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셀, 1mm 내외 3차원 구슬형 태양전지 개발
소프트폼, 표면 실장 기술 적용한 투명성∙유연성 갖춘 태양광 모듈
2년 연속 CES 혁신상∙2022 에디슨 어워드 수상

왼쪽부터 소프트피브이 안현우 대표와 이성규 CTO(사진=소프트피브이)
왼쪽부터 소프트피브이 안현우 대표와 이성규 CTO(사진=소프트피브이)

[스타트업투데이] 신재생 에너지원으로 무한정∙무공해 태양광이 글로벌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다. 영국 기후∙에너지 싱크탱크 엠버(EMBER)의 ‘국제전력리뷰 2022’에 따르면 전세계 태양광으로 생산한 전력이 처음으로 10%를 넘어섰다.

흔히 보이는 건물 옥상의 검은 사각형 태양광 필름은 일조량과 방향, 시간에 따라 발전량의 큰 차이를 보인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미국 인스트루먼트(Instruments), 일본 볼 세마이컨덕트(Ball semiconductor) 등은 구슬형 태양 전지 개발에 나섰었지만, 대량생산체제 구축 문제 등으로 상용화에 실패했었다. 

소프트피브이는 2019년 세계 최초로 구슬형 태양전지를 개발한 데 이어 투명하고 유연한 태양광 패널 개발에 성공했다. 현재 태양광 나무로 에너지 자립을 실현하고 있는 소프트피브이 안현우 대표를 만나봤다. 그가 가져온 은색 철가방에는 난생 처음 보는 제품이 가득했다.

 

최적의 태양전지 위한 두 엔지니어의 10년 여의 구상

나뭇잎 모양의 태양광 모듈을 시연 중인 소프트피브이 안현우 대표
나뭇잎 모양의 태양광 모듈을 시연 중인 소프트피브이 안현우 대표

반도체 소자와 직접회로를 만드는 원료인 반도체 직접회로 패키지용 원판은 과거에는 일본 미쓰비시 케미컬 홀딩스(MCHC)가 전세계를 독점하고 있었다. 안 대표는 반도체 기판을 오랜 연구 끝에 국산화하는데 성공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아서디리틀 코리아(Arthur D. Little Korea)에서 신재생 에너지 전문위원으로 일하며 폴리실리콘 플랜트 등도 만들었다. 폴리실리콘은 태양광산업의 핵심 소재다.

이후 LG화학 신사업추진팀에서 근무하고 LG화학기술원 정보전자소재연구소에서 CSP기판을 개발하고 있을 때 LG전자  PCB 연구소장이었던 이성규 CTO를 만났다.

두 엔지니어의 만남은 구슬 모양의 태양전지를 세상에 내놓는 계기가 된다. 안 대표와 이 CTO는 2009년부터 10년 여 간 실리콘 볼과 태양전지를 결합한 지금의 소프트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후 2018년 소프트피브이를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구상해 왔던 소프트셀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소프트셀과 소프트폼이면 어떤 모양이든 제품 구현 

소프트셀은 3차원 초소형 SMD타입 태양전지다(사진=소프트피브이)
소프트셀은 3차원 초소형 SMD타입 태양전지다(사진=소프트피브이)

소프트셀은 1mm 내외의 3차원 구슬 모양 실리콘을 이용해 가지각색의 전자부품으로 사용 가능한 태양전지다.

“반도체 기업에서 일하면서 칩들을 보며 빅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 시대와 로봇 시대가 오겠구나 생각했습니다. 로봇시대가 오면 에너지 자립이 필요하잖아요. 무한 에너지원인 태양에서 그 해법을 찾았죠.”

로봇시대에는 방대한 데이터에 기반한 실시간 모니터링을 할 수 있는 센서 네트워크를 구동해야 한다. 센서가 작동하려면 전기 에너지가 필요하다. 태양 전자판으로 지구 표면을 전부 덮을 수 없으니 단위 면적당 전력 생산량이 중요하다.

소프트셀은 반도체와 같은 기능을 한다. 하단에 플러스와 마이너스 두 전극이 있어 그늘짐을 최소화하고 태양광 흡수를 최대화한다. 태양 에너지를 받은 실리콘 볼은 전자와 정공이 생성되고 분리된다. 소프트폼의 연결된 단자를 통해 하단의 전극들이 전기회로로 에너지를 전달한다.

실제 우리나라의 태양광 발전 시간은 일평균 3.6시간이다. 가장 많은 전력을 생산하는 낮과 빛이 수직으로 들어왔을 때의 기준이다. 소프트셀은 구슬 모양의 입체구조로 어느 방향이든지 수직이 90도로 빛을 흡수할 수 있도록 수광 면적이 넓다. 이에 2차원 태양광 모듈 대비 2배 이상의 전력효율을 낼 수 있다.

 

소프트셀은 두께가 얇아 유연한 제작이 가능하다(사진=소프트피브이)
소프트셀은 두께가 얇아 유연한 제작이 가능하다(사진=소프트피브이)

소프트셀의 경쟁력은 투명도와 유연성에 있다. 소프트셀은 1mm부터 0.5mm까지 크기는 물론, 자유롭게 간격까지 조절할 수 있어 투명한 필름을 사용할 수 있다. 투명하고 유연한 필름 위에 자유로운 직∙병렬 구조의 회로 디자인도 가능하다. 기존 결정형 태양광 모듈은 2차 이상 적층이 불가능했다.

투명하기에 여러 층의 모듈을 쌓을 수 있어 단위 면적당 최대 전력 생산이 가능하다. 건물 외관의 창문에 다양한 컬러를 넣어 사용할 수 있으며 두루마리로 말아서 사용할 수도 있다.

소프트셀을 연결하는 투명하고 유연한 소프트폼은 흔히 전자부품을 연결할 때 쓰는 녹색 보드 역할을 한다. 투명하고 유연한 소프트폼 위에 표면실장(SMD) 기술로 소프트셀과 단자를 연결한다. 소프트셀과 전자회로가 새겨진 소프트폼을 접합해 다양한 제품을 개발할 수 있다. 이에 센서 네트워크와 웨어러블, 의료용 패치 및 바이오센서, 건물일체형 태양광(BIPV) 모듈, 투명디스플레이와 드론 등 수많은 응용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솔트리아는 소프트셀을 적용한 나뭇잎 모양 태양광 모듈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단위 면적당 태양광 전력 생산이 가능한 태양광 발전시스템이다.

“지구에서 가장 태양을 필요로 하는 건 나무잖아요. 나무에 수천 개의 나뭇잎이 달려있듯이 솔트리아 나무 한 그루로 엄청난 태양 에너지를 흡수할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 전력난 돕는 착한 기후테크 기업될 것

태양광을 최대한 흡수하기 위해 나뭇잎 형태로 제작됐다
태양광을 최대한 흡수하기 위해 나뭇잎 형태로 제작됐다

소프트피브이는 원천특허 2개를 포함해 국내∙외 18개 이상의 지식재산권을 확보하고 있다. 소프트피브이는 소프트셀과 솔트리아로 지난해와 올해 연속으로 CES 혁신상을 받았으며, 지난 4월에는 2022 에디슨 어워드에서 소비자 솔루션∙첨단소재 상품 분야에서 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안 대표는 자체 개발한 태양광 전지를 중심으로 스마트 교통시스템, 스마트 농업, 태양광 나무 등 시제품으로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달에는 위더스 투자조합에서 37억 원의 투자 유치로 누적 투자금 약 80억 원을 달성했다.

소프트셀 외에도 마이크로 배터리, 컨버터, 수신과 발신이 동시에 이뤄지는 통신 칩들을 개발하고 있다. 빛이 없을 때도 마이크로 배터리는 소프트셀에서 생산된 전력을 저장하는 전자부품으로 소프트셀의 꾸준한 작동을 돕는다.

소프트피브이는 태양광 에너지 솔루션으로 글로벌 기후테크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전력 부족 문제에 시달리는 아프리카를 돕고 지구 온난화를 해결하는 것이 안 대표의 최종적인 꿈이다.

[스타트업투데이=신드보라 기자] masr@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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