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우크라이나 사태 긴급 대책반’ 운영∙∙∙기업 애로사항 청취
미국, EU, 일본 등 對러 경제제재 돌입∙∙∙SWIFT, 러 7개 은행 배제
“우크라이나-러시아 사태로 무역업계 피해 속출”∙∙∙피해 최소화 노력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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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투데이] 한국무역협회(KITA, 이하 무협)가 4일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온라인 긴급 설명회’를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 생중계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사태 관련 업계 대응방안 안내 및 우리 기업의 애로∙건의사항 청취를 위해서다. 

무협은 지난 24일부터 ‘우크라이나 사태 긴급 대책반’을 운영하면서 애로 접수창구에 빈번하게 접수된 기업 애로사항과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참석자에게 안내했다. 각 기관의 담당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현지 동향 및 대러시아 제재현황, 전략물자 공급망 현황 및 대금결제 미회수 위험관리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무역협회 신승관 전무는 “대금결제 및 선적 불능, 거래선 단절 등 최근 일주일 동안 270여 건의 애로사항이 접수됐다”며 “최근 일련의 사태로 러시아, 우크라이나 지역으로 수출하고 있는 무역업계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만큼, 정부 및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지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무역협회가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온라인 긴급 설명회’를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 생중계했다(사진=한국무역협회)
한국무역협회가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온라인 긴급 설명회’를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 생중계했다(사진=한국무역협회)

 

2조 원 규모 긴급금융지원 프로그램 운영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는 미국이 한국의 대러 수출통제 이행방안이 국제사회 수준과 잘 동조화(well-aligned)됐다고 평가하고, 한국을 러시아 수출통제 관련 해외직접제품규칙(FDPR) 면제대상국에 포함했다고 4일 밝혔다. 

FDPR은 미국 밖의 외국기업이 만든 제품이라도 미국이 통제 대상으로 정한 미국산 소프트웨어나 기술을 사용했을 경우 미국 정부가 수출을 금지할 수 있도록 한 제재 조항이다. 이로써 한국 정부는 미국 등 국제 사회와 유사한 수준의 추가적인 수출통제 조치에 들어가게 된다. 

또 산업부는 피해 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확정했다. 금융당국과 한국무역보험공사(K-SURE, 이하 무보)는 수출입기업과 현지기업을 대상으로 유동성 확대, 수출 거래선 다변화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피해 기업 대상 2조 원 규모의 긴급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지원대상 요건과 내용을 구체화해 피해발생 즉시 시행할 예정이다. 

무보는 선적전 수출신용보증 보증한도를 무감액으로 연장하고 단기 수출보험 보험금을 신속하게 지급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국외기업 신용조사 수수료 최대 5건 면제, 수출입 법무 회계 등 1:1 맞춤형 컨설팅 제공 등 수출거래선 다변화를 지원한다. 백금 알루미늄 등 수급 리스크가 커진 원자재를 수입보험 지원 가능 품목으로 지정하고 금융지원 한도도 최대 1.5배까지 우대할 계획이다. 

산업부 무역안보정책과 신성주 과장은 “FDPR 면제가 적용되더라도 사실 국내 기업이 가진 부담은 여전하다”면서 “그중에서도 한국 정부가 국제사회와 유사한 수준으로 취해야 하는 몇 가지 조치가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산업부는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있다”며 “이번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은 여러 창구를 통해 도움을 요청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3일(현지시각) 워싱턴 D.C.에서 美 상무부 돈 그레이브스(Don Graves) 부장관과 ‘한-미간 대 러시아 수출통제 공조,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 철강 232조 등 양국간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사진=산업통상자원부)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3일(현지시각) 워싱턴 D.C.에서 美 상무부 돈 그레이브스(Don Graves) 부장관과 ‘한-미간 대 러시아 수출통제 공조,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 철강 232조 등 양국간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사진=산업통상자원부)

 

주요국 금융권, 對러 경제제재 조치 들어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이하 코트라) 구미CIS 고일훈 팀장은 ‘우크라이나 사태 현지동향 및 대러 제재조치 현황’에 대해 설명했다. 

러시아는 지난 22일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먼저 진입했다. 24일부터 본격적으로 침공하며 남부 지역에 전략적 요충지로 평가받고 있는 헤르손(Kherson)까지 장악했다. 이후 키이우(Kiev), 하르키우(Kharkiv), 마리우폴(Mariupol) 등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공방전이 지속되고 있다. 이후 양국은 협상에 들어갔다. 3월 1일에는 1차 협상이, 3일에는 2차 협상을 마쳤다. 다음 주에 3차 협상이 예정돼 있다. 

고 팀장은 특히 관심이 많은 물류차질 현황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동안 우크라이나 해상운송의 경우 부산에서 출발해 오데사(Odessa) 등 14개 항만을 거쳐 육상으로 우크라이나로 들어가는 게 주된 물류 통로였다. 하지만 전쟁 때문에 흑해 연안에 있는 11개 항만이 사실상 운영이 중단된 상황이다. 또 러시아 해군의 국적 선박을 나포하기도 했다. 

고 팀장은 “여러 외국 선사가 흑해 운항 자체를 꺼리는 상황”이라며 “우크라이나 육상을 제외한 해상과 항공은 사실상 막혀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러시아는 부산에서 출발해 블라디보스토크(Vladivostok)를 통한 물류 이동이 주된 통로다. 고 팀장은 “러시아에는 제재조치가 가해지고 있기 때문에 머스크(Maersk)나 MSC 등 주요 글로벌 선사가 이미 러시아 입출항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며 “한국 국적 선사도 러시아 극동 노선 운항 중단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유럽연합(EU) 등 서방국가와 러시아 간 보복조치로 항공기 영공통과를 금지하면서 항공운송도 제한받고 있다. 

주요국의 금융권은 러시아 경제 제재조치에 들어갔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는 지난 1일 VTB 은행 등 러시아 7개 은행을 배제하기로 합의했다. 

미국은 스베르뱅크(Sberbank) 등 러시아 주요 은행이 미국 내에서 달러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환거래계좌를 폐쇄하고 추가 개설을 금지했다. EU와 일본 역시 러시아 은행을 대상을 자산동결이나 금융거래 중단조치를 내렸다. 

한편 전략물자관리원 지원관리팀 이인선 팀장은 ‘미국 對러 수출통제 현황 및 전략물자관리원 대응현황’을 발표했다. 

먼저 미국은 대러 수출통제 품목을 확대하고 허가심사 정책을 강화했다. 이 팀장은 “기술을 포함해 카테고리 3~9에 속하는 미국산 전략물자 대러 수출 및 재수출에 대한 수출허가를 거부했다”며 “반(反)테러 사유로 통제되는 미국의 독자전략도 여기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항 또는 러시아 내 수출 및 이전 시 원칙적 허가 거부 조치를 내렸다. 다만, 항공기 및 선박 안전, 인도적 자원, 정부 간 우주협력, 민간용 통신 인프라, 정부 간 활동, 러시아 내 동맹국 자회사로의 수출은 건별(case-by-case)로 심사해 우려가 없는 경우 수출이 가능할 수도 있다. 

미국의 FDPR과 관련 외국에서 미국산 기술 또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생산된 제품이나 이를 사용해 외국에서 생산된 제품은 미국산으로 취급해 미국 수출통제를 적용했다. 

이 팀장은 “이런 조치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러시아 사태가 악화되고 있다”며 “미국의 수출 제재 역시 강화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도 여기에 맞춰서 적극 동참하고 있다”며 “일부 예외사항이 있지만, 중소기업은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타트업투데이=염현주 기자] yhj@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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