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빙로봇 시장, 2021년 900억 원→올해 2,700억 원대 예측
통행 방해, 사고 위험 등 기존 서빙로봇 문제점 보완
범블비, 천장 레일 따라 주문한 음식 서빙∙∙∙국내 순수 토종 기술로 특허 완료’
현장 실증 통한 제품 고도화 계획∙∙∙“국내 토종 로봇 솔루션으로 성장하고파”

택트레이서 전철우 대표(사진=택트레이서)
택트레이서 전철우 대표(사진=택트레이서)

[스타트업투데이] 요식업 자동화 시장의 급성장, 실내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 인건비 상승에 따른 음식점의 수익 감소 등으로 서빙로봇 시장이 커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서빙로봇 보급 대수는 지난 2021년 3,000대, 지난해 5,000대에 이어 올해 1만 1,000대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서빙로봇 시장 규모 역시 2021년 900억 원대에서 지난해 1,300억 원대, 올해 2,700억 원대로 더욱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실제로 서빙로봇이 우리 일상 속에 스며들었다. 테이블 위에 있는 태블릿으로 음식을 주문하면 자율주행 서빙로봇이 주문한 음식을 싣고 온다. 센서가 장착돼 있어 장애물이나 사람이 있으면 피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 서빙로봇은 자율주행 중 길이 막혔을 때는 운행을 멈춘다. 왔던 길을 되돌아가지 못한다. 심지어 속도가 느려 점심∙저녁 등 바쁜 시간 때에는 사람이 직접 밀어야 하는 상황도 있다. 통행 방해나 사고 위험 때문에 작동을 아예 안 하는 경우도 있다. 

택트레이서는 기존 자율주행 서빙로봇이 지닌 문제점에 주목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서빙로봇을 천장으로 옮겼다. 전철우 대표는 “타워크레인 원리에 기반한 텔레스코픽 암의 확장 기능으로 서빙 음영지역을 완벽히 해소하는 데 집중했다”며 “천장에서 내려오는 구조로 만들어 트레이 자체를 고객 테이블에 안착시켜 편의성을 도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전철우 대표를 만나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눠 봤다. 

 

범블비(사진=택트레이서)
범블비(사진=택트레이서)

 

수작업→완전 자동화 로봇 기술 주목 

2015년 4월 설립된 ‘택트레이서’(TACTRACER)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보틱스 등의 기술을 융합한 로봇을 선보이고 있다. ‘기술’(Tech)과 ‘추적자’(Tracer)를 합쳐 지은 사명에는 ‘전 세계를 위한 혁신 기술을 추적해 세상을 놀라게 하겠다’는 의지를 사명에 담았다. 

택트레이서의 시작은 물류산업에서 흔히 사용되는 ‘재고조사관리’다. 전철우 대표는 미국 조지아공대(Georgia Institute of Technology)를 졸업하고 국방성(US Department of Defense) 방위산업체에서 근무 중 미국 시민권을 획득했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한미약품에서 일하며 국내 최초로 의약품 재고조사 RFID(Radio-Frequency Identification) 리더기를 개발했다. 

전철우 대표는 “RFID 리더기는 현재 전국 1만 7,000여 곳의 약국과 병원에서 활용되고 있지만, 재고조사 방식은 여전히 수작업으로 수행되고 있다”며 “재고조사방식을 완전 자동화시킬 목적으로 ‘로봇’을 개발하기 위해 택트레이서를 설립했다”고 설명했다. 

택트레이서는 ‘자율주행’ 기술에 집중했다. 그 결과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 기반의 장서재고관리 로봇 ‘드래곤플라이’(DRAGONFLY)와 재고조사 로봇 ‘스파이더고’(SPIDER-GO)를 선보였다. 특히 드래곤플라이는 공공도서관에 시범 적용했는데 기존 문제점으로 언급됐던 장서의 오진열, 분실도서 등의 현황을 99%의 확률로 찾아내기도 했다. 

그러나 전 대표는 제한된 도서관 시장규모 및 보수적인 도서관리 체계로 사업화에 어려움을 느꼈다. 이런 이유로 물류산업 재고시장에 눈을 돌렸고 2년간 개발 끝에 선보인 로봇이 ‘스파이더고’다. 

전 대표는 “스파이더고는 재고관리 부실에 따른 손실을 감내해야만 했던 산업 전반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며 “CES 혁신상 수상, 하림 등 대기업과의 MOU 체결 등 국내∙외 로봇 시장에서 큰 관심을 끌기도 했다”고 말했다. 

 

범블비가 천장에서 이동하면서 테이블에 음식을 서빙하고 있다(사진=택트레이서)
범블비가 천장에서 이동하면서 테이블에 음식을 서빙하고 있다(사진=택트레이서)

 

테이블 위치 바뀌어도 주문한 음식 서빙한다 

전 대표는 택트레이서가 자율주행 기반의 로봇 개발로 관련 산업으로부터 주목을 받았지만, 재고관리 분야의 폐쇄성 및 현장에서의 수요 부족 등 한계에 부딪혔다. 그러면서 실질적인 효과를 체험하는 로봇으로 방향을 틀었다. 

택트레이서는 로봇을 위로 옮겨 ‘범블비’(Bumblebee)를 개발했다. 천장 레일 이동형 AI 서빙로봇 범블비는 천장에 설치된 레일을 따라 음식을 주문한 손님의 테이블을 스스로 찾아간다. 테이블에 도착하면 와이어로 내려와 음식을 나른다. 천장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통행에 방해가 없는 데다 주방이나 룸, 야외에서도 신속하게 이동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또 테이블에 작은 금속 마커(QR코드나 숫자가 새겨진 도킹 플레이트)를 붙여 초기에 세팅해놓은 테이블 위치가 바뀌어도 테이블을 쉽게 찾아갈 수 있도록 했다. 

전 대표는 “자율주행 로봇은 로봇청소기 개념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이미 로봇청소기 자율주행 특허는 대부분 만료돼 특허장벽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시중에 나와 있는 90% 정도의 서빙로봇은 중국산이다. LG를 비롯한 몇몇 기업의 후발주자가 생겨나기 시작했지만, 자율주행 서빙로봇의 도입율이 정체된 데다 도입을 포기하는 사례도 있다는 게 전 대표의 설명이다. 

그러나 그는 범블비가 국내 순수 토종 기술이라는 점을 경쟁력으로 꼽으며 “국내 특허는 물론 해외 출원까지 마쳤다”고 강조했다. 

또 전 대표는 “가장 중요한 것은 범블비가 인력을 대체함으로써 실질적인 노동력을 줄여준다는 점”이라며 “1대당 3,000만 원대의 고가에도 3~5년간 사용한다면 분명한 투자이익률(ROI)를 보장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CJ, KT 등 대기업에서 범블비의 사업성을 높이 평가해 사업화 협력을 요청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PC방, 식자재 유통회사 등 국내∙외로 판매계약을 체결하며 해외 진출도 협의 중이다. 

 

택트레이서 전철우 대표(사진=택트레이서)
택트레이서 전철우 대표(사진=택트레이서)

 

개발 막바지 들어선 ‘범블비’, “현장실증 통한 제품 고도화 이룰 것” 

한편 범블비는 현재 개발 막바지 단계에 들어섰다. 12월 중순에는 안산 보건소 내 카페에 도입해 현장 실증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범블비가 지닌 문제점을 보완하는 등 제품 고도화를 이루겠다는 구상이다. 

전 대표는 성공적인 현장 실증을 마치면 내년 초 프리시리즈 A(Pre-Series A) 투자 유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인력충원과 양산 제작도 돌입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범블비는 주로 대기업 프렌차이즈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지만, 소상공인에도 매우 유용한 솔루션”이라며 “식당과 카페는 물론 PC방, 노래방, 스크린골프장 등을 운영하는 소상공인에게 안착하려면 레일 설치를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책이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실증이 마무리되면 중소벤처기업부에 제안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전 대표는 “택트레이서의 최종 목표는 범블비의 시장 검증 및 정착”이라며 “범블비가 공급∙유통업체, 점주, 사용자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솔루션인 만큼, 국내 토종 로봇 솔루션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의 스타트업 역사를 써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스타트업투데이=염현주 기자] yhj@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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