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픽코마, 보이스루 경영권 인수∙∙∙지분 70%가량 확보 예상
정확한 인수가 공개되지 않아∙∙∙약 200억 원 투입 전해져
일본∙프랑스 등 선진 웹툰 시장으로 콘텐츠 사업 확대 목표
“日 내 비즈니스 모델 다각화 모색 집중 전망”

사진=카카오픽코마
사진=카카오픽코마

[스타트업투데이] 카카오픽코마가 보이스루를 인수하며 콘텐츠 현지화에 적극 공략할 전망이다. 

16일 정보기술(IT) 및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픽코마(Kakao Piccoma)는 지난해 말 보이스루(Voithru) 경영권을 인수했다. 인수가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카카오픽코마는 이번 인수를 위해 약 200억 원을 투입했다고 전해진다. 

이번 거래가 마무리되면 카카오픽코마는 보이스루의 지분 70%가량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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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픽코마가 보이스루를 인수하려는 이유는? 

카카오픽코마는 일본과 프랑스 등 선진 웹툰 시장으로 콘텐츠 사업 확대를 위해 이번 인수를 추진한다는 게 IT 및 투자업계의 시각이다. 

2016년 설립된 카카오픽코마는 카카오의 글로벌 웹툰 플랫폼 자회사로 웹툰∙웹소설 플랫폼 ‘픽코마’(piccoma)를 운영하고 있다. 세계적인 만화 강대국으로 여겨지는 일본에서 일본 디지털 만화와 웹소설은 물론 한국의 경쟁력 있는 웹툰 콘텐츠를 제공하며 빠른 성장을 이뤄 왔다. 

그동안 카카오픽코마는 유럽 프랑스를 중점으로 현지화 전략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2021년 9월 프랑스에 ‘픽코마 유럽’(Piccoma Europe) 법인 설립을 완료하고 김형래 대표를 선임했다. 김 대표는 유럽 내 첫 디지털만화플랫폼 델리툰SAS(Delitoon SAS)에서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역임하며 현지 디지털 콘텐츠 산업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같은 해 11월에는 사명을 카카오재팬에서 카카오픽코마로 바꾸고 프랑스 웹툰 시장 진출을 통한 글로벌 종합 디지털 콘텐츠 플랫폼으로서의 본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후 프랑스 현지 문화를 비롯해 국민의 콘텐츠 이용방식 및 선호도, 라이프스타일 등을 분석해 현지에 최적화된 플랫폼 전략을 수립했다.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픽코마의 가장 큰 특징은 일본 만화와 한국 웹툰을 동시에 서비스한다는 점”이라며 “프랑스에 공개되지 않은 다수의 일본 만화와 인기 한국 웹툰을 작품 라인업에 올리는 등 현지 이용자의 취향을 반영한 작품을 선보이는 데 집중한다”고 설명했다. 

결과 역시 긍정적이다. 카카오픽코마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데이터AI 집계 결과, 일본 구글플레이와 앱스토어에서 픽코마는 게임을 포함한 전체 앱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연속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네 번째다. 

영업이익도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카카오가 콘텐츠 부문에서 부진한 실적을 보인 반면 카카오픽코마는 일본 앱 만화 시장에서 50% 이상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며 역대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배재현 카카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난해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글로벌 스토리 사업은 앞으로도 경쟁력 있는 지식재산(IP) 확보에 집중하면서 글로벌 시장 내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며 “탄력적이고 효율적인 마케팅 지속으로 매출과 이익이 함께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카카오픽코마는 2021년 9월 프랑스에 ‘픽코마 유럽’ 법인을 설립했다(사진=카카오픽코마) 
카카오픽코마는 2021년 9월 프랑스에 ‘픽코마 유럽’ 법인을 설립했다(사진=카카오픽코마) 

 

보이스루, 콘텐츠 전문 번역 시장 개척 평가

한편 카카오픽코마가 인수하는 보이스루는 2018년 설립된 콘텐츠 테크 스타트업이다. 프로토콜 경제 형태의 번역 시스템과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업계 내 경쟁력 있는 단가와 높은 퀄리티, 신속한 물량 대응 등의 강점을 가진 콘텐츠 번역 업체다. 2021년 기준 보이스루를 통해 활동 중인 번역가는 1,800명, 누적 번역 콘텐츠 수는 30만 건이 넘는다. 한국과 일본에 법인을 두고 있으며 영상부터 웹툰∙웹소설까지 콘텐츠 전문 번역 시장을 개척했다는 평가다. 

보이스루는 콘텐츠 현지화 지원을 위해 번역 플랫폼 ‘밍글로’(MINGLO)를 자체 개발했다. 밍글로는 번역이 필요한 개인∙기업과 전 세계 번역가를 이어주는 번역 플랫폼이다. 용어사전 정리, 싱크작업 등 번역에 필요한 부가작업이 시스템에 기본 기능으로 탑재돼 있다. 

그동안 보이스루는 글로벌 프리랜서 인력 공급, 언어별 전문 인력 팀 내부 세팅, 안정적 글로벌 거점 마련으로 번역의 질을 높여 왔다. 또 보이스루만의 기술력을 밍글로에 녹여 번역가의 생산성을 높이는 등 효율적인 작업물 관리에 집중했다. 이로써 기존 번역 비용 대비 낮은 금액으로 ‘신속함’과 ‘품질’을 모두 잡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세계 각지에서 발굴된 우수 IP가 다른 나라에서도 성공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현지화가 관건”이라며 “카카오픽코마와 보이스루는 경쟁력 있는 콘텐츠 수급, 보다 정교해진 개인화된 추천 알고리즘 등 서비스 고도화로 일본 내에서 비즈니스 모델 다각화 모색에 집중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김재용 카카오픽코마 대표는 “픽코마가 지향하는 바는 누구나 장소와 시간에 제약 없이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의 성장”이라며 “이용자의 다양한 취향과 니즈에 맞춰 폭넓은 콘텐츠 라이브러리와 서비스를 발전시켜 전 세계의 많은 작품과 이용자를 연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타트업투데이=염현주 기자] yhj@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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