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노년층 多∙∙∙노인의 고독감, 건강악화 등 심화↑
AI순이, 노인의 정서적 안정 돕는다∙∙∙전 고령층 위한 ‘고령자 전용UX’ 초점
노인은 스스로 건강관리, 보호자는 꼼꼼한 일상기록 확인
노인 10명 중 9명, ‘계속 사용하고 싶다’ 등 반응도 긍정적

디엔엑스 권은경 대표(사진=디엔엑스)
디엔엑스 권은경 대표(사진=디엔엑스)

[스타트업투데이] 인구고령화에 따른 노인 인구 증가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증가하는 노인인구의 삶의 질 향상과 이들의 독립성을 지원하기 위한 맞춤형 돌봄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돌봄 업무 자동화, 개인 맞춤형 서비스 제공 등 돌봄 서비스 자체의 효율성과 질을 개선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디엔엑스는 노인의 안전사고 예방이 가능한 돌봄 기술 개발에 집중했다. 사고가 났을 때 바로 119를 부를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노인의 경우 치명적인 장애로 이어질 확률이 매우 높다. 이런 점에서 디엔엑스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일상에서 지속해서 음성을 분석하면서도 치매 예측과 건강악화 신호를 빠르게 포착하는 기술을 연구 중이다. 

권은경 대표는 “초고령화 사회로 가는 길목에서 지역사회 노년층이 많아지고 노년층의 고독감과 건강 역시 코로나19로 급격히 심각해지는 게 현실”이라며 “시중에는 취약층만을 고려한 돌봄인형은 있지만, 아직 일상 활동이 가능해도 홀로 남은 인생을 잘 살아내야 하는 대다수 노인까지 만족시키는 서비스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혁신 기술은 새로운 게 아닌 다음 세대의 경험이자 고령층과 약자층 모두를 위해야 한다”며 “상황인지를 기반으로 노인의 외로움을 달래는 정성스러운 동반자가 되고자 한다”고 전했다. 

권은경 대표로부터 더 많은 이야기를 들어 봤다. 

 

AI순이, 라이프로그 데이터 기반 상황 감지 

사진=디엔엑스
사진=디엔엑스

‘디엔엑스’(DNX, Design of Next eXperience)는 모니터링 기술, 행동 과학, 데이터 분석 예측 능력을 바탕으로 노령 인구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기술 발전이 소외된 계층까지 닿아 따뜻한 사회를 조성하고자 2015년 설립됐다. 

디엔엑스는 ‘상황인식 AI순이’는 노인의 정서적 안정을 돕고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노인 돌봄 서비스다. 삶이 팍팍한 독거노인뿐만 아니라 전 고령층을 위한 ‘고령자 전용UX(사용자 경험)’에 초점을 맞췄다. 

주요 사용자가 고령의 노인인 만큼, AI순이의 작동법은 간단하다.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하면 AI순이가 상황인지를 통해 사용자에게 말을 건다. 이를 통해 노인이 스스로 건강관리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고령층의 눈높이에 맞춰 다채로운 콘텐츠도 제공한다. 보호자 역시 노인의 일상기록을 꼼꼼하게 살펴 사전에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권은경 대표는 “평상시에 AI순이가 상황에 맞춘 대화를 유도하면서 노인과의 신뢰 쌓기도 가능하다”며 “앱을 누르는 것만으로도 라디오DJ 역할을 하면서 노인이 속마음도 털어낼 수 있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사진=디엔엑스
사진=디엔엑스

무엇보다 디엔엑스는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터치태그(TouchTag)를 세계 최초로 발명해 지금껏 볼 수 없었던 일상의 라이프로그(개인의 일상을 인터넷 또는 스마트 기기에 기록하는 것, Life Log) 데이터를 수집한다는 가장 큰 장점이다. 동전크기의 터치태크는 냉장고, 전자레인지, 싱크대, 약통, 리모컨 등 생활용품에 붙여서 사용할 수 있다. 

권 대표는 “기존 돌봄서비스는 ‘살려줘’라는 말을 듣거나 움직임이 없을 때처럼 응급상황 대응이 주 역할이었지만, 노인의 외로운 일상까지 도와주지는 못했다”며 “디엔엑스의 돌봄 서비스는 아침에 일어났을 때 날씨정보와 함께 개인화된 아침 인사를 건네는 등 라이프로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상황을 감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공복지∙상품성 견인∙∙∙따뜻한 사회 만들고 싶어” 

사진=디엔엑스
사진=디엔엑스

권 대표는 AI순이를 실제 사용해본 사용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고 밝혔다. 디엔엑스는 지난 3년간 경기도 용인특례시와 노인 100여 명을 대상으로 AI순이 사업을 운영해왔다. 최근 이용자 만족도 조사를 한 결과, 91%가 ‘계속 사용하고 싶다’고, 93.2%가 ‘지인에게 추천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추천 이유로는 ‘순이가 먼저 말을 걸어줘 외로움이 해소됐다’ ‘보호자가 어르신의 위치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어 안정감을 느낀다’ ‘걸음 수 확인, 운동량 증가, 복약 알림 등으로 건강 개선 효과가 있다’ 등을 언급됐다. 최근에는 용인시가 사업 대상을 관내 거주하는 고령층 2인가구까지 확대하기도 했다. 

제품에 대한 경쟁력도 인정받았다. AI순이는 조달청 혁신장터에 ‘국가우수연구개발’ 제품으로 등록됐으며 일본에서도 ‘국가인증혁신제품’으로서 주목받고 있다.  또 노인의학분야 국제학술지 『BMC Geriatrics』에 ‘AI순이와 함께하기’ 전∙후를 비교해 노인의 신체적 건강상태와 정서적∙인지적 상태가 개선됐다는 점이 게재되기도 했다. 

농협 고령층 고객도 AI순이를 이용 중이다. 특히 제주시농협은 AI순이를 휴대폰과 연결해 재난∙안전∙생활 등 다양한 정보를 음성으로 실시간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참여율 역시 90%에 육박한다. 

권 대표는 “순이의 돌봄이 일상에 깊이 스며들어 노인이 안정감과 자신감으로 소소한 일상을 보내기를 바란다”며 “노인이 스마트폰 앱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면서 빠르게 전진하는 기술 사회에 잘 적응해 ‘고령자의 디지털 문해력 향상’에도 일조하고 싶다”고 전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한편 권 대표는 노인 돌봄 서비스 시장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그는 “요양보호자 연결이나 고령자용 식사배송과 같은 직접적인 서비스가 지속해서 생겨나고 있다”면서도 “조만간 노인이 건강하면서도 안전하게, 스스로 자리관리를 할 수 있는 토털 서비스가 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공공복지와 상품성의 두 가지를 모두 견인하는 서비스는 비로소 사회를 따뜻하게 고령자를 안전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며 “그 선두에 디엔엑스가 서고 싶다”고 전했다. 

[스타트업투데이=염현주 기자] yhj@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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