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으로 시간도, 행복도 살 수 있다고 생각해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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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발표한 경제동향에 따르면 반도체 중심의 수출 증가세는 유지되고 있지만 소비자심리지수의 하락과 함께 내수 증가세는 약화되고 있어 경기전망이 밝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최근에 선진각국에서의 보호무역주의 대두로 교역조건도 악화되고 있어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시점에 진행된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의 ‘돈(현금)’과 ‘시간’의 부족 및 소비생활과의 관계를 살펴본 조사(조사대상: 전국 만 19세~59세 성인 남녀 1,000명) 결과, 일상생활에서 시간과 돈의 부족현상이 만성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런 현상이 소비생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적 여유 없는 삶의 고착화 가능성 보여

평소 돈의 부족을 일상적으로 느끼고 있는지를 살펴본 결과, 응답자 10명 중 9명이 매우 자주(43.2%) 또는 약간씩(44.8%)은 돈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지난 조사들과 비교했을 때 평소 돈이 부족하다는 것을 매우 자주(14년 42.5%→16년 44.3%→18년 43.2%) 또는 약간씩(14년 44.5%→16년 44.0%→18년 44.8%) 경험하고 있다고 말하는 응답자는 비슷한 수준으로, 사회전반적으로 경제적인 여유가 없는 삶이 지속되고 있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특히 돈이 부족하다는 것을 ‘매우 자주’ 경험하는 응답자는 나이가 많을수록(20대 39.6%, 30대 40.4%, 40대 47.2%, 50대 45.6%)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반면 평소 돈이 부족하다는 것을 별로(11.5%) 또는 전혀(0.5%) 경험하지 못하는 응답자는 찾기 어려웠다.

일상적으로 돈의 부족을 체감하고 있는 응답자들은 교육비와 생활비 등 꼭 써야 하는 비용이 점점 많아지고(54.9%, 중복응답), 물가가 비싸다(48.6%)는 이유를 많이 꼽았다. 그만큼 의식주 등 기본적인 소비생활에 부담감을 느끼는 응답자들이 많아 보인다. 이와 함께 미래가 불확실하다고 느끼는 부분(43.0%)도 돈의 부족함을 느끼게 만드는 중요한 요인이었다. 그 다음으로는 사고 싶은 것이 많고(37.2%), 경험하고 싶은 것이 많은데(30.2%) 하지 못할 때 돈의 필요성을 체감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주로 젊은 세대들이 자신이 사고 싶고(20대 57.3%, 30대 40.4%, 40대 28.0%, 50대 22.6%)과 경험하고 싶은(20대 43.1%, 30대 36.0%, 40대 22.2%, 50대 19.3%) 것들을 구입하거나, 즐기지 못하는 경우 경제적인 여유가 없다는 것을 안타까워하는 모습이 강했다.

 

시간부족은 곧 여가시간 부족을 의미해

응답자들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은 ‘돈’만이 아니었다. ‘시간’ 역시 부족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매우 많았다. 전체 10명 중 7명이 일상생활에서 시간부족현상을 체감하고 있었다. 평소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매우 자주’ 경험한다는 응답이 17.3%, ‘약간씩’ 경험한다는 응답이 53.0%였다. 지난 과거 조사와 비교했을 때 시간부족을 매우 자주(14년 19.7%→16년 20.3%→18년 17.3%) 또는 약간씩(14년 52.0%→16년 52.5%→18년 53.0%) 느낀다는 응답도 비슷한 수준으로, 시간부족현상 역시 만성화되고 있었다. 특히, 젊은 세대가 시간의 부족함을 ‘매우 자주’ 경험하는(20대 21.2%, 30대 20.0%, 40대 16.0%, 50대 12.0%) 비중이 높았다. 또한 평소 돈이 부족하다는 것을 많이 느낄수록 시간부족도 ‘매우 자주’ 경험한다(돈의 부족 자주 경험 25.5%, 약간 경험 11.4%, 별로 경험하지 않음 10.4%, 전혀 경험하지 않음 0.0%)는 점에서, 돈과 시간은 ‘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소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응답자들은 그 중에서도 ‘여가시간’에 대한 갈증이 큰 것으로 조사되었다. 가장 부족한 시간의 유형을 묻는 질문에 잠을 자거나, 식사를 하는 등 최소한의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필수 시간’(18.2%)과 학업과 직장생활 등 사회적인 의무를 위해 활동하는 ‘의무 시간’(11.2%)보다는 개인이 자유로운 활동을 할 수 있는 ‘여가시간’(70.6%)이 부족하다는 응답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이다. 무엇보다도 여가시간이 가장 부족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예전보다 많아지고 있다(14년 65.1%→16년 66.1%→18년 70.6%)는 점에서 여가시간에 대한 갈증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실제 평소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가장 큰 이유도 여가활동을 많이 하고 싶어서(50.6%, 중복응답)였다. 해야 할 일이 너무 많고(47.8%), 잠을 충분히 잘 시간이 부족하다(33.0%)는 것도 시간 부족 현상을 체감케 하는 원인이었으나, 근본적으로는 여가시간을 바라는 마음이 더 중요한 요인인 것이다. 이와 함께 가까운 사람들과 더 자주 시간을 갖고 싶으며(27.9%), 하고 싶은 일이 많고(26.7%), 보고 싶은 콘텐츠도 많다(22.3%)보니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게 된다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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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money), 머니(money)해도 돈이 최고!

대부분의 응답자가 평소 시간과 돈의 부족 현상을 체감하고 있는 가운데, 그 중에서도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돈’인 것으로 나타났다. 돈과 시간 중에서 상대적으로 더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시간(15.2%)보다는 돈(84.8%)을 꼽은 사람들이 훨씬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이다. 돈이 더 필요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비중(14년 84.2%→16년 85.4%→18년 84.8%)은 예전과 비슷한 수준이었으며, 40~50대 중장년층이 돈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목소리(20대 80.4%, 30대 80.8%, 40대 89.6%, 50대 88.4%)를 좀 더 많이 내고 있었다. 시간보다는 돈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결국 모든 생활은 돈을 벌기 위한 활동이라는 생각(67.3%, 중복응답) 때문이었다. 현재 수중에 돈이 없다(33.0%)는 현실적인 이유와 함께 기본적인 삶을 제대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돈’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돈이 많으면 시간도 살 수 있다(31.5%)는 생각도 적지 않았는데, 예전보다 이런 인식(14년 22.6%→16년 24.7%→18년 31.5%)이 강해졌다는 점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그 밖에 외부의 불확실성이 크고(27.4%), 돈이 많으면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떳떳해지기 때문에(25.8%) 시간보다는 돈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반면 돈보다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여유로운 삶에 대한 욕망(52.0%, 중복응답)과 하고 싶은 것들을 모두 충분히 하고 싶다는 바람(49.3%)을 주로 많이 내비쳤다. 또한 돈도 결국 시간을 벌기 위한 것이고(14년 25.3%→16년 28.8%→18년 34.9%), 가까운 사람들과 시간을 더 많이 보내고 싶다(14년 25.9%→16년 28.1%→18년 34.2%)는 생각이 많아진 것도 눈에 띄는 결과였다.

현대사회에서 ‘돈’이 얼마나 중요한 가치를 지니는 대상인지도 확인해볼 수 있었다. 돈에 대한 태도를 살펴본 결과, 우선 대부분의 응답자가 ‘돈 벌이’는 살아가는데 있어서 당연한 활동이고(93.3%), 돈은 많이 있으면 나쁠 것이 없다(88.4%)는데 공감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현대사회에서 제대로 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고, 이왕이면 많은 돈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성별과 연령에 관계 없이 이견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또한 10명 중 7명(67.4%)은 돈이 없으면 사람은 제 몫을 할 수 없다고도 바라봤으며, 인간은 무엇을 하든지 간에 우선적으로 중요한 것이 돈이라는 의견도 절반 이상(55.4%)이 가지고 있었다. 특히, 나이가 많을수록 돈이 없으면 제 몫을 하기 어렵고(20대 56.8%, 30대 62.8%, 40대 69.2%, 50대 80.8%), 무엇을 하든 돈이 우선적으로 중요하다(20대 44.4%, 30대 49.2%, 40대 60.8%, 50대 67.2%)는 인식이 훨씬 강했다. 대부분의 일은 돈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전체 응답자의 67.4%에 이르렀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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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만능주의”로 물든 세상에 살고 있어

돈은 현대사회에서 개인의 중요한 능력으로도 평가되는 모습이었다. 전체 10명 중 8명(80.3%)이 얼마만큼의 수입이 있느냐에 따라서 능력이 평가된다고 바라보는 것으로, 역시 나이가 많고(20대 75.6%, 30대 78.8%, 40대 82.4%, 50대 84.4%), 돈의 부족 현상을 많이 체감할수록(돈 부족 자주 경험 85.2%, 약간 경험 78.3%, 별로 경험하지 않음 70.4%) ‘부’를 개인의 능력으로 대하는 태도가 더욱 강한 편이었다. 또한 전체 응답자의 76.2%가 돈이 있는 사람은 돈이 없는 사람보다 행복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을 했으며, 돈을 가질수록 권력이 증가한다는 주장에도 10명 중 8명(80.1%)이 동의했다. 현대사회에서는 금전관계가 끊어지면, 인간관계도 끊어진다는 의견도 64.9%에 달했다. 더 나아가 10명 중 4명(39.8%)은 돈이 인간을 평가하는 척도라는 생각을 내비치기도 했는데, 역시 중장년층이 돈으로 사람을 평가할 수 있다(20대 30.8%, 30대 28.8%, 40대 45.2%, 50대 54.4%)는 생각을 상대적으로 많이 하고 있었다.

‘물질 소유’는 삶에 대한 태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10명 중 6명(57.2%)이 더 많은 물건을 살 수 있다면, 더 행복해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평소 가질 수 없었던 물건을 소유하게 된다면, 내 인생이 더욱 좋아질 것 같다는데 58.0%가 공감한 것이다. 역시 평소 돈의 부족을 많이 느낄수록 더 많은 소유가 자신을 더 행복하게 만들고(돈 부족 자주 경험 65.7%, 약간 경험 54.0%, 별로 경험하지 않음 39.1%), 평소 가지기 어려웠던 물건의 소유가 인생을 더 좋게 만들 것(돈 부족 자주 경험 65.7%, 약간 경험 56.5%, 별로 경험하지 않음 37.4%)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었다. 그에 비해 아주 좋은 물건을 가지더라도 지금보다 더 나아지지 않을 것 같다는 응답자(24.8%)는 소수에 불과했다. 이런 전반적인 인식 속에서 응답자 절반 가까이(45.4%)는 자신이 가진 재산이 인생을 얼마나 잘 살아왔는지를 말해준다고도 느끼는 모습이었다. 비록 물질을 많이 가졌다고 해서 성공한 삶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 다수(57.2%)의 의견이지만, ‘돈’과 ‘물질’ 등의 재산이 오늘날 인생의 성공여부를 가르는 중요한 척도가 되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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