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프린팅 기술 이용해 암 조직 모델 및 뇌∙간 고나오이드 모델 개발
세포 배양육으로 소프트 피벗 단행∙∙∙2022년 세포 배양육 요리 시식회 진행
본격적인 세포 배양육 제품 출시 준비 중∙∙∙글로벌 세포 배양육 기업 목표

팡세 이성준 대표(사진=팡세)
팡세 이성준 대표(사진=팡세)

[스타트업투데이] 세계 인구 증가와 기후 변화에 따라 예견된 식량 부족 문제가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이에 효율적인 식량 생산이 가능한 세포 배양육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A.T.커니(Kearney) 보고서는 세포 배양육이 2025년부터 본격적인 시장을 형성하고, 연 복합성장률 41%로 폭발적으로 성장해 2030년 185조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후로도 지속해서 성장을 이어가 배양육이 육류를 소비하는 일상적인 소비의 한 형태로 자리 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추세에 맞춰 점점 더 많은 세포 배양육 제품이 시장에 출시되고 있다. 팡세 역시 한우 세포를 이용한 세포 배양육 개발에 나선 바이오 3D 프린팅 기술 전문 기업이다. 

이성준 대표는 “배양육은 고기를 소비하는 다양한 선택지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면서도 “앞선 세포 배양육 기업들은 높은 생산비의 허들을 넘지 못해 시장 확장이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팡세는 합리적인 가격에 고품질의 세포 배양육을 공급할 수 있는 기술로 세포 배양육 시장의 의미 있는 성장을 이끌고 인류의 삶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이성준 대표로부터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3D 바이오 프린팅 기술 성장 가능성 커” 

팡세의 바이오 프린터 비타릭스(사진=비타릭스 홈페이지 갈무리)
팡세의 바이오 프린터 비타릭스(사진=비타릭스 홈페이지 갈무리)

팡세는 서울대 출신의 기계∙바이오 융복합 연구 전문가 4인에 의해 설립됐다. 이성준 대표는 서울대에서 동물생명공학과 기계공학을 복수 전공했다. 또 서울대 기계공학과에서 세포의 배양과 분석을 자동화하는 장치 연구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수여한 바 있다. 

이성준 대표는 박사 학위를 받은 직후인 2015년 팡세를 창업했다. 이 대표는 기계와 바이오의 융복합을 주제로 박사 연구를 진행하던 중 바이오 프린팅 분야의 가능성을 깨달았다. 

이성준 대표는 “10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전통적으로 수행된 세포 실험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었다”며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인체에 더 가까운 조직이나 장기 수준의 정밀 실험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전했다. 

이어 “장치를 이용해 인공 조직∙장기를 정밀하게 생산할 수 있는 3D 바이오 프린팅 기술에 주목했다”며 “세포 배양육을 생산하기 위한 생명공학 분야의 전문적 시각과 산업화를 위한 장치 제작 능력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최적의 상태로 세포 배양육을 산업화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공동창업자들은 대학원 학위 과정 중 세포 배양∙분석의 자동화 연구, 바이오 센서 연구 등을 진행했으며 각자의 전문성을 살려 팡세를 창업했다. 현재 팡세에는 생명 공학, 약학, 의학 전공 분야의 연구원들이 합류해 함께하고 있다. 

 

오가노이드 생산 기술을 기반으로 한 세포 배양육 

세포 배양육의 바이오 프린팅 장면(사진=팡세)
세포 배양육의 바이오 프린팅 장면(사진=팡세)

팡세는 먼저 연구원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3D 바이오 프린팅 장치 비타릭스(Vitarix)를 출시했다. 이후 이 장치를 바탕으로 높은 수준의 실험이 가능한 다양한 인공 조직 모델을 개발했다. 

인공 조직 모델은 오가노이드(Organoid)라고 불리는 작은 크기의 장기 유사체로, 다양한 세포가 조직을 이뤄 실제 몸 안의 장기처럼 기능하는 세포 구조제(Cell Mass)를 말한다. 팡세는 바이오 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항암제 개발에 사용할 수 있는 8종류의 암 조직 모델과 신약의 독성 평가에 이용할 수 있는 간∙뇌 오가노이드 모델을 개발해 시장에 공개했다. 

이 대표는 “이후에는 세포 배양육이라는 더 큰 기회를 발견했다”며 “세포 배양육은 동물에서 추출한 고기와 관련한 세포를 길러 대체육을 생산하는 기술로, 오가노이드와 같이 특수 분야에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대중도 널리 소비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팡세 시식회 현장(사진=팡세)
팡세 시식회 현장(사진=팡세)

배양육은 고기의 성분이 되는 세포를 가축으로부터 분리해 세포 배양 기술로 성장시켜 얻은 대체육이다. 고기를 위해 가축 전체를 기르지 않아도 돼 자원 낭비 없이 효율적으로 고기를 생산할 수 있으며, 동물을 죽이지 않아도 돼 동물 친화적이다. 탄소 발생이나 오폐수 발생량도 미미해 친환경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팡세는 2021년 한우 세포를 이용한 세포 배양육 개발에 착수해 소프트 피벗을 단행했다. 이미 바이오 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인공 조직, 오가노이드를 생산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빠르게 개념제품(PoC)을 완성할 수 있었다. 이듬해에는 다양한 세포 배양육 요리를 개발해 시식회를 진행했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이질감 없는 대체육 공급 

팡세 시식회 음식(사진=팡세)
팡세 시식회 음식(사진=팡세)

이 대표는 도축육과 비교했을 때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을 팡세 기술의 강점으로 꼽았다. 현재까지 시장의 대체육 기술들이 공통으로 지적받던 내용은 전통 육류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점이었다.

식물성 대체육은 전통육에 비해 15%가량 더 비싸고, 세포 배양육은 1인분 150g의 생산 가격이 100만 원에 육박해 대중화되기 어려웠다. 이에 반해 팡세는 생산 공정 개선을 통해 소비자가 납득할만한 수준으로 세포 배양육을 공급할 수 있어 시장 경쟁력을 갖췄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이 대표는 실제 고기에 가까운 맛과 식감을 또 다른 강점으로 강조했다. 

그는 “팡세의 세포 배양육은 고기와 동일한 세포 구성을 갖기 때문에 실제 고기와 흡사한 맛을 갖고 있다”며 “바이오 프린팅 기술에 기반해 실제 고기와 흡사한 외관, 식감까지 살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후가공을 통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바이오 프린팅 기술에 기초를 둔 만큼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만들어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사진=팡세 홈페이지 갈무리
사진=팡세 홈페이지 갈무리

한편 팡세는 내년 중으로 세포 배양육 제품을 출시해 시장을 개척하고 해외 시장에 진출해 글로벌 세포 배양육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현재 제품 시장 출시를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또 생산 판매를 위한 파일럿 공장도 설립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자금 25억 원을 유치 중이며 현재 마무리 단계에 있다. 공장 설립을 통해 양산 가능성을 증명하고 국내를 넘어 미국, 싱가포르 당국의 판매 허가를 받는다는 전략이다. 

2025년에는 글로벌 시장 진입을 위한 추가 투자를 유치하고 상장 준비를 위한 기술성 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다. 2026년에는 기술성 특례 상장을 목표로 공모 된 자금을 이용해 해외 시장을 개척하고 확장해 나아갈 계획이다. 

[스타트업투데이=신서경 기자] sk@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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