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추적기술, 사용자 상태∙움직임 따른 시선데이터 생성
시선데이터로 광고∙마케팅, 교육∙훈련 등 활용 가능
비싼 가격 등으로 대중화∙상용화 어려워∙∙∙모든 사람이 누리도록 ‘보편화’ 중점
“입력∙분석 동시 가능∙∙∙SaaS 기반 플랫폼 구축 목표”

비주얼캠프 박재승 대표(사진=비주얼캠프)
비주얼캠프 박재승 대표(사진=비주얼캠프)

[스타트업투데이] 사용자가 어디를 얼마나 보는지 파악하는 기술인 ‘시선추적기술’(eye-tracking)은 사용자의 상태와 시선 움직임에 대한 행동양식 등의 정보를 시선데이터로 생성한다. 생성된 시선데이터는 주로 사용자의 관심과 흥미를 파악하는 중요한 데이터로 활용된다. 

일반대중에게는 시선추적기술이 생소할 수 있다. 그러나 시선추적기술은 1937년에 발표된 만큼, 매우 오래전부터 존재해왔다. 반면, 이후 거의 1세기가 지났는데도 대중화는커녕 상용화조차 되지 않았다. 시선추적기술을 활용하는 데 필요한 소프트웨어(SW)와 하드웨어(HW) 가격이 엄청난 고가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이 기술은 대학 및 연구기관의 실험용도, 장애인 등과 특정 타겟을 대상으로만 판매됐다. 

일례로 저명한 물리학자인 스티븐 호킹(Stephen Hawking) 박사가 생전에 사용했던 눈으로 작동하는 컴퓨터가 2억 원을 호가했다. 이외에도 시선추적기술은 하드웨어 의존력, 비싼 가격, 지원 디바이스와 운영체제(OS)와 한계, 모바일 디바이스에 구동이 어려운 알고리즘, 1분 이상의 긴 시선인식 과정 등의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비주얼캠프는 시선추적기술이 지닌 문제점을 해결하고 이를 보급화∙사업화해 모든 사람이 일상에서 시선추적기술을 경험하는 세상을 꿈꾸고 있다. 

박재승 대표는 “키보드나 마우스와 달리 입력과 분석이 동시에 되는 독특한 성질을 가진 매력적인 기술”이라고 시선추적기술을 소개하며 “기술 개발 난도가 높은 시선추적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누구나 편리하게 사용하도록 보급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시선추적기술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반의 플랫폼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박재승 대표로부터 더 많은 이야기를 들어봤다. 

 

시소 SDK, 사용자 상태∙관심도 등 시선데이터 제공 

사진=비주얼캠프
사진=비주얼캠프

‘비주얼캠프’(VisualCamp)는 2014년 설립된 인공지능(AI) 기반 시선추적기술 스타트업이다. 먼저 박재승 대표는 영어 문장 ‘Eyes don’t lie’, 즉, ‘눈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영어문장을 언급하며 “눈으로 어떤 사물을 보거나 인지하게 되면 그것을 숨길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비주얼캠프는 손이 아닌 다른 감각기관으로 입력할 도구는 찾는 데 집중했고 창업 첫 모델로 ‘눈을 타이핑하는 기술’을 연구, 두 번의 피보팅(Pivoting)을 거쳐 스마트폰에서 입력과 분석이 가능한 기술로 발전시켰다고 덧붙였다. 

비주얼캠프는 AI 기간 시선추적 소프트웨어 ‘시소 SDK’(SeeSo SDK)를 개발∙공급하고 있다. 시소 SDK는 고가의 시선추적 장비가 없어도 스마트폰 화면에 있는 전면카메라(RGB) 또는 컴퓨터 웹캠을 이용해 사용자의 시선데이터를 제공한다. 

시소 SDK의 핵심 기능은 ‘입력’과 ‘분석’이다. 입력은 눈동자를 움직이거나 눈을 깜빡여 스크롤, 클릭 등 화면을 작동시키며, 분석은 학습 상태와 집중도 파악, 시선 패턴 분석 및 시각화 등 사용자의 상태와 관심도 등의 데이터를 얻는다. 이렇게 얻은 시선데이터로 게임, 전자책∙웹툰∙웹소설, 광고∙미디어, 디지털 헬스케어, 교육, 전자상거래 등 각종 사업에 활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박 대표는 시소의 강점으로 ‘확장성’과 ‘정확도’를 꼽았다. 그는 “시소는 다양한 브라우저에서 호환되는 만큼, 여러 환경에서 활용될 수 있는 차별성과 독창성을 갖췄다”며 “별도의 하드웨어가 필요한 시선추적기술을 웃도는 우수한 정확도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기술을 마케팅, 광고, 유통, 교육 및 훈련 등 다양한 분야에 기업 간 거래(B2B) 라이선스로 판매 중”이라며 “전 세계 어떤 개발자든 손쉽게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웹 플랫폼도 공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년 연속 CES 혁신상 수상∙∙∙국내∙외 시장에서 기술력 입증 

최근 tvN ‘마녀사냥’에서 비주얼캠프의 기술이 소개됐다(사진=비주얼캠프)
최근 tvN ‘마녀사냥’에서 비주얼캠프의 기술이 소개됐다(사진=비주얼캠프)

박 대표는 시선추적기술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컴퓨터에 탑재된 카메라를 통해 화면을 보는 사람의 시선을 간파하고 그의 의도를 분석해 눈으로 입력한다는 점에서 사용자에게 색다른 경험을 준다고 강조했다. 이른바 와우 이펙트(접하는 순간 “와”하고 탄성을 지르게 하는 것, Wow Effect)가 비춰진다는 것이다. 

실례로 최근 tvN <마녀사냥>에서 비주얼캠프의 기술이 소개됐다. 당시 출연진에게 눈길이 가는 영상을 보여주면서 출연진의 숨은 잠재의식을 파악했는데 본인도 모르는 모습을 발견한 출연자는 물론 이를 지켜본 시청자에게도 큰 웃음을 줬다는 후문이다. 해당 영상은 유튜브에서 열흘 간 약 80만 번의 조회 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투자업계도 비주얼캠프의 시선추적기술에 관심을 쏟는 모습이다. 우선 지식재산권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한 비주얼캠프는 창업 후 지금까지 국내 19건, 미국 5건, 해외특허출원(PCT) 20건 등 총 72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삼성, 교원, LG유플러스, 비상교육, 아이스크림에듀, 밀리의서재, 청담러닝 등 국내∙외 다양한 분야의 기업과 협업∙계약 관계를 이끌어냈다. 또 2021년 중소벤처기업부의 아기유니콘에 이어 올해 예비유니콘으로 선정되며 성장 가능성도 입증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과를 냈다. 비주얼캠프는 2021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인더스트리X(Industry X) 부분 글로모 어워즈(GLOMO Award) 최우수상,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CES에서 혁신상을 받았고 지난해 미국 대표 영화사 워너브라더스(Warner Bros.)와 시소 SDK 공급계약을 맺으면서 글로벌 시장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기술 완성도 지속 향상∙∙∙본격 상용화 돌입 계획” 

비주얼캠프는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CES에서 혁신상을 받았다(사진=비주얼캠프) 
비주얼캠프는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CES에서 혁신상을 받았다(사진=비주얼캠프) 

새로운 기술이 기존의 산업에 적용해 제대로 활용되려면 일정 기간의 숙련이 필요하다. 시선추적기술은 그동안 주로 교육 시장에서 단순히 입력과 화면 집중도를 파악하는 초보적 수준에서 사용돼왔다. 최근 들어 산업 전반적으로 원하는 니즈가 다양해지고 복잡해지면서 시선추적기술 역시 데이터 분석 시장으로 확대하는 추세다. 

그런 면에서 박 대표는 시선추적기술의 미래는 매우 밝다고 전망했다. 또 시선추적기술을 통해 얻는 시선데이터의 경우 일반 데이터와는 다르게 비정형 데이터로서의 품질이 높고 가치 또한 정형화된 데이터와 또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시선추적기술로 세상에 없던 데이터를 수집∙분석한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이밖에도 이화여대 의료원과 아주대병원, AI 기반 질환 예측 서비스 하이(H.AI) 등을 통해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새로운 바이오마커로 사용되고 있다. 

박 대표는 “영상 분석을 통해 이커머스나 광고 효과성도 파악할 수 있어 새로운 마케팅 기법으로도 활용된다”며 “이른 시일 내 거의 모든 산업에 비주얼캠프의 기술이 접목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편 비주얼캠프는 시선추적기술에 데이터 생성에서 지난해부터 생성된 데이터를 분석하는 고도화 사업으로 확장해가고 있다. 앞으로 기술의 완성도를 지속해서 향상시켜 실시간 영상 분석 솔루션 개발을 끝내고 본격적인 상용화에 돌입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다가올 메타데이터(Metadata) 시대에는 영상에 대한 새로운 데이터 수집과 분석이 중요하다”며 “비주얼캠프만의 독특한 기술로 누적된 시선데이터를 토대로 SaaS 기반의 플랫폼 비즈니스를 만들어 보고 싶다”고 전했다. 

[스타트업투데이=염현주 기자] yhj@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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