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경관, 도시 경쟁력∙삶의 질 결정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혀
디자인 낙석방지망, 장소의 특성 및 정체성에 변화 줄 수 있어
“꿈을 현실로 만들어내는 디자인 선보이고 싶다”

건축사사무소19341 조경석 대표(사진=건축사사무소19341)
건축사사무소19341 조경석 대표(사진=건축사사무소19341)

[스타트업투데이] 산으로 둘러싸인 도로나 철도를 달리다 보면 낙석 때문에 생기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 설치된 망(網)을 흔히 볼 수 있다. 이것을 ‘낙석방지망’이라고 부른다. 주로 비 또는 눈, 낙뢰 등 자연재해로 낙석위험이 있는 구간에 설치된다. 

도시경관이 도시 경쟁력과 시민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일부 지자체는 도시재생 명목으로 ‘편리성’과 ‘독특성’을 담은 도시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반면 대부분의 낙석방지망은 일관된 디자인에 회색 또는 녹색 등 단색으로만 디자인돼 있어 무미건조하고 삭막한 느낌을 준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건축사사무소19341은 어두운 분위기의 도심은 물론 장소의 특성과 정체성 모두에 변화를 줄 수 있는 ‘디자인 낙석방지망’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의 ‘2021 WE UP 프로젝트’를 통해 소개된 디자인 낙석방지망은 ‘기능 중심에 시설물을 더한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디자인 낙석방지망은 도심을 어떻게 변화시킬까. 

 

‘디자인 낙석방지망’ 개발∙∙∙장소마다 고유한 특성 살린 디자인 적용

낙석방지시설의 목적은 도로나 철도를 낙석이나 토사붕괴 등으로부터 방어하는 것이다. 낙석방지망은 낙석방지시설 중 하나다. ‘기능’에 초점을 둔 만큼, 어느 장소에서 보든 비슷한 디자인으로 이뤄져 있다. 

 

건축사사무소19341의 디자인 낙석방지망은 원형의 컬러 모듈을 조합∙결합해 조형적 요소로 활용할 수 있다(사진=건축사사무소19341)
건축사사무소19341의 디자인 낙석방지망은 원형의 컬러 모듈을 조합∙결합해 조형적 요소로 활용할 수 있다(사진=건축사사무소19341)

디자인 낙석방지망은 원형의 컬러 모듈을 조합∙결합해 조형적 요소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게 조경석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그동안 우리나라 곳곳에 있는 낙석방지망은 주로 녹색”이라며 “설치된 장소는 각각 다르지만, 일단 설치가 된다면 모든 곳이 비슷한 경관을 이룬다”고 말했다. 또 “서울처럼 큰 도시에 있든, 지방 소도시에 있든 비슷한 모습의 낙석방지망으로 지역의 특색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에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장소마다 고유의 특성이 있고 그 곳에 녹아 있는 역사나 의미 역시 제각각이라는 점에서 그에 맞는 디자인을 적용시킬 필요성을 생각했다고 한다. 

조 대표는 “건축사 입장에서의 디자인은 ‘건축과 오브제를 통해 설치하는 장소마다 고유의 지역성을 잘 드러내야 하는 것’”이라며 “디자인 낙석방지망은 장소마다 지역 고유의 디자인을 담아낸 것은 물론 기능적으로도 ‘안전’에 초점을 맞춘 공공시설물”이라고 소개했다. 

무엇보다 디자인 낙석방지망의 강점은 설치 장소만의 디자인을 손쉽게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 대표는 “기본적으로는 문양표현이 자유롭고 방향 유도는 주∙야간 상관없이 화살표로 나타낸다”며 “점묘법을 활용해 다양한 이미지, 로고, 글씨 등으로 낙석방지망만의 개성도 표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방식으로 원하는 의미를 더하거나 정보전달, 공공목적성 광고 등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건축사사무소19341은 현재 목업(mock-up, 특정 장비나 제품의 설계 검증∙전시∙교육 등을 위해 실물과 같거나 축적한 모형)을 만들어 특허 출원 중이다. 조 대표는 “1년 후 특허를 취득하게 되면 본격적인 프로젝트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숫자 ‘19341’에 담긴 뜻은?

‘사람과 고양이를 위한 마포구 구옥 프로젝트’를 통한 리노베이션 내부 일부(사진=건축사사무소19341)
‘사람과 고양이를 위한 마포구 구옥 프로젝트’를 통한 리노베이션 내부 일부(사진=건축사사무소19341)

건축사사무소19341의 목표는 사람과 장소마다 담긴 이야기를 디자인으로 나타내는 것이다. 2020년 설립된 건축사사무소19341은 건축 설계부터 제품 및 공공까지 다양한 분야의 디자인을 작업하고 있다. LH그린리모델링 센터에 등록된 그린리모델링 사업자이자 한국디자인진흥원의 제품디자인, 환경디자인 분야에 등록된 산업디자인 전문회사이기도 하다. 

조 대표는 건축사와 녹색건축인증전문가 자격을 가진 전문 건축설계사다. 그만큼 자연과 도심이 어우러진 디자인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19341’이라는 숫자는 대학시절 보냈던 디자인 스터디 동아리의 주소에서 따왔다고 한다. 

그는 “‘19341’은 본인에게 ‘행복’이 담긴 의미 있는 숫자”라며 “건축과 디자인에 가장 순수하고 열정적이었던 초심을 상기시켜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건축사사무소19341은 그동안 다양한 건축 프로젝트에서 경쟁력을 보여 왔다. 녹색건축 분야에서는 지하 1층, 지상 3층의 50년 구옥을 전체 리노베이션한 ‘사람과 고양이를 위한 마포구 구옥 프로젝트’를, 그린리모델링 건축설계사로서는 ‘성남보건지소 그린리모델링 프로젝트’ 등을 진행하기도 했다. 

 

충남 보훈공원∙보훈관 이미지 기획 연구 결과물 중 옥상 음악무대 투시도(사진=건축사사무소19341)
충남 보훈공원∙보훈관 이미지 기획 연구 결과물 중 옥상 음악무대 투시도(사진=건축사사무소19341)

이외에도 ‘충남 보훈공원∙보훈관 이미지 기획 연구’부터 2020년 ‘포스트 코로나19시대 지역 공공 거점오피스를 통한 도시재생 가능성 연구’, 지난해 ‘With 코로나19시대, 새로운 공유 업무공간 탐구: 포스트 코로나’ 등 도시재생과 관련된 다양한 연구도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대안학교(숲나학교)에서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건축설계 수업을 한학기 정규과정으로 강의하기도 했다. 

 

2021년 2학기 숲나학교 건축설계 수업 과정 사진(사진=건축사사무소19341)
2021년 2학기 숲나학교 건축설계 수업 과정 사진(사진=건축사사무소19341)

한편 ‘모든 것은 본디 아름답다‘는 조 대표는 꿈을 현실로 만들어가는 곳을 디자인하고 싶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설계자가 행복하게 도면 위로 선을 그리고 도면을 따라 시공자가 즐겁게 벽돌을 쌓아야 행복한 집이 탄생한다”며 “건축주가 그 집에서 더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람이든 장소든 고유한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방법이 중요하다”며 “모든 디자이너는 그것을 어떻게 표현할지에만 집중하면 된다”고 전했다. 

[스타트업투데이=염현주 기자] yhj@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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