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 연장, 출산율 저하 등으로 인구 고령화 속도↑
2023년 글로벌 항노화 치료제 시장 9,100억 원∙∙∙2031년 3조 원 규모 전망
김대경 교수, 회춘단백질 발견∙∙∙만성난치성 질환의 근본적 치료제 주목
“회춘단백질 통해 노화된 신체조직 회복에 집중”

하플사이언스 최학배 대표(사진=하플사이언스)
하플사이언스 최학배 대표(사진=하플사이언스)

[스타트업투데이] ‘노화’(aging)란, 나이가 들면서 각종 환경 물질, 자외선 등의 여러 가지 위해 요인이 반복적으로 노출돼 인체 기관의 항상성 유지 기능이 점차 저하되거나 파탄되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알려진 노화 기전은 나이가 들면서 불가피하게 계속되는 세포 손상으로 노화된 세포가 점점 많아지게 되고 이들이 방출하는 ‘노화 관련 분비물질’(SASP, Senescence-Associated Secretory Phenotype)은 자신뿐만 아니라 주위의 노화되지 않은 정상적인 세포나 조직에도 나쁜 영향을 끼쳐 결국 기관과 신체 전체에 노화를 유도 한다. 

최근 수명 연장, 출산율 저하 등에 따른 인구 고령화로 전 세계적으로도 노화가 진행되는 모양새다. 그러나 베이비부머(1946년부터 1964년 사이에 출생한 세대, Baby Boomer) 세대가 빠르게 늘고 있고 이들이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만큼, 전 세계 제약∙바이오 업계는 앞으로 노인성 질환 치료에 대한 수요가 많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가 발표한 ‘2023년 글로벌 항노화 치료제 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항노화 치료제 시장은 올해 6억 8,000만 달러(약 9,100억 원)에서 연평균 17.5%씩 성장해 2031년에는 24억 7,000만 달러(약 3조 3,000억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하플사이언스는 노인성 질환 치료에 집중했다. 특히 연구자로서 외길을 걸어온 김대경 교수(CSO)가 발견한 회춘단백질을 활용해 만성난치성 질환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에 주력하고 있다. 

최학배 대표는 “하플사이언스가 발견한 단백질의 효과가 노인성 질환의 미충족 욕구(Unmet Need)를 풀 수 있는 물질이라는 점에서 노인 환자가 질병이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는 신약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며 “회춘단백질의 독특한 메커니즘 연구 및 신약 개발을 통해 노화로 퇴화된 신체조직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학배 대표로부터 더 많은 이야기를 들어 봤다. 

 

HS-401, HS-402의 COPD, IPF 치료작용(사진=하플사이언스)
HS-401, HS-402의 COPD, IPF 치료작용(사진=하플사이언스)

 

COPD, 골관절염 등 치료제 개발 중∙∙∙“질병 근본적 치료 강점” 

‘하플사이언스’(HAPLN SCIENCE)는 2018년 최학배 대표와 김대경 교수와 공동 설립한 바이오벤처다. ‘노화에 병행하는 조직퇴행 질환의 신약개발을 선도하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되자’는 비전을 바탕으로 노화와 관련된 질병에 대한 근본적 치료법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앞서 김대경 교수가 발견한 회춘단백질 ‘하플1’(HAPLN1, Hyaluronan And Proteoglycan Link proteiN1)은 비동시성 병체결합(Heterochronic Parabiosis) 실험 모델을 통해 노화한 마우스의 피부를 젊어지게 하는 체내 단백질이다. 이를 동정함으로써 노화된 피부를 회춘시킬 뿐만 아니라 나이가 들면서 퇴화한 여러 인체조직 재생을 촉진시키는 물질로 주목받았다. 

하플사이언스는 하플1을 활용해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치료제’를 주력제품으로, ‘골관절염치료제’를 두 번째 제품으로 개발 중이다. 

COPD는 흡연과 미세먼지 등으로 주로 고령층에서 빈번하게 발생한다. 하플사이언스 연구팀은 이 COPD의 엘라스타제(elastase) 유도 마우스모델에서 재조합 하플1 단백질을 연무형태로 흡입∙투여시킨 경우 질병 유도로 이미 파괴∙손상된 폐포벽이 거의 정상수준으로 회복됐음을 관찰했다. 아직 세계적으로 개발되어 있지 않은 폐포벽 재생 COPD 치료 후보약물로의 개발 가능성을 보여 줬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최학배 대표는 “COPD와 골관절염의 경우 지금 병의 진행을 막고 치료제가 없는 질환”이라며 “현재 하플사이언스는 COPD와 골관절염 치료제 모두 비임상시험을 완료하고 곧 임상시험 돌입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COPD와 골관절염 환자 수도 4억 명 가까이 추산되는 만큼, 치료제가 개발되면 제약∙바이오 시장을 빠르게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하플사이언스는 특별성폐섬유증(IPF), 안구건조증, 피부노화, 탈모 등의 치료제를 연구∙개발 중이다. 최 대표는 “하플사이언스가 연구∙개발 중인 제품은 다른 치료제에는 없는, 즉, 노화세포를 정상세포를 회복시킨다”며 “퇴화된 조직을 재생시키는 효과가 있어 질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한다는 것이 가장 뚜렷한 차별점이자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사진=하플사이언스
사진=하플사이언스

 

“새 작용기전의 혁신신약 지원 정책 바라” 

아직 하플사이언스의 제품이 시장에 출시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글로벌 회사로부터 이들 제품에 대한 관심이 끊이지 않다는 게 최 대표의 설명이다. 특히 그는 노화세포에 대한 효과와 재생이 어려운 조직의 재생 효과에 대한 문의가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국내∙외 투자자로부터 관심도 쏠린다. 하플사이언스는 그동안 두 차례의 투자 유치를 통해 320억 원의 투자를 받았으며 글로벌 유수 개발 기관과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에 최적화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최 대표는 “최근 COPD 치료제의 임상시험을 위한 투자 유치를 시작했다”며 “이번 투자유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COPD의 치료 패턴을 바꾸는 혁신적인 신약개발의 성공에 한걸음 가깝게 나아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2년간 바이오벤처에 대한 투자가 급감했다. 특히 바이오신약에 대한 투자는 더욱 얼어붙은 데다 이중에서도 혁신신약을 개발하는 벤처기업의 경우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최 대표는 새로운 작용기전의 혁신신약에 대한 강력하면서도 확실한 정책을 바란다고 전했다. 

그는 “기존 작용기전이 입증된 계열의 약물을 개선시키는 신약 개발은 예측 가능성이 높아 리스크가 작다고 평가된다”면서도 “새로운 작용기전의 약물인 혁신신약을 개발하는 것은 리스크가 크다고 생각해 임상시험에서 효과를 확인하기까지 라이선스와 투자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혁신신약을 개발하는 벤처기업에 대한 특별한 지원 정책이 펼쳐질 때 대한민국에서도 제대로 된 혁신신약이 개발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이 지향하는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도약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타트업투데이=염현주 기자] yhj@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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