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벤처투자 규모 7조 7,000억 원∙∙∙역대 최고 실적 기록
“올해 상∙하반기에도 벤처투자 활발해질 것” 전망
국내 시중은행, 스타트업 발굴∙육성 위한 펀드 조성 현황은?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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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투데이] 최근 국내 은행권이 스타트업 발굴∙육성을 위한 펀드 조성에 나서고 있다. KDB산업은행은 지난해 말 미래 신산업 육성∙차세대 유망기업 지원을 위해 33조 6,0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운영했으며, IBK기업은행은 지난 2년간 총 1조 5,000억 원의 모험자본 공급을 목표로 유망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 초 중소벤처기업부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벤처투자 규모는 7조 6,802억 원으로 코로나19 장기화 속에서도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2017년 약 2조 4,000억 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년 만에 3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지난해 투자 건수와 건당 투자금액, 피투자기업 수 모두 최고치를 기록하며 벤처투자업계가 활기를 띠었다는 게 중기부 측의 설명이다. 평균적으로 보면 2,438개사가 2.3회에 걸쳐 31억 5,000만 원을 투자받았다. 

일각에서는 국내 은행권이 스타트업 발굴∙육성을 위한 펀드를 출시하는 가운데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벤처투자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KDB미래전략연구소 최현희 연구위원은 지난 3월 공개한 ‘코로나19 이후 해외 스타트업 정책동향과 주요 변화’를 통해 “한국도 국가전략기술 및 산업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스타트업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며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을 활용해 이를 효과적으로 지원할 정책금융의 설계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기적인 지원이 필요한 만큼, 정책금융의 적정규모와 민간투자 유도를 위해 정책목적과 상업적 이익간의 균형을 어느 수준에서 맞출 것인지 결정할 것”을 강조했다. 

 

신한금융, 원신한 1호 이어 2호 조성∙∙∙총 3,000억 원 규모

2019년 말부터 확산된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 이동제한 등으로 회사, 학교, 식당 등에서는 비대면 업무가 진행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산업계는 디지털 전환에 초점을 맞추고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메타버스 등 디지털 혁신을 통해 변화를 꾀하고 있다. 

국내 시중은행의 펀드 조성 키워드는 ‘디지털’이다. 신한금융그룹은 그룹의 디지털 전환 및 생태계 확장 가속화를 위해, 하나금융그룹과 KB금융그룹은 AI, 빅데이터, 메타버스 등 혁신기술을 보유한 벤처∙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펀드를 조성했다. 

 

신한금융그룹은 ‘원신한 커넥트 신기술투자조합 제1호’에 이어 2호를 조성했다(사진=신한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은 ‘원신한 커넥트 신기술투자조합 제1호’에 이어 2호를 조성했다(사진=신한금융그룹)

먼저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4일 디지털 전략적 투자(SI) 펀드인 ‘원신한 커넥트 신기술투자조합 제2호’를 조성했다. 

앞서 신한금융은 지난해 4월 총 3,000억 원 규모의 ‘원신한 커넥트 신기술투자조합 제1호’ 펀드를 결성했다. 투자 대상은 유망 벤처∙스타트업이다. 

신한금융은 제1조 펀드 조성 이후 헬스케어 기업 ‘창헬스케어’,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 메타버스 전문기업 ‘갤럭시코퍼레이션’, 명품 플랫폼 ‘발란’, AI 전문기업 ‘자이냅스’ 등에 2,200여억 원을 투자했다. 지난달 11일에는 인테리어∙리모델링 전문 프롭테크(Prop-Tech) 스타트업 ‘아파트멘터리’에 100억 원을 추가로 투자하며 지금까지 총 2,245억 원 규모의 투자를 완료했다. 

신한금융은 2호 펀드를 통해 AI와 메타버스 비롯해 블록체인, 디지털 자산, 웹 3.0 등 유망 디지털 기술을 보유한 다양한 기업에 투자를 강화할 계획이다. 1호 펀드와 마찬가지로 2호 펀드 역시 그룹사가 공동으로 출자해 3,000억 원 규모로 조성됐다. 신한캐피탈이 펀드운용을 맡는다. 

신한금융 김명희 부사장(CDO)는 “신한금융은 그룹의 비전인 ‘더 쉽고 편안한, 더 새로운 금융’을 목표로, 디지털을 통한 고객, 투자기업, 신한금융 모두의 가치 증대를 의미하는 ‘Digital To Value’를 추구하고 있다”며 “금융과 비금융을 아우르는 디지털 전략적 투자를 통해 디지털 생태계 확장을 더욱 가속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나∙KB금융, 그룹사 간 협업 네트워크 형성 통한 성장 지원

하나금융그룹은 혁신기술 벤처∙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하나 비욘드 파이낸스 펀드’를 설립했다(사진=하나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은 혁신기술 벤처∙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하나 비욘드 파이낸스 펀드’를 설립했다(사진=하나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과 KB금융그룹도 디지털 혁신기술을 보유한 벤처∙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펀드를 조성했다. 

하나금융은 지난 2일 SI 펀드 ‘하나 비욘드 파이낸스 펀드’(Hana Beyond Finance Fund)를 설립했다. 규모는 3,000억 원이다. 

해당 펀드는 신기술사업투자조합 형태로 결성된다.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은 「신기술사업금융지원에 관한 법률 제7조」에 따라 신기술사업자에 투자할 목적으로 설립하는 조합이다. 금융사가 비금융사와 공동출자 형태로 이뤄진다. 금융사는 그 조합의 자금을 운용∙관리할 수 있다. 

하나 비욘드 파이낸스 펀드는 하나벤처스와 하나금융투자가 공동운영(Co-GP)을 맡으며 하나은행, 하나카드, 하나캐피탈, 하나생명, 하나손해보험이 출자자(LP)로 참여한다. 

앞으로 하나금융은 그룹의 주요 관계사 간 긴밀한 협업 네트워크를 형성해 유망 벤처∙스타트업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 여의도본점(사진=KB금융그룹)
KB국민은행 여의도본점(사진=KB금융그룹)

이보다 앞서 KB금융은 지난해 말 벤처투자조합 형태로  ‘KB 디지털 플랫폼 펀드’를 설립했다. 벤처투자조합은 투자사가 벤처투자와 그 성과의 배분을 주된 목적으로 결성하는 조합이다. 

KB 디지털 플랫폼 펀드의 규모는 총 3,000억 원이며 주요 투자대상은 국내∙외 디지털ž플랫폼 기업이다. 공동운용 업무는 KB인베스트먼트와 KB증권이 맡고 출자자로는 KB국민은행, KB손해보험, KB국민카드, 푸르덴셜생명, KB캐피탈, KB생명보험 등 다수의 계열사가 참여한다. 

KB금융 관계자는 “AI, 빅데이터, 메타버스, 디지털 자산, 소프트웨어 등 혁신 기술을 보유한 디지털 기업과 혁신적 사업모델, MZ세대 고객층을 보유한 플랫폼 기업에 대한 투자를 가속화할 계획”이라며 “그룹 내 계열사와 협업 가능한 기업을 적극적으로 발굴∙육성해 디지털 생태계 구축하고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등 디지털 리더십을 확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타트업투데이=염현주 기자] yhj@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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