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술은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몇 년 전부터 금융부문(Finance)에서도 이러한 기술이 접목되어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른바 핀테크(Fintech) 서비스라고 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부동산금융에도 이러한 신규 서비스가 등장하여 부동산 개발자에게는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는 좋은 창구가 되고, 투자자에게는 저금리 시대의 훌륭한 재테크 수단이 되고 있다. 최근 들어 새롭게 부상하는 부동산 크라우드 펀딩에 대해 살펴본다. <편집자 주>

핀테크 서비스 가운데 해외에서도 이미 성공사례가 많고 또 대중들에게도 가장 와닿는 개념이 크라우드펀딩(Crowd funding) 또는 P2P 대출(P2P lending)이다. 크라우드 펀딩은 말 그대로 대중(crowd)으로부터 돈을 모집하는(funding) 것으로 돈을 내는 대중은 형태에 따라 주주가 될 수도 있고 채권자가 될 수도 있다.


P2P대출의 경우 크라우드 펀딩 중에도 돈을 모집해서 대출의 형태로 돈이 필요한 사람에게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미국의 경우 개인신용 P2P 대출 1위 업체인 랜딩클럽 (Lending Club)은 약 90억 달러의 가치로 2014년에 기업상장을 하였고 대학생 신용대출에만 초점을 맞춘 업체인 SoFi의 경우도 2015년 투자를 유치할 때 가치가 35억 달러에 달했다. 한국의 경우에도 크라우드 펀딩 시장, 특히 P2P 대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 2017년 2월말 기준 한국 P2P 협회사의 총 누적 대출액이 6천200억 원을 넘어섰다.

이 글에서 소개하고자 하는 것은 그 중에서도 부동산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이다. 서점에 가보면 월세 수입과 관련된 책들이 많이 보이고 작은 건물을 매입해 거기에서 나오는 월세로 편하게 살고 싶다는 얘기는 친구들과의 술자리 단골 소재이기도 하다. 그러나 나 살 집 마련도 힘든데 투자용 부동산을 사는 것은 너무 먼 이야기일 수 밖에 없고 또 목돈이 들어가는 일인데 수익이 예상만큼 안 나오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부동산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를 이용하면 100만 원만 있어도 부동산에 투자가 가능하다. 건물을 매입하거나 부동산 개발을 할 때는 작게는 몇 십억 원에서부터 몇 조 원까지도 들 수가 있다. 이 돈을 개인들에게 일일이 설명해서 끌어오는 것은 너무 비용이 많이 드는 일이다. 20억 원짜리 프로젝트라고 해도 100만 원씩 투자를 받으면 2천명으로부터 투자를 받아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로 큰 자금을 운용하는 기관들로부터 투자를 받게 된다. 하지만 IT의 발전과 제도의 정비로 인해 온라인 서비스를 통해 수백, 수천 명의 사람으로부터 쉽고 빠르게 돈을 모집할 수 있게 되었다.

투자자 입장에서 부동산 크라우드 펀딩의 장점은 낮은 수수료로 인한 높은 수익률, 소액 투자를 통한 위험 분산, 편리한 물건 확인 및 투자 과정 등을 꼽을 수 있고 투자를 받는 사람 입장에서 장점은 빠른 검토 과정, 대출의 경우 역시 낮은 수수료로 인한 낮은 이자율 등을 꼽을 수 있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철저히 온라인으로 서비스를 함으로써 비용을 낮추고 물건 확인 및 투자 과정을 편리하게 하고, 대출의 경우 위험에 대한 책임을 각각의 투자자가 지되 대신 소액 투자가 가능하게 함으로써 위험을 분산한 것 등이다.

국내와 해외의 실제 사례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첫번째로 소개할 서비스는 펀드라이즈(Fundrise)라는 서비스로 모회사가 REITs를 발행하는 회사이다. 천 달러, 즉 한화로 100만 원 조금 넘는 금액으로 투자가 가능하며 지분투자와 채권투자가 모두 가능하다.

대출 진행 구조를 설명하는 그림. 사진 속에 남자가 마  이클 베리로 영화에서는 크리스찬 베일 (Christian Bale)이 배역을 맡았다.

대출 진행 구조를 설명하는 그림. 사진 속에 남자가 마 이클 베리로 영화에서는 크리스찬 베일 (Christian Bale)이 배역을 맡았다. 

 

또 다른 서비스는 피어스트리트(PeerStreet)라는 서비스로 채권투자만 가능한 서비스이다. 이 서비스는 영화로도 만들어진 마이클 루이스(Michael Lewis)의 책 빅쇼트(The Big Short)에 나오는 서브프라임 모기지(subprime mortgage)에 반대로 베팅해서 큰 수익을 냈던 마이클 베리(Michael Burry)라는 투자자가 주주로 참여하기도 하였다.
단순히 개인들만 돈을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전문적으로 부동산 대출을 진행하는 사람들이 선택한 물건에 개인들이 함께 대출하는 구조를 만들어 위험을 더 감소시켰다는 것이 이 서비스의 특징이다.


어니스트펀드가 미래에셋대우와 함께한 센트레빌 신축사업의 경우 25억의 투자금이 마감되는데 이틀도 걸리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경우 부동산 크라우드 펀딩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선두업체 중 하나인 테라펀딩(www.terafunding.com)의 경우 누적투자액이 천억원을 돌파하였고 후발업체인 루프펀딩(www.rooffunding.com)의 경우도 1년이 채 되지 않은 기간동안 누적투자액 5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성장속도가 매우 빠르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달리 셰어하우스 등 공익 목적 사업에만 지분투자가 허용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성장속도는 더욱 놀랍다. 그 외에도 소딧(www.sodit.co.kr)이나 어니스트펀드(www.honest-fund.com) 같은 경우 미래에셋대우가 후순위로 들어가는 PF 상품에 1순위 PF 대출을 P2P 대출을 통해 모집하는 등 기존 금융권과의 협력도 시작된 상황이다.


필자가 공동창업한 핀다의 P2P 투자 페이지. 소액으로 분산투자가 가능하다는 P2P 투자의 장점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크라우드 펀딩은 아직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으로 인해 일인당 한 업체에 투자가능한 최대금액이 천만원으로 제한이 있는 점, 여러 업체가 난립하고 있는 초기 시장이라 업체에 대한 옥석 가리기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점 등 여러 제약과 위험요소가 존재한다.

하지만 부동산 크라우드 펀딩은 투자자, 대출자, 부동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업체들에게도 새로운 기회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아직 부동산이라는 자산 비중이 너무 높은 한국 투자자들에게 부동산 크라우드 펀딩이 기존 부동산이 갖고 있는 낮은 유동성이나 위험분산의 어려움 등의 단점을 보완해주는 좋은 대체재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 스타트업투데이(STARTUP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