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마이크로 스피어 개발, 나노 물질 탑재한 약물 전달 제형
케이런, 반도체 기업에서 출발해 바이오 분야로 확장
마이크로 스피어, 제약·미용·의료기기 등에 사업 적용 가능
시리즈 A 투자 유치 중

이번 포럼에는 약물전달시스템을 위한 혁신적인 제형인 ‘마이크로 스피어(Microsphere, 초소형 볼)’를 개발한 ㈜케이런(KRON) 한청수 대표가 참여해 투자설명회를 진행했다
이번 포럼에는 약물전달시스템을 위한 혁신적인 제형인 ‘마이크로 스피어(Microsphere, 초소형 볼)’를 개발한 ㈜케이런(KRON) 한청수 대표가 참여해 투자설명회를 진행했다

[스타트업투데이]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 대중 및 투자업계에 소개하는 스타트업 피칭무대 ‘벤처포럼’이 1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카이트타워 14층에서 열렸다. ㈜SMB투자파트너스가 주최하는 이 포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고려해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이번 포럼에는 약물전달시스템을 위한 혁신적인 제형인 ‘마이크로 스피어(Microsphere, 초소형 볼)’를 개발한 ㈜케이런(KRON) 한청수 대표가 참여해 투자설명회를 진행했다. 

약물 방출을 서서히 수행할 수 있는 가장 완벽한 제형으로 불리는 마이크로 스피어의 특징과 경쟁력, 그리고 성공 가능성에 관해 살펴본다. 
 

(사진=케이런)
마이크로 스피어는 볼 크기와 약물 양을 제어할 수 있어 약물 전달을 위한 가장 완벽한 제형이라는 설명이다(사진=케이런)

 

국내 최초 마이크로 스피어 개발, 나노 물질 탑재한 약물 전달 제형

최근 개량신약 개발에 있어 신약 개발 플랫폼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개량신약이란 기존 약물의 원료를 변경하지 않고, 제형을 변경해 신약으로 승인받는 것을 말한다. 

이에 임상에 빠르게 성공하고,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이 요구되고 있다. 한청수 케이런 대표는 자사가 개발한 마이크로 스피어야말로 이러한 기술이라고 확신한다. 

한청수 대표는 벤처포럼에서 “우리가 개발한 마이크로 스피어는 몸 안으로 들어가 완전히 생분해되는 초소형 볼로, 볼 안에 약물을 탑재하고 천천히 방출해 치료가 끝나면 사라진다”라며 “기존 약물은 화학 공법으로 제조돼 불순물이 많은데, 이 플랫폼은 첨단 기술을 융합한 공정으로 불순물 없이 깨끗한 게 특징이다. 또한 볼 크기와 약물 양을 제어할 수 있어 약물 전달을 위한 가장 완벽한 제형이라고 자신한다”라고 설명했다. 

마이크로 스피어에는 나노 물질이 탑재되어 있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약물 개발 추세는 mRNA나 나노물질이 리보솜과 결합한 나노 구조체의 약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약물을 탑재한 마이크로 스피어가 몸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뇌 분비 순환계통을 위한 특정 형태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고체화된 나노 약물의 분산성이 확보돼야 하며, 표면 변경 나노 기술 개질 적용과 핵 공정 장비도 있어야 한다. 케이런은 이러한 나노 약물 결합 공정을 거쳐 나노물질을 탑재한 마이크로 스피어 개발을 완료했고, 원자 현미경으로 확인 시 나노물질의 존재를 확인했다. 
 

 

케이런, 반도체 기업에서 출발해 바이오 분야로 확장

이러한 첨단 기술 적용은 케이런이 반도체 기업이기 때문에 가능할 수 있었다. 2015년 설립한 케이런은 반도체 테스트용 정밀 가공품 라인 구축을 구축해 2016년 기술보증기금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중국과 베트남에 디스플레이 부품을 공급하여 사업을 확장했지만, 대기업에만 끌려다니는 비즈니스에 한계를 느꼈다. 이후 바이오 분야로 사업 영역을 전환해 의료용 마이크로 스피어와 체외 진단용 바이오칩을 개발, 제조하게 됐다. 

케이런은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중소기업청 창업 성장 국책 과제 선정(2019년 6월), 중소기업청 엑셀레이팅 프로그램(Tech-up) 선정(2020년 5월) 등의 성과를 거뒀다. 

케이런이 약물 전달 플랫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2018년 진단키트와 바이오칩을 개발하면서이다. 

특히, 마이크로 스피어 개발은 2018년 중반쯤 한 기업으로부터 암세포를 키우지 않기 위해 혈관을 막는 볼(Ball)이 필요하다는 의뢰를 받고 시작하게 됐다. 혈관 폐색제 개발에 성과를 내면서 미용 필러에 들어가 볼륨감과 보습의 효과를 내는 마이크로 스피어 개발과 조영제를 볼 안에 넣어 탑재된 볼들이 엑스레이 촬영할 때 반응하는 혈관 조영 색전제 마이크로 스피어 개발까지 성공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마이크로 스피어 안에 특수물질 탑재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약물 전달체 개발로 방향을 선회하기에 이르렀다. 케이런은 현재 성형 필러용 PCL과 나노 파티클을 탑재한 약물 전달체 PLGA의 상용화에 집중하고 있다. 

 

한청수 케이런 대표는 시리즈 A 투자 유치를 통해 임상 인력 영입과 장비 확보, 
한청수 케이런 대표는 시리즈 A 투자 유치를 통해 임상 인력 영입과 장비 확보, 라이선싱 아웃을 목표로 시스템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마이크로 스피어, 제약·미용·의료기기 등에 사업 적용 가능... 시리즈 A 투자 유치 중

회사가 진행 중인 파이프라인은 ▲합성 고분자- PLGA(약물 전달 시스템), PCL(성형 필러), PDO(상처 봉합), PLCL(성형 필러) ▲생체고분자- 젤라틴(혈관폐색술), 셀룰로스(약물 전달 시스템), 히알루론산(미용/치료 필러) ▲원료 약물- 유방암, 치매, 황반변성, 췌장암·방광암, 당뇨, 동물유선암 등이 있다. 

이처럼 약물 전달체로서의 마이크로 스피어의 사업 적용 분야는 제약, 미용, 의료기기까지 다양하다. 

한청수 대표는 “세계 시장에서 말단비대증, 전립선암, 정신분열증, 당뇨병 등의 약물이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다. 특허가 만료되면 복제약들이 만들어지지만 수익률은 낮은 게 현실이다”라며 “만약 마이크로 스피어를 적용한 지속성 약물로 재개발한다면 신약의 권리를 가질 수 있다. 이미 해외 기업들은 기능성 물질 탑재 기술 개발로 고부가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마이크로 스피어를 제조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기술은 안정화 공정이다. 한 개의 볼까지도 외부환경의 어떠한 변수도 완벽하게 제어할 수 있어야 하며, 동일한 상태로 임상까지 갈 수 있어야 한다. 케이런은 엔지니어들이 많아 외부의 압력을 받지 않은 무중력 기술과 인체 친화형 특수공정 코팅 기술, 분산 공정의 양산화 등에 반도체 전자기술을 적용할 수 있었다. 관련 지식재산권 5건도 등록을 완료한 상태다. 

케이런은 향후 약물전달 제형 플랫폼을 구축해 신속 제형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원료의약품 선정에서부터 안전성 GLP 테스트까지 보통 1년에서 3년 걸리는 과정을 한 달 만에 가능하도록 구축하고자 한다. 

그간 임상 설계부터 검증까지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물론, 국책 기관과 오랜 기간 협업해온 케이런은 현재 40억 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 중이다. 투자를 유치하게 되면 우선 임상 전문가와 프로파일 전문가를 영입하고, 장비를 확보할 계획이다. 

또한, 필러 제품군 승인을 올해 안에 마무리 짓고 내년부터는 시스템 확대에 나서 라이선싱 아웃을 목표로 한다. 2년 안이면 시스템 구축이 완료되고, CMO 구축까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케이런의 모토는 ‘나노 기술과 신약의 징검다리’다. 원하는 곳에 약물을 전달하고, 전달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마이크로 스피어를 통해 제약사들이 가치 있는 개량신약을 개발하는 데 일조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스타트업투데이=김수진 기자] ksj@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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