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 지속적인 R&D 투자 바탕으로 수출규모 확대
8대 신산업 중심으로 수출 선도∙∙∙바이오헬스, 차세대 반도체 수출비중 41%, 23.5% 차지
중국→미국∙유럽∙아세안 등 수출시장 확대

[스타트업투데이] 지난 2020년은 ‘코로나19와 함께한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로나19로 세계 각국은 수요부진과 경기침체를 겪고 있다. 반면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강소∙중견기업이 신산업 수출과 수출 다변화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수출회복의 활로가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중견기업이 성장하면서 수출구조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원장 최용민)이 4일 발표한 ‘중견기업, 코로나19 속 기술력으로 수출파고 넘다’에 따르면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중견기업이 꾸준한 기술투자로 수출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지속적인 R&D(연구개발) 투자를 바탕으로 주력분야 고유기술을 자체 개발해 수출규모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정혜선 수석연구원은 “중견기업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비해 제조업 비중이 높고 소재∙부품∙장비를 생산하는 기업이 많다”며 “중견기업의 기술력 제고는 국내 제조업 경쟁력과 직결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부 기관과의 협업이 미미한 폐쇄적인 기술개발 방식에서 벗어나 대학, 연구원 등 대외 네트워크를 활용한 개방형 혁신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동력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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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 8대 신산업 중심 수출 선도∙∙∙수출시장 다변화

중견기업의 수출구조가 신산업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로 세계교역이 정체되고 4차 산업혁명이 급속히 진전되는 가운데 기존 대기업 중심의 수출구조 및 양적 성장의 한계가 대두되고 있다.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중견기업이 새로운 수출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최근 발표한 중견기업실태조사(2020)에 따르면 수출 중견기업은 내수 중견기업에 비해 신사업∙신제품 발굴, 연구개발 및 설비 자동화 등 미래 수출경쟁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 및 투자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견기업은 8대 신산업을 중심으로 수출을 선도하고 있다. 8대 신산업은 차세대 반도체, 바이오헬스, 항공∙드론, 첨단 신소재, 에너지 신산업, 로봇, 차세대 디스플레이, 전기∙자율차 등이다. 8대 신산업 중 바이오헬스, 차세대 반도체 분야에서 중견기업의 수출비중이 각각 41.2%, 23.5%를 차지하며 향후 중견기업이 우리나라 신산업 수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분석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견기업 수출에서 8대 신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15.9%, 2019년 15.8%에서 지난해 10월 기준 18.4%로 증가했다. 대기업이 16.6%를 차지한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수출시장 다변화에도 중견기업이 한 몫하고 있다. 지난해 10월까지 전체 중견기업의 평균 수출국 수는 10.5개국이다. 국내 수출기업 전체 평균인 3.8개를 크게 앞지른 수치다. 수출규모 1,000만 달러(한화 108억 원) 이상 중견기업의 경우 평균 수출국 수 18.2개다. 대기업은 15.2개다.

수출시장도 넓어지고 있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최근 5년간 대기업의 중국 수출비중은 26.86%에서 26.54%로 소폭하락하면서 여전히 중국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보이고 있다. 반면 중견기업의 대중국 수출비중은 26.5%에서 22.48%로 4.02%p 감소했다. 그러나 2019년 미국과 EU(유럽연합)로의 수출비중은 25.72%, 아세안(ASEAN)으로의 수출비중은 21.57%로 2015년 대비 각각 3%p, 1%p 증가했다.

출처: 중견기업실태조사(2020)
출처: 중견기업실태조사(2020)

 

중견기업의 수출 핵심전략은?

보고서는 고영테크놀러지, 바텍, 경동나비엔, 와이지-원, NUC전자 등을 중견기업 수출 성공사례로 꼽았다. 3D 검사장비 개발기업 고영테크놀러지(대표 고광일)는 2019년 기준 전체 임직원 610명 중 R&D 인력을 46%를 배치하는 등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고영테크놀러지의 핵심전략은 기술력으로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공장자동화는 필수를 넘어 투자와 해외시장개척에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고영테크놀러지는 3D 검사장비를 제공해 스마트 팩토리 구현을 위한 기술력으로 해외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비대면 트렌드가 주목을 받으면서 경영효율화 측면에서 무인화 및 자동화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더욱 확고하게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덴탈 이미징 전문기업 바텍(대표 현정훈)은 치과용 엑스레이 의료기기 시스템을 연구∙개발∙제조하고 있다. 전체 매출액의 약 90%를 해외시장에서 올리고 있다. 매출규모는 2017년 2,188억 원에서 2019년 2,717억 원, 수출비중 85%를 차지하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바텍은 해외 시장별 성숙도에 맞는 제품 포트폴리오와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수출증대의 핵심이다. 코로나19에도 지속적으로 고객서비스 수준을 높여 매출의존도가 어느 한 시장에 편중되지 않은 견고한 사업 네트워크 구축이 수출성과의 동력으로 평가를 받았다.

글로벌 강소기업 경동나비엔(대표 손연호)은 혁신적인 콘덴싱(condensing) 기술로 연간 3억 달러(한화 약 3,244억 원)를 수출하는 등 규모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다. 미국, 캐나다, 중국, 러시아, 영국 등지에 해외법인이나 사무소를 열고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세계 경제 불황 속에서도 북미와 러시아 시장에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북미에서는 집 안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사계절 필수가전 보일러와 온수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러시아에서는 혹한의 추위와 강한 바람, 불안정한 전압으로 보일러 전원이 자주 꺼지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안정적인 연소가 가능한 공기감시장치(APS)를 적용하는 등 현지 난방 인프라에 최적화된 제품을 선보였다. 미주시장 외에도 유럽, 중동, 아프리카 시장에도 새롭게 진출하고 하고 있다.

절삭공구기업 와이지-원(회장 송호근)은 자가브랜드를 기반으로 미국, 프랑스, 중국, 인도 등 60개국에 엔드밀(밀링 가공에서 많이 쓰이는 절삭 공구, end mill)을 수출하며 해외시장을 개척 중이다. 2019년 기준 전체 매출의 80%를 해외시장에서 보이고 있다.

현재 와이지-원은 경쟁력 제고를 위해 자동화공장 신축 등 신규투자를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에 주력생산 공장을 중심으로 안정된 현지 공급망 체계를 갖추는 등 안정된 글로벌 제품 공급망 체계 구축에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다.

NUC전자(대표 김종부)의 자체브랜드 ‘쿠빙스’는 해외 80여 개국에 주방가전제품을 수출하며 연간 6,000만 달러(한화 약 649억 원)의 매출을 보이고 있다. 현재 코로나19 이후 ‘10대 신제품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 2021년부터 하나씩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스타트업투데이=염현주 기자] yhj@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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