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체제 전환 통해 ‘제2의 창업’한 한림오토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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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임수 대표(왼쪽)와 김문호 이사(오른쪽)는 10여 년 이상을 동고동락해온 한림오토텍의 공동창업자이다. (출처: 스타트업4)

 

[스타트업4]  “나이도 국경도 없다.” 흔히 사랑에 통용되는 말이다. 그러나 사랑 이외에 이 법칙이 적용되는 한 가지 분야가 더 있다. 창업이다. 일흔다섯 살까지 현장에서 일하고 싶다는 한임수 한림오토텍 대표는 “창업에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며 “열정만큼은 청년 못지않다”고 웃어 보였다.

 

2기 체제 전환 통해 ‘제2의 창업’

한림오토텍은 올해 6월을 기점으로 2기 체제를 마치고 제2의 창업을 선언했다. 가장 큰 변화는 한림오토텍의 공동창업자 중 한 명인 한임수 영업이사가 신임 대표로 선출됐다는 것이다. 그동안 한 대표는 한림오토텍에서 설계 분야를 담당하면서 영업 전반을 총괄해왔다.

한 대표는 인터뷰 자리에 함께한 김문호 이사에 대해 “초기 창업부터 쭉 함께 해온 멤버”라며 “김 이사와는 10년 이상을 동고동락해왔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번에 회사 계보를 정리하면서 제가 대표를 맡게 됐지만, 김문호 이사는 한림오토텍의 공동창업자”라고 밝혔다.

올해 만 53세를 맞은 한 대표는 “나이가 들어서 스타트업을 하게 됐다”며 멋쩍게 웃어보였다. 그는 “한림오토텍 창업 전에도 여러가지 일을 했었지만, 스타트업은 처음”이라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시니어 창업, 직장 생활 노하우 활용해 전문 분야에 집중할 수 있어”

한림오토텍은 총 5명의 구성원이 함께 이끌어가고 있다. 한 대표와 김 이사를 제외한 나머지 세 명은 한림오토텍 창업 이후 합류했다. 한 대표는 “창업 이후 합류한 세 명도 과거에 모두 사업을 했던 친구들”이라며 "5명의 동종 업계 경력을 합치면, 20년이 훌쩍 넘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5명의 구성원 중, 1976년생이 가장 나이가 적다”며 “한림오토텍은 구성원 연령대가 50대로 이뤄져 있는 시니어 창업 회사”라고 부연했다. 한 대표는 “일흔까지는 일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늦은 창업이지만, 청년들만큼 열정적으로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넘치는 열정만으로 기업을 이끌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한 대표 역시 나이로 인한 체력적인 한계에 부딪히기도 한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곧 “시니어 창업은 경험치에 대한 데이터가 많아 좋다”며 “풍부한 경험으로 인해 사업에 실패할 확률이 매우 낮아진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시니어 창업은 이전 직장 생활에서 터득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신이 잘하는 분야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2016년 첫 출발 알려

1993년 첫 직장생활을 시작한 한 대표의 전문 분야는 기구 설계, 제품 설계이다. 주로 전자제품의 외형 디자인을 설계해왔다. 세톱박스 외형 디자인 설계부터 시작해 여러 회사를 거치면서 LCD모니터, MP3, PC, 카메라 등의 설계를 해왔다. 그러던 중, 10여년 전 김 이사와 처음으로 인연을 맺었고, 2016년 12월 26일 한림오토텍을 탄생시켰다.

한림오토텍은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공급하고,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제조 현장에서는 설비로부터 많은 데이터를 가져와야 하는데, 이 점에 착안해 ‘스마트 아이 허브’라는 장비를 개발했다. 한림오토텍은 스마트팩토리 시장에서 독보적인 기업가치를 가진 회사가 되는 것을 목표로 쉬지 않고 달려가고 있다.

한 대표는 이 과정에서 가장 많은 도움을 준 곳이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센터장 이경준, 이하 경기혁신센터)라고 회고했다. 2017년 스마트팩토리 정부 주관 사업의 주 사업부처는 창조경제혁신센터였는데, 한림오토텍은 경기혁신센터를 통해 3개 업체의 스마트팩토리 사업을 맡을 수 있었다. 이후, 한림오토텍은 경기혁신센터가 운영하는 K-Champ에 참여하면서 지금까지 두터운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성장의 밑거름 된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지원

한 대표는 “경기혁신센터와 인연을 맺으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경기혁신센터가 기업 스스로 풀 수 없는 많은 문제를 해결해줬다는 것. 또 경기혁신센터로부터 개발자금을 지원받기도 했고, 벤처캐피탈을 소개받기도 했다. 한 대표는 이 같은 지원이 한림오토텍의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경기혁신센터는 현재도 주기적으로 한림오토텍을 방문해 고민을 들어주고 있다. 스타트업의 경우, 자금, 인력 수급, 법률과 관련된 문제들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다양한 어려움을 겪는데, 경기혁신센터는 이와 관련된 인력풀을 가지고 있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한 대표는 경기혁신센터의 보육기업이 되고 싶어하는 스타트업 관계자들을 향해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경기혁신센터에서 운영하는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할 것을 권하면서 “대부분의 스타트업들이 부족한 자금과 인력을 가지고, 아이디어와 시장성만 보고 접근한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러나 생각하는 것과 실제로 회사를 운영하는 것은 많은 점에서 다르다는 것이 한 대표의 생각이다. 한 대표는 “한림오토텍은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경기혁신센터의 도움을 통해 해결할 수 있었다”며 “경기혁신센터에서 기업과 기업을 연결해주고,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액셀러레이팅 환경을 제공해주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한임수 대표와 김문호 이사는 "얼마 만에 서로의 손을 잡아보는 것이냐"며 활짝 웃었다. (출처: 스타트업4)
한임수 대표(왼쪽)와 김문호 이사(오른쪽)는 "얼마 만에 서로의 손을 잡아보는 것이냐"며 멋쩍은 듯 웃음을 터트렸다. (출처: 스타트업4)

‘스마트 아이 허브’ 통해 비즈니스 모델 구축

경기혁신센터와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는 한림오토텍의 핵심 사업은 스마트팩토리 사업이다. 스마트팩토리 분야 중에서도 제조기업의 제조공정 관리 시스템에 대한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제조 현장에서 사용자들이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현장 데이터 수집 프로그램인 ‘스마트 아이 허브’를 통해 기술을 실현했다. 제조 상품 생산 과정에서는 품질 관리 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서 한림오토텍은 제조 설비에서 습도, 전류, 전압, 생산 카운터를 수집할 수 있는 ‘스마트 아이 허브’를 개발했다.

한림오토텍은 ‘스마트 아이 허브’를 통해 KT의 자체 공급사로 참여하는 성과를 이루기도 했다. K-Chmap를 통해 KT의 ‘시큐어 스마트 팩토리’ 자체 공급사로 선정되면서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들에 ‘스마트 아이 허브’ 하드웨어를 제공하고 있다.

‘스마트 아이 허브’는 한림오토텍의 비즈니스 모델이기도 하다. 멀티 수집 장비를 통해 제조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요구되는 사항을 모니터링하거나 현장 관리에 필요한 부분들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비즈니스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스마트 아이 허브’는 제조 현장에서의 안전성, 위험성을 아우르는 내용을 제공하고, 생산 실적 관리에 필요한 수량 관리 등을 멀티로 보여준다.

한 대표가 KT와의 협업 외에 한림오토텍의 가장 큰 성과로 꼽는 것은 매출 실적이다. 한림오토텍은 2016년 창업 후, 1년이라는 기간 동안 5명의 구성원으로 12억 4,000만 원이라는 매출을 올렸다. 

한 대표는 “월 단위로 보면, 한 달에 1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것”이라며 “스마트팩토리 산업이 활성화되면서 많은 업체가 한림오토텍의 핵심 기술을 필요로 했고, 저희 제품을 사용한 기업들은 모두 높은 만족감을 보였다”고 전했다.

 

“성공한 창업 꿈꾸며 힘든 시간 묵묵히 견뎌”

이러한 성과들은 모두 단 한 번의 투자도 없이 이뤄낸 것이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한 대표는 “아직까지 투자 성과로 내세울 만한 것은 없지만, 경기혁신센터를 통해 여러 벤처캐피탈을 만날 수 있었다”며 “향후, 많은 투자를 받기 위해서는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한림오토텍은 창업 당시, 500만 원이라는 자본금으로 출발했다”며 “사업 초기에는 집에 생활비도 가져다줄 수 없었다”고 창업 당시를 돌아봤다. 그러나 이러한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한림오토텍 구성원들은 성공한 창업을 꿈꾸며 힘든 시간들을 묵묵히 견뎠다.

한 대표는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사업을 정형화하고, 모델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한림오토텍 역시 생존을 위한 스타트업으로서 존재했던 1기 체제를 거쳐 2기 체제로의 전환을 통해 한층 성장한 기업으로의 비상을 꿈꾸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창업 지원 프로그램, 나이 제한 없어져야”

한 대표는 정부를 향해서는 약간의 아쉬움을 밝히기도 했다. 정부에서 많은 스타트업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현실을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규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은 많지만, 3년 이상 된 기업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은 적다는 것이 그 이유다.

한 대표는 “사실 초기 창업회사는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에 그칠 수 있지만, 한림오토텍처럼 3년 이상 된 회사들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을 넘어 그 일자리를 오랜 기간 유지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한 대표는 “사업을 운영하면서 인력 문제에 가장 큰 어려움을 느낀다”면서 “인력에 대한 부분이 정책적 지원을 통해 해결되면, 스타트업들이 솔루션 개발에 더욱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정부에 바라는 점에 대해서는 “창업 지원 프로그램에 나이 제한이 없어졌으면 좋겠다”며 “물론 청년 실업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에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년들에게 창업 지원 정책이 집중된 점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창업에 나이가 많고 적은 것은 중요하지 않다”며 “저처럼 60대를 바라보는 나이에도 일에 대한 열정은 뜨거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한 대표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기 위해서는 현재의 5인 체제가 무너짐 없이 가야 한다”며 이와 함께 “시장 변화에 같이 움직일 수 있도록 연구와 고민을 거듭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제조업에 오랜 시간 몸담아 온 만큼 제조업이 활성화될 수 있는 근간이 될 수 있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10여 년이 넘는 세월을 동고동락해온 한임수 대표(왼쪽)와 김문호 이사(오른쪽) (출처: 스타트업4)
10여 년이 넘는 세월을 동고동락해온 한임수 대표(왼쪽)와 김문호 이사(오른쪽) (출처: 스타트업4)

[스타트업4=임효정 기자] hj@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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