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민강 이너테인먼트 대표

이너테인먼트 구성원. (출처: 스타트업4)
이너테인먼트 구성원. (출처: 스타트업4)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스타는 늘 먼 발치서 바라볼 수밖에 없는 존재로만 여겨져 왔다. 그러나 이너테인먼트의 바스타바스타 플랫폼을 이용하면, 평소 동경하던 스타를 직접 만날 수 있다. 고가의 팬미팅 티켓을 구매하거나, 팬 사인회에 참석해 몇 시간씩 줄을 서서 사인만 받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스타와 직접 만나 이야기하고, 게임하고, 함께 사진도 찍을 수 있다. 이너테인먼트에서 어떠한 과정을 거쳐 이러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었는지 허민강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대학원 다니며 스타트업에 관심 가져

2016년 4월 6일 설립한 이너테인먼트는 대표를 포함해 총 10명이 함께하고 있다. 그러나 법인을 설립한 뒤에도 서비스 개발이 지연되는 바람에 2018년 6월이 돼서야 서비스를 론칭할 수 있었다. 

허 대표는 중소형 연예 기획사들의 홍보를 돕자는 취지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엔터테인먼트 시장은 소수의 대형 기획사가 독점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 때문에 소형 기획사는 대중에게 소속 연예인을 노출하는 데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래서 허 대표는 이 분야의 내부로 깊숙이 파고들어 문제를 해결해 보자는 의미에서 회사명에 ‘이너’라는 단어를 넣었다. 또 근본적으로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너에 엔터테인먼트를 더해 이너테인먼트라는 이름을 짓게 됐다. 허 대표는 이 분야의 내부를 보듬어 줄 수 있는 사업을 하고 싶었다고 회고했다. 

이너테인먼트의 시작은 허 대표의 대학원 재학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허 대표는 카이스트 대학원 재학 당시, 안철수 교수의 강의를 들으면서 중소기업, 벤처, 스타트업 분야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됐다. 

사업이란 중소기업이 건재하고 건전해야 대기업과도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런 구조가 정착돼야만 생태계가 건강해질 수 있다는 신념을 갖게 된 것. 엔터테인먼트 시장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허 대표는 대학원 동기와 함께 매주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었다. 이렇게 만든 비즈니스 모델이 수십 개에 달했다. 그 중 하나가 이너테인먼트 아이템이다. 이 아이템이 성공한다면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건전하게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24개 연예기획사와 콘텐츠 공급 계약 체결

허 대표는 플랫폼 개발에 착수했고, 그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 공급자들이 자발적으로 들어올 수 있는 시장을 만들고자 했다. 아울러 일자리 창출 역시 반드시 해야 할 사회적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직접 만든 터전에서 팀원들이 같이 고민하고, 급여를 받고, 그 급여로 가족들이 행복하게 살고, 그들이 가진 목표와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 

허 대표는 이너테인먼트가 다른 스타트업에 비해서는 채용을 많이 한 편이라고 귀띔했다. 이너테인먼트의 매출 규모가 아직 걸음마 단계임에도 많은 채용을 했다는 것. 허 대표는 함께 일하는 팀원들에게 지급되는 급여를 단순한 금액으로만 보지 않았다. 서로 자신의 전문 영역을 공유하며 시너지를 만들 수 있기를 바랐다. 

이러한 바람 덕분인지 현재 이너테인먼트 플랫폼 유저는 1만 명에 달하고, 24개의 연예기획사와는 콘텐츠 공급 계약을 맺었다. 24개 소속사에 소속된 스타들이 영상을 찍어 이너테인먼트로 보내면, 그 영상을 본 팬들이 스타에게 후원한다. 또 팬들이 스타에 대한 홍보도 함께 해주고 있다. 홍보를 많이 하거나 후원을 해서 높은 순위에 오르면, 팬미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2시간가량 열리는 팬미팅에서는 스타와 팬이 함께 보드게임을 하거나 티타임을 갖는 등 캐주얼한 스킨십을 갖는다.

 

케이챔프랩 참여하며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와 인연 맺어 

이너테인먼트는 KT와 직계약을 맺는 성과를 이루기도 했다. 허 대표는 KT와 같은 대기업과 직계약을 맺기까지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센터장 이경준)의 공이 가장 컸다고 보고 있다.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와는 케이챔프랩에 참여하며 인연을 맺었다. 처음에는 지인으로부터 이러한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듣게 됐고, 프로그램에 참여해보니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가 4차 산업혁명 분야에 특화돼 있어, 이너테인먼트가 가고자 하는 방향과 잘 맞았다.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는 이너테인먼트를 여러 정부지원사업과 연계해주고 있고, 네트워킹할 기회도 제공해주고 있다. 인적 인프라 면에서도 많은 지원을 해주고 있다. 

허 대표는 케이챔프랩과 같은 프로그램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프로그램 자체를 건전하게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대기업에서 스타트업을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색안경을 끼고 보는 스타트업 관계자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 기술을 저렴한 가격에 가져가려고 하나?” 이런 선입견을 품을 수도 있지만, 의도를 건전하게 봐야 한다고 허 대표는 강조한다. 스타트업이 가진 기술, 콘텐츠, 서비스를 널리 유통하기 위해서는 거대한 망과 탄탄한 인프라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스타트업이 자신들의 기술과 서비스를 대기업을 통해 유통시키면 자체적 유통채널을 통해 유통시키는 것보다 더 큰 시너지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대기업 역시 스타트업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것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너테인먼트는 앞으로도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성장해나갈 계획이다. 이너테인먼트는 최근 창업도약패키지지원사업에 지원했는데, 이 사업의 주관기관이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다. 그래서 허 대표는 사업이 잘 진행되면,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의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제작하고 있는 VR 콘텐츠 플랫폼을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와 공유하며 함께 성장해나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너테인먼트 구성원. (출처: 스타트업4)
이너테인먼트 구성원. (출처: 스타트업4)

이너테인먼트의 두 가지 핵심 서비스

이너테인먼트의 사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바스타바스타’라는 모바일 서비스와 VR 관련 서비스다. 버전 2.0을 준비하고 있는 바스타바스타 모바일 서비스는 하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서비스를 새로운 버전에 전부 이전할 예정이다. VR과 관련된 사업도 두 트랙으로 나뉜다. 먼저 VR 콘텐츠 제작 사업이 있는데, 이너테인먼트에서는 계약한 24개 기획사에 소속된 아이돌의 VR 콘텐츠를 제작해 올레티비 모바일과 기가티비에 공급하고 있다. 두 번째는 아직 개발 중인 VR 아이돌 라이브다. VR 환경에서 기계를 장착하면, 가상 현실에서 스타와 팬미팅을 할 수 있다. 스타는 화면에 등장하고, 팬들은 아바타 형태로 스타와 대화하고,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하반기 출시 예정이다. 

이너테인먼트의 첫 번째 핵심 사업인 바스타바스타의 서비스명은 아이템을 기획했던 팀원이 지은 이름이다. ‘be a star’, 즉, ‘스타가 되다’라는 의미와 ‘스타가 되기 위한 친구들’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아직은 인지도가 부족한 연예인들이 바스타바스타를 통해 일상적 매력을 노출할 수 있도록 돕고, 이들이 미래에는 스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자는 마음에서 시작했다.

허 대표는 “우리는 언제부턴가 필요한 물건을 사기 위해서 자연스럽게 쿠팡이나 위메프와 같은 소셜커머스로 향한다”며 “본래의 기능과 달리, 이제는 소셜커머스가 오픈마켓 형태를 띠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배달 음식을 시키기 위해 네이버에서 식당 전화번호를 검색하던 시절에서 배달의민족 앱을 열어 평점을 보고 음식을 주문하는 형태로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너테인먼트도 이런 플랫폼의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중소형 연예 기획사의 경우, 직원 수가 적어 이들이 직접 홍보를 기획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그들을 대신해 줄 수 있는 홍보 대명사가 됐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이너테인먼트가 홍보 대명사가 되기 위해 24개 기획사와 체결한 콘텐츠 공급 계약은 두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계약한 소속사의 스타들이 정기적으로 일상적인 영상을 찍어 이너테인먼트로 보내주는 것이다. 두 번째는 분기에 1회 이상 ‘바스타데이’라는 오프라인 팬미팅을 여는 것이다. 팬미팅 일정이 확정되면 공지를 하고, 팬들은 팬미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잡기 위해 주변 사람들에게 홍보하고, 기부하고, 후원한다. 이 세 가지 중, 팬미팅 참여 기회를 잡을 수 있는 확률이 가장 큰 방법은 후원이다. 몇천 원에서 수십만 원까지 플랫폼을 통해 후원이 이뤄지고 있다. 팬들은 금액 제한 없이 자유롭게 후원할 수 있다. 팬미팅에 참여한 팬에게는 이너테인먼트 디자이너가 스타의 포스터, 커피 슬리브, 엽서 등을 디자인해 선물하기도 한다. 

 

아이돌 콘텐츠에 VR 기술 접목

이너테인먼트가 넘쳐나는 아이돌 콘텐츠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택한 것은 VR 기술이다. 허 대표는 VR 시대가 올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5G 시대가 도래하면서 통신사는 대용량 고화질 콘텐츠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켜야 하는 상황에 부딪혔다. 허 대표에 따르면, 이러한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B2B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B2B의 경우, B2C만큼 확장성이 있지는 않지만,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너테인먼트에서는 가장 먼저 팬미팅에 VR 기술을 접목했다. ‘바스타데이’를 개최하면, 수많은 팬이 열성적으로 참여한다. 스타를 가까이에서 만날 기회가 흔하지 않기 때문에 팬들은 대포 카메라를 가져와 사진을 찍고, 보드게임을 하고, 대화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해외에 거주하는 팬, 지방에 있는 팬들이 수도권에서 열리는 팬미팅에 참석하기란 쉽지 않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너테인먼트에서는 VR 팬미팅을 고안해냈다. 이를 통해 팬미팅에 참여하고자 하는 의지, 참여 동기가 생길 수 있다고 확신했다. 온라인 팬미팅도 기획했지만, 허 대표는 그보다는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현실감을 느낄 수 있고, 몰입도가 높은 VR 기술을 접목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이너테인먼트에서는 이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큰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허 대표는 올해의 목표와 향후 계획을 밝히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올해는 바스타바스타의 버전 2.0과 VR 아이돌 라이브 서비스를 하반기에 오픈해야 하기 때문에 준비에 몰두하고 있다. 향후에는 올해 나온 결과물들을 바탕으로 아이돌 플랫폼의 대명사가 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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