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카카오모빌리티 주주구성 검토”∙∙∙매각 중단하기로 결정
크루유니언, “카카오 공동체 직원의 적극 참여로 이끈 성과”
4차례 단체교섭 진행, “임직원 혁신 잇도록 회사와 협의할 예정”

사진=카카오모빌리티
사진=카카오모빌리티

[스타트업투데이] 카카오의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작업이 결국 없던 일로 마무리됐다.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설이 언론 등을 통해 불거진 지 2개월여 만이다. 

카카오는 18일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관련) 해명의 재공시”라며 “카카오모빌리티의 주주구성 변경을 검토해왔으나 이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을 두고 카카오 노동조합의 반발이 거센 것은 물론 이대로 매각 작업을 추진해봤자 제대로된 기업가치를 평가받기가 힘들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던 MBK파트너스와 2대주주인 텍사스퍼시픽그룹(TPG) 컨소시엄 간 논의는 지속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카카오의 이 같은 결정에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지회장 서승욱, 이하 크루유니언)는 환영의 뜻을 밝히며 카카오 공동체 직원의 적극적인 참여로 이끌어낸 성과라고 평가했다. 서승욱 크루유니언 지회장은 “크루유니언이 카카오모빌리티의 구성원과 회사를 잇는 공식 창구인 만큼, 카카오모빌리티의 성장을 위해 회사와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크루유니언은 지난달 11일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카카오노동조합)
크루유니언은 지난달 11일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카카오노동조합)

 

카카오모빌리티, “사회적 책임 이행 계획 만들 것”

앞서 지난 6월 투자업계를 중심으로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설이 흘러나왔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한 경영권을 MBK파트너스에 넘기기로 했고 MBK파트너스는 인수를 위한 실사에 착수했다. 

그동안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을 두고 카카오와 크루유니언의 갈등은 평행선을 달린 듯 보였지만, 카카오가 한 발짝 물러나면서 어느 정도 해소된 모습이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가 지난 2017년 물적분할한 이후 대리운전, 내비게이션, 주차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주력 서비스는 모바일앱 ‘카카오 T’다. 카카오T 대리운전 기사 17만 명을 포함해 카카오모빌리티에 소속된 기사는 1,000명 정도로 파악되는 만큼, 국내 대표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으로 꼽힌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최대주주는 카카오로 지분 57.7%를 보유 중이다. 또 텍사스퍼시픽글로벌(TPG)컨소시엄은 24%, 칼라일그룹(Carlyle Group)은 6.2%의 지분을 확보하면서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하고 있다. 카카오는 TPG컨소시엄과 칼라일 등이 보유한 주식 50.01% 이상을 MBK파트너스에 넘기고 일부 지분만을 보유하면서 플랫폼을 계속 활용할 방침이었다.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소식이 전해지자 카카오모빌리티 임직원 중 80% 이상이 크루유니언에 가입하는 등 매각 추진 반대는 거세졌다. 매각설이 나오고 얼마 뒤 크루유니언은 성명서를 내고 단체교섭을 요구했다. 

당시 카카오 측은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추진 사실을 인정하며 “카카오가 2대주주로 남아 향후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방향을 설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서승욱 지회장은 “플랫폼의 사회적 책임을 약속했던 경영진이 그와 가장 거리가 먼 사모펀드에 회사를 매각하려 한다면 누구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며 “지금은 매각이 아니라 어떻게 더 나은 플랫폼이 될지 고민하고 실행해야 할 때”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카카오 전체 계열사 대상 서명운동 ▲판교역 일대 피켓시위와 현수막 게시 ▲이해관계자와 공동 기자회견 및 공동선언문 발표 등을 실행에 옮기며 매각 철회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혔다. 

반대 여론이 거세지자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달 25일 사내 게시판을 통해 카카오모빌리티의 매각 추진을 유보하고 구성원의 의견을 더 수렴하겠다고 공지하며 한 발짝 물러섰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공동체 얼라인먼트센터(CAC)에 “사회적 책임을 이행할 계획을 만들겠다”고 전하면서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을 둘러싼 논란은 해결하는 방향으로 흘렀다. 

 

카카오모빌리티 류긍선 CEO(사진=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모빌리티 류긍선 CEO(사진=카카오모빌리티)

 

크루유니언 “합당한 보상받는 노동환경 개선에 집중”

한편 크루유니언은 카카오에 모빌리티와 사회의 지속 성장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 수립을 촉구했다. 크루유니언은 그동안 카카오모빌리티와 4차례의 단체교섭을 진행하며 매각 작업을 대응해 왔다. 앞으로 ESG 강화, 근무제도 개선 등 카카오모빌리티의 임직원이 혁신을 이어갈 수 있도록 회사와 협의할 예정이다. 

서승욱 지회장은 “모빌리티와 사회의 지속성장을 실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하다”며 “이해관계자의 대화기구가 지속적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정대 카카오모빌리티 분회 스태프는 “카카오가 매각 철회 의사를 명확하게 했음에도 남은 과제는 여전하다”며 “가깝게는 카카오모빌리티 임원진과 경영진 간 신뢰 회복을, 멀게는 카카오모빌리티 구성원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일하고 합당을 보상을 받는 근무 및 노동환경 개선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홍은택 각자대표는 “CAC와 카카오모빌리티는 사회가 공감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혁신에 기반해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한국 모빌리티 생태계의 성장을 카카오모빌리티가 계속해서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스타트업투데이=염현주 기자] yhj@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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