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는 제주 감귤에 주목
합성방부제, 인공 향∙색소 배제한 친환경 제품 제작
관광 식품 제조 시장까지 진출
“제주도 이점 활용∙∙∙지리적 한계 극복할 것”

제주클린산업 양홍석 대표(사진=제주클린산업)
제주클린산업 양홍석 대표(사진=제주클린산업)

[스타트업투데이] 제주도에서는 매년 약 50만 톤의 감귤이 생산된다. 제주특별자치도 감귤진흥과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감귤 생산량은 61만 3,000톤에 달했다. 이중 노지감귤 생산량은 약 46만 7,000톤이었다. 

생산량이 많은 만큼 해마다 버려지는 감귤의 양 역시 상당하다. 매년 폐기되는 비상품 감귤로 감귤 매립장은 포화 상태이며, 악취 등 다양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에 의하면 올해 노지감귤 생산량은 45만 7,000톤으로 예상되며, 이 가운데 판매되지 못하는 비상품 감귤은 약 7만 1,000톤으로 추정된다. 

제주클린산업은 이렇게 모양새나 크기 등의 이유로 버려지고 유통되지 못하는 제주의 파치 감귤을 활용해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현재 비상품 감귤로 친환경 위생 용품, 화장품 등을 제조하는 브랜드 ‘코코리제주’를 운영하고 있다. ‘코코리’는 제주 방언으로 ‘깨끗하게’라는 뜻이다. 

양홍석 대표는 “비상품 감귤을 이용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사람과 자연이 이로운 지속가능한 서비스를 제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버려지는 귤에서 추출한 오일로 친환경 제품 제작

사진=제주클린산업
사진=제주클린산업

제주클린사업은 2016년 농업회사법인으로 시작했다. 양 대표는 제주에서 나고 자란 제주 토박이다. 창업 전에는 몇 년간 경남 양산시에 있는 세제 제조 회사 친환경 파트 분야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양 대표는 “세제를 제작할 때 오렌지 오일은 매우 중요한 원료”라며 “이는 주로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수입해 사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미국과 관계가 나빠지면 수입이 지연되거나 단가가 폭등하는 피해를 입는다”며 “이에 제주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감귤을 떠올렸다”고 전했다. 

그는 지역 농가와 협력해 버려지는 감귤을 활용한 제품 개발에 나섰다. 비상품 감귤을 수매, 계약 재배 등을 통해 선별하고 상처가 있는 부분은 다듬고 세척했다. 이를 통째로 착즙해 원료로 추출해 친환경 제품을 제작했다.

현재 코코리제주 제품으로는 세탁∙주방 세제, 섬유 유연제, 핸드워시, 소독제 등이 있다. 남은 찌꺼기는 비료화해 토양으로 돌아가는 선순환 과정을 만들었다. 

 

코코리제주 제품(사진=제주클린산업)
코코리제주 제품(사진=제주클린산업)

양 대표는 “감귤 오일은 친환경 원료임에도 찌든 때 제거에 효율적이고, 탈취∙소취 효과 등의 기능이 탁월하다”며 “코코리제주는 유해한 합성방부제나 인공 향∙색소 등을 철저하게 배제해 천연 제품을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주클린산업은 제주의 자연재료를 이용한 먹거리 시장에도 진출했다. 일본 기업 ‘카게츠제과’와 기술 협약을 체결하고 제주 원과를 활용한 천연 젤리 ‘코코리샤벳젤리’를 출시했다. 코코리샤벳젤리는 제주 만감류와 농산물을 사용해 한천을 베이스로 한 젤리다. 저분자피쉬콜라겐과 식물성 젤라틴을 함유하고 있다. 

양 대표는 “샤벳젤리를 시작으로 관광 식품을 제조하고 유통하는 중”이라며 “코코리제주 브랜드를 경험하는 공간으로 ‘코코리파이프’ 레스토랑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DMO 사업 참여∙∙∙소비자 반응은?

코코리샤벳젤리(사진=제주클린산업)
코코리샤벳젤리(사진=제주클린산업)

코코리제주 제품의 주 소비자는 친환경 제품을 선호하는 20~40대 여성이다. 양 대표는 “최근 친환경 제품에 대한 선호가 늘고,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개인 위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코코리제주 제품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클린산업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의 지역관광추진조직(DMO) 사업에 참여해 협업화 모델을 제안했다. 사업 계획은 빈 용기를 가져오면 주방 세제 등을 채워서 담아갈 수 있는 ‘코코리 리필스테이션’이었다. 이는 DMO 사업에 선정됐으며 현재 코코리 리필스테이션은 제주도 내 10개가 운영되고 있다. 

또 제주클린산업은 DMO 사업을 통해 ‘제주가치상점’에 입점했다. 가치상점은 제주공항 면세점에서 제주의 가치 있는 제품을 판매하는 상점으로, 소상공인의 제품이 수출로 이어지게 돕는 역할을 한다. 

양 대표는 “가치상점 입점으로 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확보하고 소비자 노출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며 “코코리제주 제품은 연속으로 가치상점 매출 1위를 달성했고, 이때 공산품이 관광상품으로서 성공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비전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제주클린산업은 제주공항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손 세정제를 개발했다. 이를 제주공항 전체 화장실에 비치했으며 소비자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제주도 이점 활용해 선순환 프로세스 구축

귤을 통째로 착즙해 원료로 추출하고, 남은 찌꺼기는 비료화한다(사진=제주클린산업)
귤을 통째로 착즙해 원료로 추출하고, 남은 찌꺼기는 비료화한다(사진=제주클린산업)

양 대표는 제주클린산업의 강점으로 핵심 원료가 주위에서 생산되고, 마지막 부산물까지 비료화해 다시 감귤밭으로 돌아가는 선순환 구조의 원료 수매를 꼽았다. 

그는 “제주도의 이점을 잘 활용해 농가와의 상생이라는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며 “비상품 감귤은 농장 생산량의 20~25%를 차지하는 만큼 애로사항이지만, 제주클린산업에는 좋은 원료”라고 설명했다. 

한편 양 대표는 섬이라는 제주도의 지리적 특성상 부자재의 공급이나 물류를 타지역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부자재는 육상∙해상 운송을 통해 섬에 들어오기 때문에 제조원가 상승이 불가피하며, 제품 배송은 제주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소비자 택배 부담이 높아진다. 

양 대표는 “섬에서 육지가 아닌, 육지에서 육지로 제공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해 대전에 지점을 설립할 예정”이라며 “제조와 물류 여건을 동시에 해결할 방안을 모색하고 실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제주클린산업
사진=제주클린산업

제주클린산업은 향후 바디워시, 입용제 등 인체 세정제와 스킨케어 등 화장품을 추가로 개발할 예정이다. 점차 제품 라인을 늘려나가면서 자연과 사람에 이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양 대표는 “수출 박람회, 수출 업체 문의 등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며 “국내를 넘어 해외로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트업투데이=신서경 기자] sk@startuptoday.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타트업투데이(STARTUP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