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벤처투자 투자운용본부 용윤중 본부장, “한국 M&A 체질 구조 개선해야”
한국벤처투자 투자운용본부 용윤중 본부장, “한국 M&A 체질 구조 개선해야”
  • [스타트업투데이 임효정 기자]
  • 승인 2019.11.04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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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벤처투자 투자운용본부 용윤중 본부장. (출처: 스타트업투데이)
한국벤처투자 투자운용본부 용윤중 본부장. (출처: 스타트업투데이)

[스타트업투데이]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글로벌 IT 공룡기업이라는 것 외에도 이들에게서 한 가지 더 공통분모를 찾아낼 수 있다. 바로 M&A를 통한 성장과 몸집 불리기를 반복해왔다는 것. 특히 애플은 평균 2~3주마다 기업을 인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을 정도로 M&A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M&A 업계는 잠잠하다 못해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잠들어있는 M&A 시장을 깨우고, 활성화하기 위한 전략은 무엇인지 한국벤처투자 투자운용본부 용윤중 본부장에게 해답을 물었다.  

 

운용자산 4.5조 규모의 모태펀드 전문 운용기관

한국벤처투자에 대해 소개해달라.

모태펀드 전문 운용기관으로 2005년 설립 이후, 현재 운용자산(AUM) 4.5조 원을 달성했다. 모태펀드는 중소기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탈(VC) 펀드에 출자하는 펀드(Fund of Funds)를 말한다. 2005년 7월 15일 결성됐으며, 펀드 규모는 4조 5,217억 원으로 2035년까지 30년 동안 운용된다. 

출자자는 중소벤처기업부, 문화체육관광부, 특허청, 영화진흥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 국민체육진흥공단, 교육부, 환경부, 해양수산부다. 모태펀드에서 출자하는 자펀드는 180개 벤처캐피탈에 710개 펀드, 23조 3,025억 원으로 누적 결성돼 있다. 

한국벤처투자는 매년 약 1조 원의 출자를 하고 있다. 모태자펀드와 함께 해외진출 글로벌 펀드인 자펀드 2조 3,770억 원을 조성했다. 기존 벤처캐피탈 투자 중심의 우리나라 벤처투자 시장을 엔젤투자, 성장, 글로벌 진출 등의 영역으로 확장해 벤처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우리나라 유니콘 기업 9개 중 7개 기업이 모태자펀드의 포트폴리오 기업이다. 쿠팡, 블루홀스튜디오, 옐로모바일, 위메프, 우아한형제들, 비바리퍼블리카, 야놀자가 해당된다.

 

모태펀드인 한국벤처투자에서는 자펀드를 어떻게 선정하나?

한국벤처투자는 투명한 절차를 통해 자펀드를 선정하고, 철저한 사후관리를 통해 정책목표를 달성하고 있다. 운용계획 수립 단계에서는 출자기간 관 사전 협의를 거쳐 공고 및 제안서를 접수한다. 심사 단계에서는 1차 심의에서 정량평가를, 2차 심의에서는 정성평가를 한다. 사후관리 단계에서는 자펀드 투자단계를 거쳐, 상시 모니터링을 하고, 마지막에는 자펀드를 해산한다. 

 

우리나라 벤처투자 시장 현황에 대해 짚어달라.

우리나라 벤처투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벤처투자 시장 주도 섹터는 2012년 이전 하드웨어에서 ICT, 바이오로 이동했다. ICT 분야 벤처투자는 활발하게 진행 중이며, 바이오 벤처투자 역시 상장 시장의 부진해도 불구하고, 견고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M&A 하기 어려운 한국

벤처캐피탈로서 한국 M&A 시장을 어떻게 진단하고 있나? 

우리나라는 공정거래법,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각종 노동법으로 인해 M&A 하기 어려운 구조다. 자산이 10조 원 이상 되는 대기업들이 벤처기업을 인수할 때, 30% 이상의 지분을 가지게 되면, 특수관계자 계열회사로 편입된다. 또한, 20% 이상이어도 결합신고를 해야 하며, 공시의무를 가지게 된다. 

그러나 처음 벤처기업에 투자하게 되면, 손실로 잡힐 수밖에 없다. 게다가 사모펀드 시장에 전부 공개 공시를 해야 하기 때문에 팔지도 못하고, 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관련 법률들을 완화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한국 M&A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구글에는 스타트업들을 위한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orporate Venture Capital·CVC)인 구글 벤처스가 있고, 인텔에는 인텔 캐피탈이 있다. 여기에서 많은 벤처기업과 스타트업에 투자한다. 유망한 스타트업은 직접 인수하기도 한다. 

인수할 때는 단순히 그 기업을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합병 후 통합관리(Post Merger Integration·PMI)를 잘 해야 한다. 기업마다 문화가 다르기 때문이다. 아울러 핵심 엔지니어들, 세일즈 관련 인재들을 함께 인수해야 한다. 

그러나 백오피스(back office, 고객들을 직접 상대하지 않는 부서) 같은 경우, 미국은 해고가 자유롭기 때문에 인수와 함께 해고한다. 원래 자신들이 하고 있던 업무와 겹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를 살펴보면,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이 금융회사로 분리되는데, 금융회사는 일반회사를 인수를 할 수 없다. 설령 인수하더라도 벤처기업에 20여 명의 인력이 있을 경우, 이 중 5명이 백오피스라면 해고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노동법이 경직돼 있어 그대로 전원 인수해야 한다. 이러한 필요없는 인력 때문에 M&A가 막히고 있다. 또한, 현재는 대기업보다는 오히려 야놀자, 우아한형제들과 같은 스타트업의 M&A가 훨씬 더 활발하다.

또 한 가지. M&A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외국기업이 한국기업을 인수하는 경우, 국부유출이라고 하고, 한국기업이 외국기업을 인수했을 때 잘못되면, 손해를 봤다고 비난한다. 그러나 손실이 나더라도 그것을 인정해줄 수 있는 문화가 필요하다. 이 외에도 공정거래법과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이 개선돼야 한다. 계속 이 안에서 M&A를 한다면,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고용의 유연성이 보장돼야 한다. 벤처기업은 회사 사정이 좋을 때는 인력을 많이 뽑았다가도 해고가 자유롭지 않아 이후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또한, 사모펀드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국회에서 그리고 국정감사 때 너무 많은 정보 공개를 요구한다. 정보에 대해서는 보호를 해줄 필요가 있다.

사실 100개의 벤처기업에 투자했다고 해도 잘 되는 사례는 많지 않다. 실패하는 경우도 많다. 열심히 해도 잘 되지 않으면 어쩔 수 없다. 그런데 이렇게 실패했을 때, 언론에서 공격하는 경우가 있다. 다수의 벤처기업에 투자하면 일부에서 도덕적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는데, 관리 소홀로 도마에 오른다. 

이런 경우, 국정감사에서 굉장히 곤혹스럽다. 너무 실패에 초점을 맞추는 것 같은데, 투자기업을 개별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전체 수익률을 봐야 한다. 이러한 분위기로 인해 벤처캐피탈에서 점점 관리에만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2020년 벤처생태계를 어떻게 전망하나?

2020년 정부는 모태펀드에 역대 최대 규모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며, 벤처투자금액 역시 역대 최대 규모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핵심 정책 키워드는 스케일업, 소부장(소재·부품·장비)과 함께 데이터, 네트워크(5G), 인공지능(AI), 시스템반도체, 미래형자동차, 바이오 6대 중점 분야다.

이에 따라 정부의 대규모 스케일업 자금 투입에 따른 코넥스 기업이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벤처펀드는 코넥스 기업을 비상장 기업으로 인정, 주목적 투자대상에 포함한다. 따라서 2020년에는 코넥스 기업 중 소부장과 6대 중점 분야 업체에 주목해야 한다.


용윤중 본부장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재료공학과 학사·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엔셰이퍼 수석 심사역, 한솔창업투자 차장을 지냈다. 2005년 한국벤처투자 투자운용본부 팀장을 시작으로 리스크관리본부 팀장, 투자관리본부 팀장, 미국사무소 소장을 거쳐 현재 투자운용본부 본부장을 맡고 있다.

[스타트업투데이=임효정 기자] hj@startuptoda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