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구 10만 명당 교통사고 사망자 6.5명∙∙∙OECD 회원국 중 27위
박추진 대표, “새 모빌리티 등장할 때마다 사고 방지∙대처할 보편적 기술 필요”
커넥티드 카 활용한 모빌리티 안전사고↓ 목표

별따러가자 박추진 대표(사진=별따러가자)
별따러가자 박추진 대표(사진=별따러가자)

[스타트업투데이] 도로교통공단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OECD 회원국 교통사고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한국 인구 10만 명당 교통사고 사망자는 6.5명으로 36개 회원국 중 27위다. 자동차 1만 대 당 사망자 수는 1.2명으로 31위를 기록했다. 

2018년 인구 10만 명 당 교통사고 사망자가 7.3명, 자동차 1만 대 당 사망자가 1.4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조금 개선된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OECD 회원국 평균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4차산업혁명을 기점으로 코로나팬데믹, 기후변화 위기, 인구구조변화, 지역불균형 등이 맞물리면서 모빌리티(Mobility) 시장도 변화를 맞았다. 과거 모빌리티 서비스는 버스나 철도 등 대중교통과 승용차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오토바이, 공유 자전거,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서비스로 범위가 확장됐다. 

모빌리티 종류가 많아지면서 그에 따른 사고 위험성도 다양해졌다. 특히 교통사고는 ‘나 혼자 조심한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다’라는 말이 나올 만큼, 지나치게 조심해도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데다가 주위에서 가장 가까운 위협으로 꼽힌다. 

‘별따러가자’는 이런 모빌리티의 안전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했다. 박추진 대표는 “새로우면서도 혁신적인 모빌리티가 등장할 때마다 사고를 방지하고 대처할 수 있는 보편적인 기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모빌리티 종류와 상관없이 누구나 안심하고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안전한 모빌리티 문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전했다. 

박추진 대표가 제안하는 안전한 모빌리티 문화 조성 방법은 무엇일까. 

 

사진=라이더로그
사진=라이더로그

 

소형 모빌리티의 세세한 움직임 기록∙저장∙∙∙사고 예방도 가능

‘하인리히 법칙’(Heinrich法則)은 큰 사고나 재해가 발생하기 전에 그와 관련된 수많은 가벼운 사고와 징후가 반드시 존재한다는 법칙이다. 1930년대 초 미국 보험회사 관리 감독자였던 하인리히는 5,000여 건의 산업 재해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이 법칙을 주창했다. 

박추진 대표는 하인리히 법칙을 언급하며 “3,000건 이상의 불안전한 행동이 300건의 아차사고와 29건의 일반사고, 1번의 대형사고를 만든다”고 말했다. 

별따라가자는 모빌리티 안전문제를 해결하고자 ‘라이더로그’(RIDER LOG)를 개발했다. 라이더로그는 센서 기반 소형 모빌리티 관제 솔루션으로 사물인터넷(IoT) 기기와 앱으로 구성돼 있다. 운전자의 운전 습관을 파악하고 카메라와 GPS, CCTV 등으로 알 수 없었던 소형 모빌리티의 세세한 움직임을 기록∙저장한다. 사고 위험성이 큰 구역을 지나갈 때를 미리 인지해 사고를 예방하기도 한다. 

실제 사고가 발생했다면 인공지능(AI)이 사고를 판단하고 이머전시 콜(비상통화, Emergency Call)을 자동으로 실행한다. 이를 통해 사고자 구조에 대한 골든타임(Golden Time)을 확보할 수 있다. 사고가 수습된 후에는 사고 원인, 충격력, 방향 등을 정밀하게 분석하고 가상현실에서 재연하기도 한다. 

 

라이더로그 운행 시스템(사진=별따러가자)
라이더로그 운행 시스템(사진=별따러가자)

 

모션 정보 이용한 운행 안전 파악∙∙∙“프라이버시 문제 해결 기대”

박 대표는 ‘모션정보를 이용한 운행 안전 파악’을 라이더로그의 강점으로 꼽았다. 2018년 LG디스플레이 사내벤처로 시작한 별따러가자는 당시 야외에서 사용이 가능한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컨트롤러를 개발하려고 했다. 이때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2020년 별따러가자를 본격적으로 창업했고 모션정보를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에 활용해 모빌리티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한 기술 개발에 주력했다. 

박 대표는 “카메라, 레이더(radar), 라이다(lidar) 등 기존 비전(Vision) 기반의 운행파악 방식은 모빌리티 차체와 외부와의 관계 중심”이라면서도 “운행파악에 사용할 수는 있지만, 대부분 자율주행 기술에 집중돼 있어 안전정보 파악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라이더로그는 영상이 아닌 물리데이터를 기반으로 정보를 수집하기 때문에 무선통신과 AI에 훨씬 친화적이라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그는 프라이버시와 관련된 문제도 해결할 것으로 보았다. 

박 대표는 “비전 기반의 커넥티드 카가 많아지면서 모빌리티가 주행 중일 때는 실시간으로 주위를 촬영하면서 돌아다닌다”며 “유럽연합(EU)이나 영국 등에서 프라이버시 보호와 관련해 강도 높은 모빌리티 규제를 시행하고 있는데 라이더로그에 적용된 기술이 이런 규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사진=별따러가자
사진=별따러가자

 

“수도권 남부 도시 배달원 중 80%가 라이더로그 이용”

현재 라이더로그는 수도권 남부 도시에서 주로 서비스되고 있다. 이 지역 배달원 중 약 80%가 라이더로그를 이용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반응도 긍정적이다. 박 대표는 “그동안 배달원의 안전관리는 사고 발생 시 당사자가 전화하거나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밖에 없었다”며 “자동으로 사고를 감지하는 데다 운전자의 운전습관을 개선하고 카메라형 블랙박스가 없는 배달원도 사고 상황을 알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와 함께 안전을 위한 비용도 저감하게 돼 라이더로그 서비스를 반기는 배달원이 느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인구밀도가 낮고 대중교통이 발달되지 않은, 소위 ‘시골’에 ‘지역 스마트 빌리지’를 구축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는 반응이다. 박 대표는 “초고령화가 진행되는 지역은 대부분 이륜차, 삼륜차, 경운기 등으로 이동한다”며 “이 때 발생하는 사고에 대해 당사자가 스스로 구조요청하기 어렵고 대신 신고해줄 사람도 부족한 상황에서 별따러가자의 서비스가 도움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별따러가자는 교통안전공단과 함께 인구밀도가 낮은 지자체에서의 이동안전에 대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뿐만 아니라 에스토니아, 뉴질랜드, 짐바브웨 등 해외 정부기관과도 스마트 모빌리티 시티 구축과 관련해 논의하고 있다. 

더 나아가 라이더로그와 여기에 적용된 기술을 통한 보험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운행 습관 분석을 통한 유의미한 생활습관과의 연계를 통한 마이데이터 사업도 계획 중이다. 

박 대표는 “안전을 관리하면서 생성할 수 있는 데이터와 이를 토대로 보험과 연계할 수 있는 안전 정보는 많다”며 “교통안전을 바라보는 태도 개선은 사회구성원 모두의 인식 변화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타트업투데이=염현주 기자] yhj@startuptoday.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타트업투데이(STARTUP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