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발전 사업 3건 중 1건, 주민 반발로 허가 반려∙보류∙∙∙주민수용성 문제 ‘심각’
윤태환 대표, 덴마크 풍력에너지 시장 발전 직접 경험∙∙∙‘주민수용성’ 해결 우선 확인
재생에너지 발전 및 저탄소 사회 위한 프로젝트 발굴
글로벌 RE100 전문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 목표

루트에너지 윤태환 대표(사진=루트에너지)
루트에너지 윤태환 대표(사진=루트에너지)

[스타트업투데이] 애플(Apple), 구글(Google) 등 미국 빅테크 기업은 물론 삼성전자 SK 등 국내 대기업까지 RE100(Renewable Electricity 100) 이행을 선언하고 있다. RE100은 기업 활동에 필요한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생산된 전기로 사용하겠다는 자발적인 글로벌 캠페인으로 다국적 비영리기구 ‘더 클라이밋 그룹’(The Climate Group)의 주도로 2014년 시작됐다. 

한국 정부 역시 지난 2019년 ‘재생에너지 3020’을 통해 적극적인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RE100 등 신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주민수용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지난 2017년 공개한 ‘신재생에너지 주민수용성 제고 방안 연구’에 따르면 2016년 전국 태양광∙풍력 발전 사업 3건 중 1건이 주민 반발로 허가가 반려되거나 보류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소에 대한 국내 주민수용성 문제는 심각하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주민수용성’은 재생에너지 사업의 가장 큰 장벽이자 난관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건설하는 데 있어 주민수용성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시작하기조차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재생에너지 전문 스타트업 루트에너지는 주민수용성 문제 해결에 집중했다. 특히 덴마크공과대학(DTU)에서 풍력에너지공학을 전공 윤태환 대표는 유학시절 덴마크의 풍력에너지 시장의 발전을 직접 경험했고 재생에너지 시장 확대에 ‘주민수용성’를 해결하는 게 우선이라는 점을 확인했다고 한다. 

윤태환 대표는 “덴마크는 공동체의 편익이, 한국은 개인과 기업의 이익이 의사결정에서 중요한 요소”라며 “자본에 따른 의사 결정이 보편적인 한국에서 누구나 재생에너지에 투자할 수 있는 금융상품, 다시 말해, 금융과 정보기술(IT)을 결합한 한국 최초의 재생에너지 전문 핀테크 서비스를 만들고 싶었다”고 전했다. 

윤태환 대표가 전하는 재생에너지 주민수용성 문제 해결 방법은 무엇일까. 

 

주민수용성 확보 가능성 입증 사례는? 

사진=루트에너지
사진=루트에너지

2013년 12월 설립된 ‘루트에너지’(ROOT ENERGY)는 ‘주민수용성’ 문제 개선을 위해 ‘에너지 리터러시(문해력) 향상을 통한 에너지 시민 육성‘에 초점을 맞췄다. 

먼저 루트에너지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기후금융 플랫폼’을 구축했고 개인과 기업 모두가 투자부터 대출까지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재생에너지 발전 및 저탄소 사회에 기여하는 프로젝트를 발굴하며 탄탄한 신뢰를 쌓아 왔다. 2021년 8월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에 정식 등록됐으며 금융감독원의 감시∙감독 아래 투자자에게 더욱 안전한 투자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윤태환 대표는 “모바일과 PC를 통해 투자자가 쉽게 이용할 수 있게  했다”며 “공인된 플랫폼을 통해 누구나 소액으로도 재생에너지 발전 및 넷제로(Net-zero) 사업에 손쉽게 투자하고 투자내역에 대한 관리, 상환 결과 등을 한 번에 확인하는 금융서비스”라고 소개했다. 

또 루트에너지는 발전단지 개발 단계에서부터 시공∙운영 단계까지 모든 부분에 관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주민에게 이익을 어떻게 공유할지, 어떻게 지역 상생을 도모할지, 어떻게 소통을 할지 등을 설명하고 설득한다. 

 

태백 가덕산 풍력발전 단지 전경(사진=루트에너지)
태백 가덕산 풍력발전 단지 전경(사진=루트에너지)

무엇보다 루트에너지는 이해관계자 참여를 통한 지역 상생 솔루션, 주민참여 이익 공유 솔루션 등을 갖추면서도 거래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한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윤 대표는 “수익 공유로 주민과의 신뢰가 쌓이는 만큼, 만족도도 높게 나타나 재투자로 이어진다”며 “현재 국내 30여 개 프로젝트, 총 12GW 규모의 고객사를 보유하는 등 해당 분야에서 압도적 1위 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윤 대표는 태백 가덕산 풍력발전 사업을 주민수용성 확보 가능성을 입증한 사례로 꼽았다. 그는 “가덕산 1단계 사업에서 주민동의율 100%를 달성하는 데 26개월이 걸렸다”면서도 “2년 동안 지역주민에게 안정적인 수익을 공유하고 꾸준한 소통을 진행한 결과 2단계 사업에서는 4개월 만에 주민동의를 얻었다”고 밝혔다. 이어 “약 44억 원을 순수 주민투자로 완성한 주민참여 성공모델”이라고 강조했다. 

 

재생에너지 시장에서의 잠재력∙사회적 가치 기여도 인정 

루트에너지 투자플랫폼 펀딩 상품(사진=루트에너지)
루트에너지 투자플랫폼 펀딩 상품(사진=루트에너지)

루트에너지는 설립 후 지금까지 300여 개의 기후펀드 상품을 만들며 풍력, 태양광, 전기차 충전소의 건설 및 운영자금을 마련했다. 누적대출금만 해도 520억 원 정도 된다. RE100 솔루션 분야에서도 넷플릭스, JYP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산업 분야의 고객사를 확보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지난 2월에는 한전엠씨에스와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신재생에너지와 송∙변전설비 인근 주민참여 활성화를 위한 신사업모델도 준비 중이다. 최근에는 탄소저감 커피 브랜드 ‘내일의커피’와의 협업으로 약 8개월간 커피 로스팅 과정에 사용된 100%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전환, 약 4.59톤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투자업계로부터는 재생에너지 시장에서의 잠재력과 사회적 가치 기여도를 인정받았다. 2018년 시드(Seed) 단계에서 5억 원, 2020년 프리A(Pre-A) 단계에서 21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 3월에는 45억 원 규모의 시리즈A(Series A)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누적 투자금 74억 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윤태환 대표와 루트에너지 임직원이 회의를 하고 있는 모습(사진=루트에너지)
윤태환 대표와 루트에너지 임직원이 회의를 하고 있는 모습(사진=루트에너지)

존재하지 않았던 재생에너지 주민참여 솔루션 시장을 개척한 점, 약 12GW 규모의 고객사를 확보한 점, 장기적인 고정 수익이 발생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성장한 점, 주민 참여로 지역 경제 활성화와 기업의 탄소중립 목표에 직접 기여한 점 등을 높이 평가받았다는 게 윤 대표의 설명이다. 

윤 대표는 앞으로 시민참여형 재생에너지 시장에서 재생에너지가 확산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새로운 문제를 지속해서 풀어가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재생에너지에 대한 시장 수요보다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면서도 “공급 자체를 늘릴 수 있는 민자발전사업(IPP)에 진출하고 육상∙해상 풍력발전소를 중심으로 자체 발전소를 개발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개인뿐 아니라 기업이 RE100 이행 솔루션을 다각화하고 베트남 지사 설립을 통해 국내를 넘어 글로벌 RE100 전문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윤 대표는 “재생에너지로부터 안정적인 이익을 얻는 미래는 국가 경제와 국민의 편익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수많은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신산업도 창출할 수 있다”며 “세상을 바꾸는 실천은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만큼, 조금씩 재생에너지에 투자하고 함께 변화를 만들어가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스타트업투데이=염현주 기자] yhj@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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