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 임직원 노동환경에 대한 협의체 구성∙∙∙지속해서 대화 잇기로
MBK파트너스, 경영권 인수 위한 실사 착수∙∙∙지분 50.01% 이상 인수 가닥
거래가∙거래대상 밝혀지지 않아∙∙∙기업가치 최대 8조 5,000억 원 평가

사진=카카오모빌리티
사진=카카오모빌리티

[스타트업투데이] 카카오가 카카오모빌리티를 MBK파트너스에 매각하기로 했지만, 카카오 노동조합은 여전히 매각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최근에는 카카오 측과 노동조합 측이 면담을 진행한 가운데 양측은 매각 사안을 포함해 카카오모빌리티 임직원의 노동환경에 대해 협의체를 구성하고 대화를 지속해서 이어가기로 했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지회장 서승욱, 이하 크루유니언)는 6일 여민수 카카오 코퍼레이트얼라인먼트 센터장과 면담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앞서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카카오모빌리티 경영권 인수를 위한 실사에 착수했다. 정확한 거래가와 거래 대상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IB 업계는 MBK파트너스가 카카오모빌리티의 재무적 투자자(FI)인 미국계 사모펀드 텍사스퍼시픽글로벌(TPG)과 칼라일그룹(Carlyle Group)이 보유한 주식 등 50.01% 이상의 지분을 인수해 카카오가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분 일부를 보유하면서 플랫폼을 계속 활용할 수 있도록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기업가치 역시 최대 8조 5,000억 원으로 평가하고 있다. 

 

카카오 vs 크루유니언, 어떤 이야기가 오갔나

카카오모빌리티 류긍선 CEO(사진=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모빌리티 류긍선 CEO(사진=카카오모빌리티)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27일 1차 협의에서 카카오 측은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추진 사실을 인정했다. 이번 협의는 비공식적인 자리였던 만큼, 구체적인 논의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 자리에는 김성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겸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장과 배재현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참석해 크루유니언 측과 매각 관련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카카오 측은 “카카오가 2대주주로 남아 향후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방향을 설계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지만, 크루유니언 측은 매각 반대 입장을 고수하며 “카카오모빌리티가 지속적인 성장할 방안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카카오 측은 “사모펀드 매각 이외의 옵션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또 크루유니언은 2차 협의에 앞서 카카오 측에 ▲모빌리티 경영진 도덕적 책임 이행 ▲임직원과 사업방향에 대한 검토 및 토론 진행 ▲카카오모빌리티의 사회적 책임 이행 경과 설명 ▲플랫폼노동자와 매각방향에 대한 논의 ▲김범수 센터장의 협의테이블 참여 등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 측은 지난 4일 “최종 결정자는 김성수 의장”이라며 “김범수 센터장은 논의 테이블에 참여할 수 없다”고 크루유니언의 요구사항을 일축했다. 이어 “카카오 내에서는 더 이상 모빌리티 플랫폼의 성장이 불가능하다”고 표명하며 “사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매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크루유니언 측은 “MBK파트너스와 같은 사모펀드에 매각되면 모빌리티 사업이 성장할 수 있는 근거가 있는가”라며 의문을 제기했고 카카오 측은 “모빌리티 사업을 이어나갈 의지가 없다”고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을 두고 두 차례의 협의가 이어졌지만, 양측의 의견차는 좁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정대 카카오모빌리티분회 스태프는 “2대 주주가 된다고 해서 카카오모빌리티의 성장이 담보된다는 카카오의 주장은 아이러니”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난해 카카오모빌리티는 처음으로 영업이익의 흑자 전환을 했고 사회적 책임도 이행 중”이라며 “이번 매각은 김범수 의장이 2022년 국정감사를 피하려고 하는 꼼수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크루유니언, 전 계열사 임직원 대상 매각 반대 서명운동 재개

카카오는 지난 4월 사회의 지속가능성에 기여하기 위한 카카오 공동체의 상생안과 비욘드 코리아 비전 달성을 위한 글로벌 사업 전개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김성수 CAC 센터장(사진=카카오)
카카오는 지난 4월 사회의 지속가능성에 기여하기 위한 카카오 공동체의 상생안과 비욘드 코리아 비전 달성을 위한 글로벌 사업 전개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김성수 CAC 센터장(사진=카카오)

앞서 지난달 15일 <한국경제>는 MBK파트너스가 카카오모빌리티 인수를 추진한다고 보도했고 다음 날 카카오 측은 “카카오의 주주가치 증대와 카카오모빌리티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재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공시했다. 이후 크루유니언은 성명서를 내며 매각을 반대해 왔다. 

현재 카카오는 크루유니언의 입장을 고려하면서도 MBK파트너스 측의 인수가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방식으로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카카오모빌리티의 성장가능성도 공유한다는 전략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누적 가입자 3,000만 명, 월 활성이용자 1,000만 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 모빌리티 플랫폼이다. 지난 2015년 카카오가 카카오택시를 출범시키며 모빌리티 시장에 등장했다. 

일각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애초 계획했던 기업공개(IPO) 대신 경영권 매각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8월 주요 증권사에 입찰 제안을 요청하며 상장 준비에 돌입했다. 하지만 대리운전∙택시업계와의 갈등, 호출료 인상, 골목상권 침해 논란 등으로 카카오모빌리티의 사업 확장 계획에 차질이 생겨 매각을 추진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MBK파트너스 역시 카카오모빌리티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보유 중인 블라인드펀드(투자처를 정하지 않고 조성한 펀드)와 펀드 출자자로 확보한 국민연금, 캐나다연금(CPPIB) 등에 추가 공동 투자를 제안했다고 알려졌다. 

IB 업계 관계자는 “MBK 측은 총 거래가 8조 5,000억 원 중 절반가량인 4조 원 안팎의 인수 금융을 확보하기 위해 NH투자증권 등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기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며 “금융 자문은 모건스탠리 한국 법인이 맡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서승욱 카카오노동조합 지회장이 지난 5일 판교역 광장에서 카카오모빌리티 매각반대 1인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카카오노동조합)
서승욱 카카오노동조합 지회장이 지난 5일 판교역 광장에서 카카오모빌리티 매각반대 1인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카카오노동조합)

한편 크루유니언은 6일부터 전 계열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반대 서명운동을 재개하기로 했다. 향후 ▲카카오모빌리티 및 카카오 판교 사옥 앞에서 피켓 시위 ▲매각반대 기자회견 ▲카카오모빌리티와 단체교섭 등 카카오모빌리티의 사모펀드 매각 반대와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후속 단체행동에 나설 계획이다. 

[스타트업투데이=염현주 기자] yhj@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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