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두 좌석 띄어 앉기 시행 중
코로나19 영향 몇 년간 지속∙∙∙온라인 공연 확대는 불가피
공연+디지털 결합∙∙∙공연 관람의 기준∙표준에 변화 올 것

[스타트업투데이]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지침에 따라 뮤지컬, 연극, 영화 등 문화∙예술계의 타격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12월 8일부터 수도권 지역에 적용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에 따라 공연장에서는 두 좌석 띄어 앉기를 시행 중이다. 세 장 팔 수 있는 공연 티켓을 한 장밖에 팔지 못하는 현실에 직면한 셈이다. 공연업계 관계자는 “한 좌석 띄어 앉기만 해도 판매할 수 있는 티켓은 50% 밖에 안된다”며 “그렇다고 해서 티켓가격을 올릴 수도 없는 일”이라고 토로했다.

일부 공연 제작사는 공연을 중단하거나 개막을 미룬 반면 온라인으로 관객을 찾는 공연도 등장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속 공연을 즐기고 싶은 관객의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서울연구원 백선혜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8월 발간한 ‘포스트코로나시대 공연예술의 전망과 과제’를 통해 “최근 코로나19의 영향이 앞으로 몇 년간 지속될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오는 만큼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에서 온라인 공연 확대는 불가피할 것”이라며 “소비자는 이미 공연과 디지털 기술의 다양한 결합을 경험하고 있어 공연 관람의 기준과 표준에 변화가 올 것”이라고 밝혔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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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에 대한 새로운 시각 필요”∙∙∙코로나19 확산 시기와 맞물렸다

최근 뮤지컬 <몬테크리스토>가 최종 드레스 리허설 영상을 온라인으로 공개하며 뮤지컬 팬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전체 배우와 스태프는 개막 직전  실제 공연과 동일하게 드레스 리허설을 한다. 배우의 즉흥연기나 감정선의 깊이는 달라도 연습 마지막 단계이기 때문에 일반 공연과 다를 게 없다는 게 공연업계의 설명이다.

그동안 최종 드레스 리허설 영상은 홍보용으로 일부 편집된 장면으로 공개됐다. 공연 전체를 공개한 것은 <몬테크리스토>가 처음이다. 앞서 이 공연은 지난해 12월 8일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되면서 27일까지 3주간 공연을 중단한 바 있다.

제작사 EMK뮤지컬컴퍼니 엄홍현 대표는 “생계가 걸려있는 앙상블 배우와 무대 크루, 현장 스태프에게 위로금을 전달하기 위해 기획했다”며 “코로나19 팬데믹 시대 ‘공존’과 ‘공생’을 취지로 마련한 만큼 후원금 차원에서 가격을 비교적 낮게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보다 앞서 CJ ENM은 지난해 12월 말부터 1월 초까지는 뮤지컬 <베르테르>를, 지난해 11월에는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을 유료 온라인 공연으로 진행했다. 두 작품 모두 공연 실황을 상영할 수 있는 라이브 스트리밍 관람권과 MD 상품을 패키지 상품으로 구성했다.

CJ ENM 이은석 PD는 “<어쩌면 해피엔딩>의 경우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좌석 거리두기로 일부 회차가 취소됐다”며 “관람 기회를 놓친 관객으로부터 온라인으로라도 공연을 보고 싶다는 요청이 있어 생각한 방식”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온라인 공연은 코로나19 이전부터 계획했던 일이라는 게 CJ ENM 측의 설명이다. 이은석 PD는 “공연을 어떻게 하면 새롭게 접근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었다”며 “이전부터 준비해왔던 일이 코로나19 확산 시기와 맞물려 빠르게 도입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공연으로 진행된 뮤지컬 ‘베르테르’ 중 한 장면. (출처: CJ ENM)
온라인 공연으로 진행된 뮤지컬 ‘베르테르’ 중 한 장면. (출처: CJ ENM)

 

온라인 공연을 즐기는 이유는?

온라인 공연의 장점은 현장에서 한눈에 담기 어려운 장면을 줌 인-아웃 등의 편집기술로 배우의 표정까지 실감 나게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어쩌면 해피엔딩>을 온∙오프라인으로 모두 경험해 봤다던 직장인 A 씨는 “공연장에서는 가운데 앞자리에 앉았는데 배우가 이동할 때마다 고개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며 “두 배우가 양 끝에 서서 각자 연기를 하면 모두 볼 수 없어 극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할 때가 종종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온라인 공연의 경우 생생한 현장감이 부족한 점은 있다”면서도 “배우의 표정이나 행동을 편집에 따라 디테일하게 감상했던 것은 좋았다”고 말했다.

또 스마트폰이나 태플릿PC 등으로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과거 여행사에서 한류패키지상품을 담당했던 B 씨는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뮤지컬, 연극, K-POP 등 공연관람과 한국여행코스를 하나로 묶은 패키지 상품을 판매했다”며 “여기서 공연관람만 온라인으로 제공한다면 등 한류 콘텐츠에 관심 있는 외국인은 굳이 한국에 오지 않아도 공연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적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도 보인다. 뮤지컬 <몬테크리스토>의 온라인 공연은 실제 가격보다 약 10분의 1 수준이었고 <어쩌면 해피엔딩>과 <베르테르> 역시 오프라인 공연보다 절반 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됐다. 최유진 유진온클래식 대표는 “언택트 시대의 공연은 무대에 오르는 사람은 물론 스태프와 제작사가 감당할 수 있는 경제적 부담도 덜어낼 수 있을 것”이라며 “예술인 지원방법 역시 온라인 공연에 집중한다면 무관중 또는 제한인원 등에 따른 경제적 손실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탄생과 새로운 관객의 발굴을 예고하기도 한다. 특히 관객층이 한정적인 클래식이나 발레, 국악 등의 공연업계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으로 관객이 확장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백선혜 연구위원은 “시간적, 공간적 한계를 극복해 많은 사람이 기존보다 낮은 가격에 공연을 볼 수 있다”며 “최근 기술 발전으로 영상 콘텐츠에 대한 관객 만족도도 향상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익명을 요청한 플랫폼 개발기업 관계자는 “현재의 기술로는 단순 PC화면이나 스마트폰으로 현장감을 전달하기엔 무리가 있다”며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 등 하드웨어 기기의 대중화가 있어야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또 “플랫폼에 대한 투자와 유료 콘텐츠에 대한 인식도 지금보다 나아져야 온라인 공연 산업의 성장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타트업투데이=염현주 기자] yhj@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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