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오프라인 업체 모두 모빌리티 서비스 활용 확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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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투데이] 미국과 중국에서 각각 아마존과 알리바바의 영향력이 커지고, 국내에서도 11번가 옥션, 쿠팡 등 이커머스 업체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이로 인해 비용절감을 이루고 빠른 배송을 통해 고객만족도를 높이는 자율주행차와 배송용 로봇 등 다양한 모빌리티 수단을 활용하는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다. 

반대로 이커머스 업체들의 부상으로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오프라인 리테일 업체들과 대형 유통매장들은 온라인을 통한 상품 판매를 적극 도입하고 매장 자체의 매력도를 높일 방안 모색에 집중하고 있다. 동시에 고객들이 매장에 편하게 방문할 수 있도록 여러 모빌리티 수단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 기반을 둔 커머스 업체들 모두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모빌리티 서비스를 적극 활용해 본연의 경쟁력을 높이고자 하는 것이다.

 

아마존이 새롭게 공개한 배송용 드론. (출처: 아마존)
아마존이 새롭게 공개한 배송용 드론. (출처: 아마존)

이커머스 업계, 물류창고에서 라스트마일 배송까지 모빌리티 산업의 혁신에 편승

이커머스는 온라인으로 주문한 상품을 집이나 사무실 등 고객이 지정한 장소로 배달해주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물류’ 및 ‘배송’ 과정 자체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구축하고, 배송 시간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을 것인가 여부가 경쟁력의 주요 요소 중 하나다.

이로 인해 이커머스 업계는 기존의 물류 업체를 통한 상품 배송 이외에도 다양한 방식을 동원해 물류비용 절감과 소위 ‘라스트 마일(last-mile)’ 배송을 효율화하기 위한 방안 모색에 집중했다. 아마존은 이 같은 업계의 노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업체로서, 이미 1900년대 후반부터 물류 프로세스 개선에 상당한 투자를 시작했다. 그리고 이 노력을 잘 보여주는 것이 물류창고에서 활용하는 로봇인 ‘키바(Kiva)’다. 아마존은 이 로봇을 통해 물류창고 운영 비용을 20% 줄이고 공간 활용률을 20% 이상 개선했다. 

또한, 아마존은 보다 빠른 배송을 위해 승차공유 서비스를 활용하는 것은 물론, 드론과 도심 내 배송용 자율주행 로봇까지 활용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아마존은 배송용 드론 서비스 ‘프라임 에어’에서 활용할 새로운 드론을 공개했으며, 자율주행 로봇으로는 ‘스카우트(Scoot)’를 테스트 중이다. 

아마존은 이 같은 물류 및 배송 혁신을 위해 자체적인 기술 개발은 물론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나 인수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키바 로봇은 키바 시스템즈(Kiva Systems)가 개발했는데, 아마존이 지난 2012년 무려 7억 7,500만 달러에 인수했다. 배송용 로봇 ‘스카우트’ 역시 동명의 스타트업을 인수해 개발 중이며, 올해 1월 프랑스의 창고용 자율주행 지게차 시스템을 개발하는 ‘발레오(Balyo)’에 투자하고 4월에는 또 다른 물류 로봇 업체 ‘캔버스 테크놀로지(Canvas Technology)’를 인수했다. 아마존의 이 같은 시도들은 전 세계의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에게는 중요한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또한, 향후 이커머스 업체들은 자율주행차를 활용한 무인 상품 배송을 적극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자율주행차는 라스트 마일 배송뿐 아니라 물류창고 등 주요 거점 간 화물 운송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미 아마존과 알리바바 등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은 자율주행차 개발 업체들과의 협력 모색에 집중하고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이 같은 상황은 최근 다양한 스타트업들이 등장하고 있는 오토테크(autotech) 분야에서 유망 스타트업들에 대한 투자 또는 인수를 고려하는 업체들이 자동차 산업에 속한 기존 메이커들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제 커머스 업체들도 자사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소형 로봇에서 자율주행차, 드론 등 다양한 모빌리티 수단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적극적인 투자 및 인수에 나설 수 있다.

 

고객 방문 늘릴 방안으로 모빌리티 서비스 연계 강조하는 오프라인 매장들

오프라인에 기반을 둔 유통업체 및 소매점들은 온라인 사업 강화와 승차공유 서비스를 활용하는 배송 서비스 등을 통해 이커머스 업체들의 강점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그리고 더 많은 고객이 매장에 방문하도록 매장의 콘셉트와 디자인을 리뉴얼하고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하는 등의 노력을 보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매장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 중 하나로 모빌리티 서비스를 활용하는 것이 주목받고 있다.

단순히 주차 요금을 할인해주는 수준이 아니라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승차공유 서비스를 이용해 교통비를 대신 지불하거나 상품 할인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승차공유 업체 우버(Uber)는 커머스 및 외식 업계에서 모빌리티 서비스 연계를 추진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지난 4월 ‘우버 바우처(Uber Vouchers)’라는 기업용 상품을 출시했다. 이는 백화점이나 대형 할인마트 또는 레스토랑 등 기업고객들이 자신들의 매장으로 오기를 원하는 고객들에게 우버 서비스 이용료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우버에 따르면 레스토랑 체인인 T.G.I.프라이데이스는 특정 시간대 방문 또는 특정 지역에 있는 매장으로의 방문을 위해 바우처 프로그램을 활용 중이며, 미국 프로농구팀인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Golden State Warriors)’는 경기장에 편하게 올 수 있는 방안으로 우버의 바우처를 제공함으로써 팬들의 충성도를 높이는 방안을 활용하고 있다.

한편, 최근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들을 하나의 모바일 앱에서 보다 편리하게 검색하고 예약 및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통합교통서비스 ‘MaaS(Mobility-as-a-Service)’가 주목받고 있다. 일본의 경우 ‘MaaS’ 사업을 추진하는 주요 교통업체들이 백화점 등 커머스 업체들과도 협력 중이다. 편리한 교통수단을 제공함으로써 지역상권을 활성화한다는 것이다. 올해 내에 시즈오카현에서 ‘MaaS’ 실증실험을 제공할 예정인 도쿄 급행전철도 해당 지역 내의 숙박시설은 물론 상점과 관광시설도 하나의 앱으로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MaaS 프리패스’와 같은 일괄 지불 시스템을 통해 모든 이용료를 결제하는 방식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매장으로 고객을 데려오는 것은 자율주행 시대에 더 각광받을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있다. 특히 차량 소유자가 주차장에 차를 세워 두는 시간대에 상점으로의 이동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차량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승차공유 플랫폼 업체, 차량 소유자, 매장, 그리고 상품 구매자 모두 이득을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자율주행 차량을 일종의 간이형 편의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시도도 등장하고 있으며, 승차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량의 중앙 콘솔 위에 스낵과 음료 등의 상품을 담아두는 소형 자판기를 설치하고 탑승자에게 판매하는 사업도 관심을 받고 있다. 우버의 차량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고(Cargo)’가 대표적인 업체인데, 카고는 판매 금액의 일정 부분을 운전자와 공유해 운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승차공유 서비스 차량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카고(Cargo). (출처: Cargo)
승차공유 서비스 차량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카고(Cargo). (출처: Cargo)

모빌리티 서비스는 ‘이동’이 최종 목적이 아니다

모빌리티 서비스는 특정 위치로 이동이 필요한 사람이나 사물을 가장 효과적인 방식으로 이동시키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버스와 전철, 택시 등 기존의 교통수단뿐 아니라 승차 및 차량 공유 서비스, 자전거나 스쿠터 등 마이크로 모빌리티 서비스 등이 연달아 등장하고 있다. 아울러 최적의 방식으로 이동하는 것을 지원하기 위해 각각의 모빌리티 서비스들을 융합하고 연계하는 것이 주목받고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이동은 대부분 어떤 목적이 있기 때문에 모빌리티 서비스를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 목적을 수월하고 편리하게 이룰 수 있게 하는 것은 모빌리티 산업 입장에서 본다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방안이 된다. 

이 점에서 커머스 업계와 모빌리티 산업과의 서비스 융합 및 연계는 더욱 활발해질 수 있다. 상품을 구입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사람들에게 빠르고 편리한 교통수단을 제공하거나 특정 모빌리티 서비스 이용료 또는 상품에 대한 할인 쿠폰을 제공함으로써 고객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모빌리티 산업은 엄격한 규제와 택시 등 기존 이해당사자들의 강력한 반발 때문에 전혀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 모빌리티 서비스를 단순한 대중교통 수단의 대체재로만 보는 시각이 존재하는 한 커머스와의 연계를 통한 새로운 부가 서비스 창출 등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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