대에게 줄 수 있어. 호감을 얻고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자신을 꾸미는 것도 경쟁력이야. 츄리닝 반바지에 슬리퍼를 끌면서 기름진 머리로 누군가를 만나면서 ‘사람은 내면이 중요한 거야’라고 말한다면, 순순히 공감할 수 있겠니? 단정하고 말끔한 모습으로 같은 말을 하는 것과 비교해서 떠올려봐. 

이전과는 달리 요즘 맛집을 찾아가는 손님들은 단지 음식의 맛이나 영양가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분위기나 직원 응대, 청결함, 정갈한 반찬과 같은 여러 요소를 고려하면서 만족감을 느껴.

고객이 원하는 결정적인 매력 갖춰야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 끄트머리에서 수변공원으로 발걸음을 재촉하다 보면, 곳곳에 수산시장을 끼고 회를 판매하는 상가들이 줄지어 있어. 더 싸고, 더 싱싱한 회를 더 많이 주겠다며 지나가는 손님들에게 영업을 해. 그러다 잠시 망설이는 기미가 보이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다가와 마음이 흔들리는 갖가지 추가 서비스 제공을 제안하고, 정신 차려 보면 어느새 나와 동행들은 상인들의 틈새에서 흥정하고 있더라고. 

너 말고도 경쟁자들은 네 회사가 탄생하기 훨씬 이전부터 고객과 유대관계를 맺고 있어. 후발주자인 너도 그들과 같은 방법을 따라 하면 고객의 관심을 끌 수 있을까? 고객은 이왕이면 더 익숙하고, 더 신뢰할 수 있는 곳을 찾아가. 잘 알지 못하는 회사를 쉽게 믿지 못하는 건 고객의 문제가 아니라 차별성을 어필하지 못하고, 기존의 것과 다른 매력을 갖고 있지 못한 우리의 문제야. 

확실한 매력이 있어야 해. 고객들이 망설일 때, 마케팅이나 브랜딩을 잘해서 너를 선택할 수 있는 강력한 마무리 한 방이 필요해. 어떤 고객은 가성비를 중요시하고, 어떤 고객은 제품의 철학을 중요하게 생각할 거야. 디자인이나 트렌드, 색감, 기호에 따른 구매 비중이 높다거나 리뷰나 성분, 효능, 기능이 구매 결정 요인이 되기도 해. 이 모든 것을 전부 충족하는 제품이 있다면 어떻게든 판매하기 쉽겠지만, 현실적으로 스타트업들은 최소요건을 갖춘 제품을 만들어내기도 벅차지. 다른 경쟁제품이나 서비스보다 더 우월한 점이 있어야 해. 그리고 그 포인트를 타깃 고객에게 집중해서 매력을 어필해야 해.

 

스타트업에게 정답은 없다, 해답이 존재할 뿐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는 말이 있잖아. 이번 칼럼을 쓰면서 우리 회사와 나를 돌아보게 됐어. 이미 이론과 지식으로는 알고 있었고,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실패한 경험도 했고, 제품을 출시하기 직전에 다음 단계로 못 넘어간 아이템도 많아. 출시 후, 마케팅과 영업을 제대로 못 해 쌓인 재고를 보며 한숨 쉬기도 했지. 

그리고 지금은 다시 여러 제품을 출시하면서 고군분투하고 있어. 그래서 지금 이 이야기는 너에게 전하는 이야기인 동시에 나 자신에게 전하는 기록이자 반성문이야.

제품을 더 잘 알리고, 더 많이 판매하기 위해 오늘도 난 영업하고, 조언을 구하며, 고객들과 마케터들을 만나러 다니고 있어. 우리 방식이 지금은 맞고, 훗날에는 틀릴 수도 있어. 역으로 지금은 틀리고, 훗날에는 맞을 수도 있지. 네가 찾은 답은 너만의 답이고, 내가 찾은 답은 나만의 답이라는 것도 기억해줘. 

스타트업에게 정답은 없어. 해답이 존재할 뿐이지. 그럼에도 모든 일에 적용되는 한 가지는 책상에 앉아 책을 100권을 읽는 것보다 한 줄의 문장을 읽고 행동으로 옮기고 검증함으로써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 참된 지식이 된다는 거야. 

서점에서 백날 마케팅이나 영업의 지름길을 알려준다는 책을 붙잡고 있어도, 설령 지금 이 글을 보고 ‘아! 그렇구나’하고 고개를 끄덕여도 결국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않는다면 시간 낭비고, 헛된 지식이 될 뿐이야. 

그러니 너를 알리기 위해 행동해. 너의 아이템을 전하기 위해 소리쳐. 고객을 만나기 위해 뛰어. 네가 옆으로 고개를 돌리면, 고객들을 향해 뛰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거야. 그리고 그렇게 눈이 마주쳤을 땐, 서로 웃으며 응원해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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