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에 주목하는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탈 자금 신생 스타트업 기후 기술로 모여

[스타트업투데이] 기후 위기라는 인류가 맞닥뜨린 가장 큰 난제에 지구를 지키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각국 스타트업들은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을 내세워 기후위기 해결과 동시에 지속가능한 미래 성장 기반을 구축해가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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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대응은 전 지구적 해결과제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20년 사이 지구 평균 온도는 1.2℃가 더 올랐다. 현 수준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유지한다면 2030년을 전후해 1.5℃를 넘을 가능성이 크다. 1.5℃ 상승 시 인류와 생태계, 더 나아가 지구의 미래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기후 위기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으며 환경 파괴가 이런 방식으로 계속되면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의 대유행도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기후 변화로 인한 최악의 사태를 피하기 위해선 2050년까지 ‘탄소중립’ 즉, 온실가스 순배출 ‘제로(0)’를 달성해야 한다. 

당장 앞으로 다가온 전 지구적 현실에 각국 정부는 탄소 중립 정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업들 역시 탄소 제로 경제로의 전환이 불가피함을 인지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기후테크 시장에 투자자들 몰려…실리콘밸리도 주목

전세계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탈(脫)탄소’를 선언한 가운데 탄소중립 시대를 열 이른바 기후테크 스타트업에 투자자들의 시선이 쏠린다. 

기후테크란, 온실가스 배출 감소와 지구 온난화를 해결할 수 있는 범위의 모든 기술을 일컫는다. 대부분의 산업에 적용될 수 있어 접근성이 높다.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큰 자산 운용사인 블랙록은 투자 전략의 핵심으로 기후위기를 꼽은 바 있다. 

시장 조사업체 피치북(Pitchbook)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기후테크 관련 벤처기업에 유입된 투자금은 2020년 160억 달러(약 18조 4,000억 원)에 달했다. 2012년 10억 달러에 불과했던 투자금은 10년 사이 16배 가량 증가했다. 2021년에는 2020년의 2배가 넘는 400억 달러(약 51조 원)의 투자가 이뤄졌다. 

기후테크는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한 글로벌 과제일 뿐만 아니라 기업의 생존 전략이 됐다. 특히 빠른 속도와 과감한 혁신이 필요한 기후테크 시장에서 스타트업의 가치는 높게 평가되고 있다. 이에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녹색 스타트업’을 조기에 발굴하려는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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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첨단 기술을 상징하는 실리콘밸리도 차세대 비즈니스 기회로 ‘기후 위기’에 주목하고 있다. ‘스타트업의 요람’으로 불리는 실리콘밸리는 미국 전체 투자자금 중 40%가 몰리는 곳이다. 

특히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가 뒤따르면서 기후테크 스타트업들의 성장세를 부추기고 있다. 

이들은 대기 중 탄소 제거 솔루션을 보유한 클라임웍스(Climeworks), CCS 기술로 주목받는 카본큐어테크놀로지(CarbonCure Technology), AI로 거울의 방향을 움직여 1000℃ 이상 온도를 생성하는 독보적 태양광 발전 기술을 보유한 헬리오겐(Heliogen) 등 전기차, CCS(탄소 포집∙저장) 기술 개발, 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저탄소 경제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는 2040년까지 아마존 전체에서 완전한 탄소중립을 이룬다는 목표로 관련 기술∙서비스 개발에 20억 달러(약 2조 5,700억 원)투자 계획을 밝혔다. 

지난해 140만 톤의 탄소 제거를 위한 세계 최대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 마이크로소프트는 2022 회계연도에는 150만 톤의 탄소 제거 투자를 목표하고 있다. 또한 기후혁신기금(Climate Innovation Fund)을 통해 스타트업 성장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투자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늘며 기후테크 스타트업들이 단기간에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며 “불과 1년 만에 기업 가치가 10배 이상 성장한 스타트업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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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의 새로운 성장동력 ‘기후테크’

벤처캐피탈과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기후테크 분야에 주목하면서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다수가 기후위기 대응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테슬라(TESLA), 비욘드미트(Beyond Meat), 인디고 애그리컬처(indigo Agriculture) 등은 기후테크를 연구해 기업 가치가 1조 원의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한 대표적인 사례다. 

현재 급성장세를 보이면서 유니콘 기업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보이는 기후테크 스타트업은 가정용 리사이클링 시스템의 효율화를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라소 루프(Lasso Loop), 대형 항공기에 사용되는 수소전지 엔진을 개발하는 제로아비아(Zeroavia), 전기차 개발 스타트업 루시드 모터스(Lucid Motors) 등이다. 전 세계가 기후위기 대응 속도를 높이며 앞으로 성장세는 더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도 우수 기술을 보유한 유망 기후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활발하다. 지난해 700억 원대 글로벌 기후테크 벤처펀드가 결성됐고, 국내 초기 기후테크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100억 원 규모의 투자조합도 설립됐다. 

법제화와 자본 유입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만큼, 다양한 기후테크 스타트업들이 활약하고 있으며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카이스트와 MIT 연구진이 설립한 에너지저장장치(ESS) 특화 딥테크 기업 스탠더드에너지는 소프트뱅크벤처스로부터 100억 원을 투자받아 주목을 받았다. 

그 외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 언리미트의 지구인컴퍼니, 바나듐 레독스 흐름전지를 만드는 에이치투, 국내 폐자원 수집 처리 기업 리코, 풍력 발전량을 예측하는 식스티헤르츠, 해조류 기반 배양육을 생산하는 씨위드 등 다양한 분야의 기후테크 스타트업들이 빠른 성장을 보이며 유니콘 기업으로 도약할 준비를 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앞으로 수 년 동안 기후 위기가 글로벌 스타트업 세계를 재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데이터 중심의 인공지능 기반 스타트업들의 시장 점유율 확대를 예측하고 있다. 

[스타트업투데이=김가람 기자] snowcat74@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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