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부, 연준, 예금공사 등 공동성명 발표∙∙∙예금주 완전히 보호
금융 충격 우려 목소리 나와∙∙∙금융위기 번지는 것 막기 위한 조치
연준, 유동성 지원 위해 BTFP 조성

실리콘 밸리 뱅크 전경(사진=트레이드마크 비주얼)
실리콘 밸리 뱅크 전경(사진=트레이드마크 비주얼)

[스타트업투데이] 미국 정부가 실리콘 밸리 뱅크(SVB, Silicon Valley Bank)의 파산으로 피해입은 고객에게 보험 한도와 상관 없이 맡긴 돈을 모두 보증하기로 했다. SVB 파산이 금융위기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미국 경제매체 <월스트리트저널(WSJ)>는 12일(현지시각) 재무부(Department of the Treasury)를 비롯해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 Board, 이하 연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Federal Deposit Insurance Corporation) 등은 공동성명을 발표했고 모든 예금주를 완전히 보호하는 방식의 해법을 승인했다. 

성명에 따르면 재닛 옐런(Janet Yellen) 재무부 장관은 연준과 FDIC의 권고를 조 바이든(Joe Biden) 대통령과 협의했다. 이로써 SVB 예금자는 13일부터 본인의 예금 전액을 찾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SVB 주주와 담보가 없는 채권자 일부는 보호받지 못한다. 

재무부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은행 고객의 예금을 보호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SVB의 지분과 채권에 투자한 이들은 쓸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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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충격 우려 목소리 나와∙∙∙선제 조치 일환 

앞서 옐런 장관은 SVB 파산 사태와 관련해 진행한 <CBS>와의 인터뷰에서 “구제 금융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금융 충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자 조치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SVB는 1983년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에 본사를, 캐나다, 중국, 덴마크, 독일, 인도, 이스라엘, 스웨덴 등에 해외 지사를 둔 미국 첨단 상업은행으로 주요 고객은 벤처기업과 실리콘 밸리 소재 스타트업이다. 미국에서 16번째로, 실리콘 밸리 내에선 가장 큰 중견은행으로 꼽힌다. 지난해 12월 기준 총 보유자산은 2,090억 달러(약 272조 원)에 이른 것으로 전해진다.

SVB는 지난 40년간 실리콘 밸리의 ‘자금줄’ 역할을 해 왔다. 이런 SVB가 36시간 만에 ‘초고속’으로 파산했다. 2008년 워싱턴 뮤추얼(Washington Mutual) 이후 미국 은행 중 가장 큰 규모의 파산으로 평가받는다. 

일각에서는 SVB의 주 고객인 실리콘 밸리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이뤄진 뱅크런(은행의 대규모 예금인출사태, Bankrun)이 SVB의 파산에 속도를 붙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WSJ>에 따르면 SVB 예금주가 9일부터 10일까지 약 이틀간 예금 인출을 시도한 금액은 420억 달러(약 55조 6,000억 원)에 달한다. SVB 입장에서는 420억 달러가 하루아침에 사라진 셈이다. 

현지 투자업계 관계자는 “연준의 긴축 기조 장기화로 자금난에 봉착한 스타트업이 예금을 인출하기 시작하자 SVB는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SVB 지주사 SVB파이낸셜그룹(SVB Financal Group)이 추가 유동성 확보를 위해 매도가능증권(AFS)을 팔았지만, 문제는 보유 자산의 상당 부분이 미국 국채와 기관채인 데다 금리 상승으로 보유채권의 손실도 커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 캘리포니아 금융보호혁신국(Department of Financial Protection and Innovation)은 SVB를 폐쇄하고 FDIC를 파산관재인으로 임명했다. FDIC는 고객당 최대 25만 달러(약 3억 2,500만 원)의 예금을 보장한다고 했으며 연준은 은행에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해 새로운 기금(Bank Term Funding Program, BTFP)를 조성하기로 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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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니처 뱅크도 파산∙∙∙“예금자 자산 보장하겠다” 

한편 SVB가 파산한 지 나흘 만에 뉴욕 시그니처 뱅크(Signature Bank)도 문을 닫았다. 

영국 통신사 <로이터>는 12일 미국 금융 중심지 뉴욕 금융감독청 금융서비스부(DFS, Department of Financial Services)는 시그니처 뱅크를 인수하고 캘리포니아와 마찬가지로 FDIC를 파산관재인으로 임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시그니처 뱅크의 예치금은 885억 9,000만 달러(약 117조 원) 규모다. 

재무부를 포함한 금융당국은 “시그니처 뱅크의 모든 예금자 자산을 보장하겠다”면서도 “손실을 납세자가 감당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스타트업투데이=김석진 기자] sjk@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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