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 기술 활용∙∙∙글로벌 의료격차 해소 기여
“사람의 ‘생명’ 가장 소중”∙∙∙국내 목격자 심폐소생술 비율↓
적극적 심폐소생술 교육 확대 및 교육 방법 혁신 강조

메타 CPR(사진=테트라시그넘)
메타 CPR(사진=테트라시그넘)

[스타트업투데이] 최근 유럽소생위원회(ERC)의 국제학술지 <소생(Resuscitation)>에 게재된 이태원 참사에 대한 트위터 분석 논문에 따르면 당시 심폐소생술을 수행하거나 구조 전문가를 도운 사람은 대부분 청소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그들의 심폐소생술 수준은 최적이 아닌 경우가 많았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국내에서의 적극적인 심폐소생술 교육 확대와 교육 방법에 대한 혁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테트라시그넘’(Tetra Signum)은 가상현실(VR) 기술로 구현한 자기주도형 심폐소생술 교육 솔루션 ‘메타 CPR’를 통해 국내 심폐소생술 교육 확산 및 혁신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상훈 대표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테트라시그넘 전상훈 대표(사진=테트라시그넘)
테트라시그넘 전상훈 대표(사진=테트라시그넘)

 

메타 CPR, VR 기반 헬스케어∙∙∙국내 심폐소생술 교육 선도 

테트라시그넘은 라틴어로 ‘4개의 신호(Four Sign, 생명현상을 대변하는 혈압∙맥박∙호흡∙체온)을 뜻한다. 헬스케어 분야의 미충족 수요(Unmet Needs)를 충족시키기 위해 2019년 설립됐다. 

전상훈 대표는 국내∙외 응급의학과 심폐소생술 및 IT 전문가들과 함께 글로벌 의료격차를 줄여나가겠다는 궁극적인 목표로 VR 기술로 구현한 자기주도형 심폐소생술 교육 솔루션 ‘메타CPR’를 개발했다. 

메타CPR에는 5가지 특수센서가 장착된 마네킹이 사물인터넷(IoT)과 연결돼 있다. 또 모바일 예약, 클라우드로의 데이터 전송, 교육수행 결과를 빅데이터로 활용 가능하도록 시스템화 됐다. 특히 VR 기술을 기반으로 실제 상황과 유사한 환경을 제공하는 동시에 인공지능 강사의 표준화된 강의와 피드백이 제공된다. 

프로그램은 ▲심폐소생술 교육 ▲상황별 실습 ▲인증평가 등 크게 3부분으로 구성된다. 우선 교육은 인공지능 강사가 해당 국가의 심폐소생술 교육 가이드라인에 따라 표준화된 강의를 제공한다. 상황별 실습의 경우 교육생들이 의식확인, 구조요청, 호흡확인, 심폐소생술 실시, 자동심장충격기(AED) 사용방법을 상황별로 수행하고 피드백을 받게 된다. 

인증평가 단계에서는 교육생이 실제 상황에서 심폐소생술을 스스로 실시한 후, 이를 분석 및 수치화한 프로그램의 평가가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교육생들은 자세한 평가결과를 받으면서 심폐소생술의 품질을 이해하게 된다. 필요한 경우 부족한 부분을 재실습할 수 있다. 

이처럼 수강생은 마네킹에 직접 소생술 시행을 통해 육체적 교육을 받음과 동시에 가상환경 속에서 인공지능 강사, 도움을 요청할 가상의 인간과 소통하면서 심리적 교육까지 받는 셈이다. 

전 대표는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은 사람도 실제 상황에서 다가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효율적인 심폐소생술 교육은 육체적인 교육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교육도 동시에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측면에서 당사의 메타버스 심폐소생술 플랫폼은 시대를 앞선 제품이라고 자부한다”고 밝혔다. 

전 대표는 심폐소생술을 시행할 때 압박의 속도와 깊이는 물론 얼마나 잘 이완하는가도 매우 중요한 지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메타 CPR은 피드백까지 실시간으로 제공한다”며 “축적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CPR 교육 방법이나 정책 수립 시 도움되는 근거 제공도 기대해볼만하다”고 말했다. 

 

메타 CPR로 심폐소생술 실습 중인 모습(사진=테트라시그넘)
메타 CPR로 심폐소생술 실습 중인 모습(사진=테트라시그넘)

 

“디지털 시대에 맞는 심폐소생술 교육 확산 및 혁신 필요” 

의료 및 학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한 해 병원 밖에서 심정지로 사망하는 사람은 3만 명에 육박한다. 이중 사망자 수는 2만 8,500명 정도다. 목격자가 1분내 심폐소생술을 수행한다면 90% 이상이 살아나지만, 안타깝게도 국내의 목격자 심폐소생술 시행 비율은 30% 정도에 불과하다는 게 관련 전문가의 분석이다. 

목격자 심폐소생술 교육은 노르웨이가 73%, 미국이 40%, 영국이 43% 등인데, 이와 비교하면 한국의 비율은 상당히 낮다. 생존율∙일상복귀율 역시 낮은 수준이다. 국내에서의 심폐소생술 교육의 확산과 혁신이 중요한 이유다. 

전 대표는 “사람의 생명이 가장 소중하다”며 “우리나라보다 CPR 시행률과 생존율이 높은 나라들을 참고해 국내 제도개선과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술의 발전과 함께 세상은 엄청난 속도로 디지털 전환이 일어나고 있는 만큼, 심폐소생술 교육에서도 혁신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현재 각종 시행령이나 규정을 자세히 살펴보면, 어떤 부분을 개정해야 하는지 알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혁신하고자 하는 의지”라고 덧붙였다. 

현재 대부분 기관에서 수행되는 일방적인 방식의 집체 교육은 지양하는 추세다. 메타 CPR를 기반으로 개개인 혹은 제한된 인원이 각각 메타버스 환경에서 교육을 받게 하면, 실제 사람에 수행하는 듯한 느낌에 사람이 살아나 일어나는 모습을 보고 생명을 구했다는 감정도 생길 수 있다. 이때 생긴 자신감으로 실제 상황에서 적극적인 심폐소생술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는 게 전 대표의 설명이다. 

한편 테트라시그넘은 메타CPR MASS 버전을 개발 중이다. 키오스크 없이 HMD(머리 부분 탑재형 디스플레이)와 마네킹만으로 구성한 제품이다. 1:1 교육방식이 메타 CPR이라고 한다면 MASS 버전은 다수의 교육생이 동시에 CPR교육을 받는 방식이다. 구성품이 단순화된 만큼, 이동에 적합하면서도 학교, 군대, 경찰 등 다수의 인원이 실습하고 관리받을 시스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 대표는 “가상현실을 이용한 동물실습교육을 고도화하고 가상현실 기법을 이용한 심장 및 폐 재활 프로그램 개발을 곧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향후 자사의 프로젝트가 국내 심폐소생술 교육 확산과 혁신에 중요한 초석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스타트업투데이=권아영 기자] news@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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