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 화물마당 지분 49% 확보∙∙∙2대 주주 올라
“주선사 업무 효율성 및 비용 효율화 방법 도입”
미들마일 시장, ‘디지털 전환 느리다’ 지적∙∙∙“물류시장 디지털화 도울 것”

사진=카카오모빌리티
사진=카카오모빌리티

[스타트업투데이] 카카오가 미들마일(중간물류, Middle Mile)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모습이다. 

12일 물류 및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전국화물마당’(이하 화물마당)의 지분 49%를 인수하며 2대 주주에 오른다. 

화물마당은 전국화물자동차운송주선사연합회(이하 주선사연합회)가 운영하는 화물 중개 플랫폼으로 화물 운송을 위탁하는 화주와 실제 운송을 책임지는 차주를 연결한다. 화주가 플랫폼을 통해 화물 운송을 요청하면 차주가 이를 수락하는 방식이다. 

주선사연합회는 화물마당을 통해 ▲화물정보중계망을 통한 편리한 배차 의뢰 시스템 ▲공차등록을 통한 근거리 배차 ▲스마트폰용 배차프로그램 등 주선사업자 중심의 서비스로 차주에게는 양질의 운송물건 제공을, 주선회원사에는 경영 효율 극대화 등 선진화된 운송거래 문화를 조성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인수와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거래가 마무리되면 주선사연합회는 화물마당의 지분 51%를, 카카오모빌리티는 49%를 확보하며 각각 최대주주와 2대주주가 된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배차, 수요 매칭 등 주선사의 업무 효율성과 비용 효율화를 위한 방법을 도입할 계획”이라면서도 “기존 화물마당 앱을 그대로 활용할지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 없다”고 전했다.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대신 인수? “물류 산업 편의성↑ 목표”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카카오모빌리티의 미들마일 시장 진출로 해당 시장에 본격적인 디지털 전환이 일어날 것이라는 게 관련 업계의 시각이다. 

‘미들마일’은 원자재나 완성품을 생산지에서 물류창고와 판매처까지 이동시키는 기업 간 거래(B2B) 운송이다. 물류창고나 판매처에서 최종적으로 소비자에게 배송되는 택배, 퀴서비스 등 라스트마일(Last Mile)의 전 단계를 일컫는다. 

미드마일의 시장규모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물류업계는 지난해 기준 30조 원 이상으로 보고 있다. 7조 5,000억 원 규모로 추산되는 라스트마일 시장보다 4배 가까이 큰 셈이다. 

4차 산업시대에 접어들며 대부분 산업에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이 융합된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고 있지만, 그동안 물류∙화물차 시장에서만큼은 디지털 전환 속도가 느리다는 지적이 있었다. 

특히 라스트마일의 경우 소비자의 니즈가 커지면서 디지털이 결합된 서비스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미들마일은 여전히 업체 간 거래를 수기로 작성하며 서비스를 유지해 왔다. 

다만, 이번 거래가 미들마일 시장으로의 진출이 아닌 물류시장의 디지털화를 돕겠다는 게 카카오모빌리티 측의 입장이다. 해당 지분 인수건 역시 주선사연합회가 운송∙배차 시스템의 디지털화를 위해 카카오모빌리티에 도움을 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카카오가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대신 미들마일로 성장 돌파구를 찾은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 8월 “카카오모빌리티의 주주구성 변경을 검토해왔으나 이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하며 매각 철회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모빌리티 산업 발전과 동시에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새로운 서비스나 사업 검토 시 업계와의 협업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게 원칙”이라며 “화물마당이 확보한 주선사 고객을 적극 활용해 물류 산업의 편의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중심, 물류 생태계 확장↑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지난 5월 ‘카카오 i 라스‘를 공식 출범했다(사진=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지난 5월 ‘카카오 i 라스‘를 공식 출범했다(사진=카카오엔터프라이즈)

한편 카카오는 그동안 카카오엔터프라이즈를 중심으로 물류 생태계 확장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왔다. 

지난해 7월에는 hy(舊 한국야쿠르트)와 ‘전략적 물류체계 구축’을 위해, 11월에는 동원디어푸드와 ‘AI 기반 커머스 플랫폼 및 물류 서비스 혁신’을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올해 4월에는 오리온과 손잡고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물류 플랫폼 ‘카카오 i 라스’(Kakao i LaaS)를 적용해 물류 시스템 개선에 나섰고 그다음 달인 5월에 ‘카카오 i 라스‘를 공식 출범했다. 앞으로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기존 물류 업계가 효율성, 유연성, 디지털화 측면에서 겪고 있던 어려움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백상엽 대표는 카카오 i 라스 출범식에서 “유통, 풀필먼트, 배송 등 복잡하게 느껴지던 물류에 ‘다양성’이라는 새로운 관점을 더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파트너와 윈윈(win-win)하는 더 나은 물류 생태계를 만들어갈 것”이라며 “소비자가 한층 더 합리적인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스타트업투데이=염현주 기자] yhj@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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