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소비층으로 MZ세대 주목∙∙∙“앞으로 MZ세대 영향력↑” 전망
美 씨티은행, 팀원 간 의사소통 위해 트레이더 전용 AR 분석기 구축
JP모건∙웰스파고, 직원 교육 위해 메타버스 활용하기도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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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투데이] 메타버스 시장과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혼합현실(XR) 등 관련 핵심 기술이 발달하면서 국내∙외 은행권이 메타버스 도입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특히 은행권은 새로운 소비층인 MZ세대를 유입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메타버스를 도입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IBK기업은행과 우리은행은 메타버스 플랫폼에 ‘IBK도토리은행’과 ‘우리메타브랜치’를 개소했으며 하나은행은 큐브엔터테인먼트, 더 샌드박스와 메타버스 기반의 콘텐츠 확장을 위해 MOU를 체결했다. 

KB국민은행은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ZEPETO)에 ‘KB청춘마루 인(in) 큽월드(KB world)’를, 신한은행은 메타버스 플랫폼 ‘시나몬’(Shinamon) 자체 구축을 통해 다양한 금융 콘텐츠를 선보일 전망이다. 

하나금융연구소 신석영 연구위원은 지난해 8월 발표한 ‘은행권은 왜 메타버스에 주목하는가’를 통해 “빅테크 기업은 전통적 금융 서비스를 해체(Unbundling)하고 ICT 기술을 통한 효율적 서비스를 MZ 세대에게 제공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이 부상하면서 ICT 기술력과 폭넓은 MZ 세대 고객 기반을 바탕으로 전통 금융업에 공격적으로 진입하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즉, 메타버스 안에서의 소통을 선호하는 MZ세대를 새로운 소비층으로 보고 이들을 유입시키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해외 은행의 메타버스 활용 사례와 MZ세대를 새로운 소비층으로 본 구체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사진=JP모건 체이스 공식 페이스북
사진=JP모건 체이스 공식 페이스북

 

비용절감 및 고객 서비스↑ 목표

해외은행은 비용절감과 고객 서비스 향상을 위해 메타버스를 활용하는 모습이다. 메타버스 내 가상공간을 마련해 투자상담, 대출 등의 업무를 지원하거나 VR과 AR 체험에 특화된 디지털 영업점을 도입하고 있다. 

미국 씨티은행(City Bank)은 오프라인 자료의 디지털화와 팀원 간 의사소통을 위해 ‘홀로그래픽 워크스테이션’(Holographic Workstation)을 구축했다. 홀로그래픽 워크스테이션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홀로렌즈(HoloLens) 기술을 활용해 만들어진 트레이더 전용 AR 분석기다. 금융시장에 형성된 많은 양의 데이터를 AR 기술로 시각화하며 트레이더가 시장 상황을 신속∙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미국 은행지주사 캐피털원(Capital One)은 ‘오토 네비게이터’(Auto Navigator)를 출시해 AR 기반의 자동차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이 앱으로 길에 있는 임의의 자동차를 스캔하면 그 자동차를 판매하는 인근의 대리점 위치와 금융 서비스 정보를 즉석에서 제공한다. 신차는 물론, 중고차에 대한 정보도 제공하며 실제 대출까지의 업무를 일괄적으로 지원한다. 

직원 교육에 메타버스를 활용한 사례도 있다. JP모건 체이스(JPMorgan Chase)는 VR 기술로 엔지니어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웰스파고(Wells Fargo)는 직원 교육을 위해 지점과 콜센터에서 발생하는 사례를 가상세계에 재현했다. 미국 대표 보험사 파머스 인슈어런스(Farmers Insurance)는 화재, 수해, 지진 등 다양한 조건의 피해 상황을 가상공간에 구현해 손해사정사가 이를 직접 체험하고 피해 견적을 산출하는 교육을 진행 중이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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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MZ세대 유입 위해 메타버스 주목∙∙∙이유는?

캐나다와 호주, 영국 내 은행도 메타버스를 도입했다. 캐나다 TD은행(Toronto-Dominion Bank)은 VIP 고객이 지점에서 투자상담을 요청하면 AR 기기로 고객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시각화하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호주 커먼웰스 은행(Commonwealth Bank)은 오프라인 부동산 업무를 대체하는 데 메타버스를 사용한다. AR 기기로 실제 부동산 매물을 비추면 매매 및 대출과 관련된 정보를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영국 HSBC는 메타버스 시대에 최적화된 디지털 점포를 싱가포르 등 주요 거점에 설치∙운영 중이며 프랑스 BNP 파리바(BNP Paribas)는 개인 고객이 은행 업무를 사전에 이해할 수 있도록 가상체험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한편 은행권은 왜 MZ세대에 주목했을까. 신석영 연구위원은 “금융서비스의 특징 중 하나는 고객의 선호가 한번 자리를 잡으면 지속적으로 유지된다는 점”이라며 “MZ 세대가 이미 금융소비자의 핵심 위치를 차지하고 앞으로 그 영향력이 증대된다는 점이 이유”라고 밝혔다. 

은행권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했던 만큼, MZ세대가 새로운 소통 수단으로 ‘메타버스를 선택했다’는 점도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신 연구원은 “메타버스 열풍의 중심에 있는 제페토나 로블록스(Roblox) 등 메타버스 플랫폼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MZ세대를 위한 사회적 장을 제공했다”며 “메타버스 플랫폼의 주 이용층은 10대인 점, 은행권은 이들과 실시간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 등 MZ세대를 겨냥한 메타버스 상품 추진에 집중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타트업투데이=염현주 기자] yhj@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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