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벤처스, 부울경 지역 소·부·장 스타트업 집중 육성
박준상 대표, 직접 좋은 기업 발굴해 투자하기 위해 창업
곽성욱 대표, 금융업 종사 경험 살려 스타트업 지원
“'함께' 성장하고자 하는 마인드가 우리의 강점”

(왼쪽부터)시리즈벤처스 박준상, 곽성욱 공동대표. (사진=시리즈벤처스 제공)
(왼쪽부터)시리즈벤처스 박준상, 곽성욱 공동대표. (사진=시리즈벤처스 제공)

[스타트업투데이] 액셀러레이터는 초기 창업기업을 발굴, 투자, 멘토링, 교육, 네트워킹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보육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액셀레이터의 역할에 그치지 않고, 스타트업 성장 과정을 함께 하며 '러닝메이트' 역할을 자처한 액셀러레이터가 있어 눈길을 끈다. 바로 부산·울산·경남(부울경) 특화 액셀러레이터 시리즈벤처스가 그 주인공이다.

 

좋은 기업 발굴 위해 창업

경상남도 창원시에 본사를 두고 있는 시리즈벤처스는 박준상 대표가 기업에서 투자하는 과정에서 깨지고 좌절하며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탄생했다. 창업 전 직장생활을 하며 회사라는 울타리 안에서 안정감을 느끼기도 했던 그였지만, 개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회사가 주도적으로 투자하는 상품을 맹목적으로 판매해야 하는 점에 대해 아쉬움을 느껴왔다. 

그러던 중 회사를 믿고 지인들에게 판매를 했던 상품들이 큰 손실로 돌아오면서 박 대표는 충격을 받았다고. 박 대표는 “이를 계기로 내가 직접 좋은 기업을 발굴, 투자하고 성장시켜 후회하지 않는 일을 하겠다고 마음 먹고 시리즈벤처스를 창업하게 됐다”고 창업 계기를 밝혔다.

박 대표와 함께 시리즈벤처스를 창업한 곽성욱 대표는 미국에서 금융을 공부한 금융통이다. 금융시장에 대한 회의감이 들 때 쯤 한국으로 돌아오게 됐고, 실물경제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 실물경제의 최접점에 스타트업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금융 분야 경험과 지식을 살릴 수 있는 길을 찾으면서 액셀러레이터 분야를 알게 됐다. 곽 대표는 “미국의 액셀러레이터인 와이-콤비네이터(Y-Combinator)와 같은 액셀러레이터를 보며 초기 스타트업 투자라는 분야에 매료돼 창업을 하게 됐다”고 창업 계기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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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벤처스의 투자 포트폴리오. (사진=시리즈벤처스 제공)

시리즈벤처스는 특히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분야 스타트업 육성에 집중하고 있는데 박 대표는 이에 대해 지역적 특색을 살린 선택이라고 설명한다. 창업을 하고 스타트업이 성장해 나가는 과정에서 지역 생태계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박 대표의 설명이다. 예를 들면, 게임 창업 시 부울경 지역에서 창업하는 것보다 판교 지역에서 창업하는 것이 훨씬 더 유리하다는 것.

전통적으로 부울경 지역은 제조업에 강점을 보여왔으며, 인프라 구축이 잘 되어 있기 때문에 소·부·장 스타트업들이 많이 배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시리즈벤처스는 지역 특색을 살려 소·부·장 분야 스타트업에 집중하고 있다.

곽 대표 역시 소·부·장 스타트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소·부·장 분야는 우리나라의 뿌리산업으로, 소·부·장 스타트업을 고도화해 글로벌 진출을 꾀하는 것이 글로벌 생태계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일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부·장 분야는 공장 설비 등의 초기 비용이 많이 발생하고, 타 산업 대비 수익률이 낮아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소외되어 왔던 것이 현실이다.

곽 대표는 이러한 상황에서도 시리즈벤처스는 부울경 지역의 소부장 스타트업들을 발굴해왔고, 투자 후 회수 실적을 보면서 해당 분야에 대한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일본과의 외교 문제, 정부의 그린뉴딜 사업 등으로 해당 분야의 성장은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 게 시리즈벤처스의 판단이다. 곽 대표는 “소·부·장 분야는 누군가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게 투자와 액셀러레이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당사는 해당 분야에 집중돼 있는 부울경에 소재한다는 점에서 교두보 역할을 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1 소부장 스타트업 100 IR 데모데이 현장. (사진=시리즈벤처스 제공)
2021 소부장 스타트업 100 IR 데모데이 현장. (사진=시리즈벤처스 제공)

 

성장 지원 후 투자

시리즈벤처스만의 또 다른 특징으로는 단순히 기업설명(IR)을 통해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투자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통해 6개월 이상 창업자와 밀착해서 지원하며 프로그램이 종료된 후에도 꾸준히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이를 통해 기업을 성장시킨 후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시드 투자 특성상 큰 규모의 투자는 이뤄지고 있지 않지만, 시리즈벤처스에서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스타트업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을 하고 있다. 곽 대표는 금융권 종사 경험을 바탕으로 형성한 네트워크, 노하우 등을 활용해 원활한 투자유치 및 자금조달이 이뤄지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곽 대표는 시리즈벤처스가 스타트업의 진정한 파트너가 될 수 있는 이유로 '공감' 능력을 내세우고 있다. 단순히 스타트업을 투자를 통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대표화 회사의 비전과 열정에 공감하며, 목표에 도달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곽 대표는 “단순히 기업들에게 투자사와 피투자사의 관계가 아니라 최고의 파트너가 될 수 있도록 '함께' 성장하고자 하는 마인드가 우리의 강점이다. 이런 진정성을 기반으로 소·부·장 분야 이외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에 투자하며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투자사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시리즈벤처스가 신용보증기금 및 부산광역시와 공동으로 주최한 ‘유커넥트 X B-벤스데이(U-CONNECT X B-Vensday in BSW Bounce)’ 현장. (사진=시리즈벤처스 제공)
시리즈벤처스가 신용보증기금 및 부산광역시와 공동으로 주최한 ‘유커넥트 X B-벤스데이(U-CONNECT X B-Vensday in BSW Bounce)’ 현장. (사진=시리즈벤처스 제공)

[스타트업투데이=임효정 기자] hj@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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