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현 조합장 인터뷰

청량리588, 천호동 텍사스촌과 함께 서울의 대표 윤락가였던 미아리 텍사스촌 일대에 새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다. 성북구청은 8월 20일 발행된 관보에 미아리 텍사스촌을 포함한 신월곡1구역의 재개발 사업 시행인가를 고시했다. 2019년 7월 신청 이후 13개월 만이다. 내년에는 관리처분인가를 받을 계획이다. 투명하고 공정한 행정으로 부끄럽지 않은 조합장으로 남고 싶다는 신월곡1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조합 김창현 조합장을 만나 자세한 재개발 계획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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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현 신월곡1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조합장. (출처: 스타트업투데이)

재개발 후 지역위상 달라질 것

미아리 텍사스촌이 재개발에 들어가나?

정확하게 설명하자면 신월곡1구역은 미아리 텍사스촌을 포함한 길음동 일대다. 2005년 성매매업소 몰락과 함께 균형발전촉진지구로 지정됐다.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88-142일대 5만 5,112m²(약 1만 6,671평)다. 지하 6층~지상 47층, 10개 동 아파트 2,200여 가구가 들어선다. 롯데건설과 한화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한다. 2009년 8월 신월곡1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조합(이하 조합)이 설립됐고 2019년 1월부터 조합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미아리 텍사스촌은 서울의 대표적인 집장촌이었다. 한때 많은 사람들이 찾던 지역이다. 그러나 재개발이 논의되면서 사회적인 위상도 변했다. 과거 300~400개 정도 있던 가게가 지금은 100여 개 남짓 남아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민감한 상황에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신월곡1구역 현재 상황은 어떤가?
재개발이 확정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다. 사업성도 좋다고 보기 때문에 조합원에게 많은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예측된다. 신월곡1구역은 행정구역상 하월곡동에 속한다. 지리적으로도 중요한 위치에 있다. 이 지역은 재개발 여부를 떠나 상권이나 학군도 잘 형성돼 있다.

주변에는 현대백화점과 롯데백화점이 자리하고 있어 상업적으로도 매우 좋다. 국민대학교, 서경대학교, 고려대학교를 비롯해 영훈초등학교, 숭덕초등학교 등 유명 사립초등학교가 가까이 있어 우수한 학군을 갖추고 있다. 상권과 학군의 조화를 바탕으로 재개발이 완료되면 지역의 위상이 달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초등학교는 부족한 상황이다. 래미안길음센터피스나 롯데캐슬 클라디아 등 대형 주거지가 들어왔지만 가까운 거리에 초등학교가 없다. 초등학교 설립이 주민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만큼 현대백화점 건너편으로 초등학교가 세워질 것으로 보인다. 해당 부지는 구청에 소속됐지만 지역 관계기관과 협의해 초등학교를 설립하기로 했다. 교육권을 보장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조합원 내에서 나오는 목소리 중 하나가 학원가를 형성하자는 것이다. 더 살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요소를 조합원, 지역주민과 의견을 나눠 반영함으로써 미아리 텍사스촌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에서 벗어나는 것이 목표다.

 

신월곡1구역 현장 모습. (출처: 신월곡1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조합)
신월곡1구역 현장 모습. (출처: 신월곡1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조합)

실제 부동산 가격은 얼마나 올랐나?
예상하는 것만큼 오르지 않았다. 2019년 1월 이전에도 부동산 가격이 오르지 않았다. 그래도 현재의 집행부가 구성되고 활동하면서 많은 비전을 보이자 몇 배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가격 상승은 있었다.

 

입주까지 얼마나 걸릴 것으로 보나?
이제 막 사업인가를 받았다. 보통 사업인가에서 입주까지 6~7년 정도 걸린다. 이제 시작 단계라고 볼 수 있다. 현재 이 지역에서의 영업권이나 재산권 등과 관련된 감정평가가 진행 중이다. 관리처분인가, 분양신청, 홍보 등이 남아 있다. 지금은 관리처분인가에 집중하고 있다. 이것이 확정돼야만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신월곡1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조감도. (출처: 재개발, 재건축 클린업시스템 홈페이지)

미아리 텍사스촌 부정적 이미지 낙인 안타까워

미아리 텍사스촌 종사자들에 대한 보상계획은 있나?

길음뉴타운이 들어서면서 미아리 텍사스촌을 없애 달라고 구청이나 관련 기업, 위원회 등에 요청하는 주민들이 많았다. 당연한 반응이라고 생각한다. 한 때는 집장촌을 없애려는 시도도 있었다.

하지만 구청이나 관에서 강력하게 밀어붙일 수 없는 요소가 있었다. 바로 종사자들의 생존권이다. 그들도 나름대로 각자의 일자리에서 열심히 일한 성과를 가지고 생활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 우리가 관여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

한 가지 안타까운 것은 재개발 이유가 미아리 텍사스촌에 집중돼 있다는 것이다. 이미 오래되거나 낙후된 주택도 많다. 빈집이나 폐가는 물론 무허가 건축물도 많다.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오래된 건물도 있다.

그로 인한 악취로 주민들의 민원도 끊이지 않았다. 현재는 폐쇠회로 영상장치(CCTV)나 가로등이 설치돼 있긴 하지만 과거에는 해가 지면 범죄에 노출되기도 했다. 위험 요소가 즐비한 취약지구다. 이는 지역주민의 안전 문제와 직결된다. 재개발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재개발은 한가지 이유만으로 진행되지는 않는다. 한 지역에는 주거공간뿐만 아니라 상가, 학교, 문화공간 등 여러 복합적인 요소가 어우러져 있다. 감정평가 결과에 따라 구청과의 협력으로 합의점을 찾아 나갈 것이다.

 

길음뉴타운은 이미 입주까지 마쳤다. 그에 비해 신월곡1구역 재개발은 이제 시작단계다. 많이 늦어진 것 같은데.

조합이 설립된 지 10여 년이 지났지만 조합원들 사이의 의견 마찰로 실행이 늦어진 것은 사실이다. 당연히 재개발 여부에 대한 마찰은 아니다. 앞서 재개발 추진위원회가 먼저 생겼다. 조합원들끼리 재개발에 대한 의지를 모아 2009년 정식으로 조합을 설립한 것이다.

겨울에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연탄을 나르는 등 활발한 사회 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출처: 아주관리)
겨울에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연탄을 나르는 등 활발한 사회 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출처: 아주관리)

이런 다툼은 더 나은 주거환경을 조성하기 의지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또 정비, 설계 등 기존 업체들에 대한 불신 문제도 있었다. 모든 일에는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 재개발에 참여할 새 업체를 찾는 과정에서도 용역비 관련 문제와 함께 기존 설계를 계속 진행해야 할지, 새롭게 설계할지에 대한 의견도 엇갈렸다.

사업과 관련된 법규나 규정이 수시로 바뀌는 점도 조합원과 주민들 사이에서 불안 요소로 작용했다. 특히 이전 집행부는 각자의 이해관계가 다르다 보니 소통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결국 모두의 목표는 재개발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치는 것이다. 조합장 당선 이후 약 1년 반이라는 시간이 흘렀는데, 조합원들의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그래서 조합원 경선 당시에도 조합원이 원하는 사업을 결과로 보여주겠다는 공약을 내세운 바 있다. 재개발 사업 성공을 위해 추진력을 가지고 매진하겠다는 것과 조합원 간의 화목이 공약의 주된 내용이었다.

집행부는 사업이 늦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또 조합원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도록 하는 것이 집행부의 역할이다. 이런 부분에서는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 되고 있다.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조합장으로서 진솔함을 무기로 조합원들을 설득해 사업을 시행하려고 한다.

 

아주관리 임직원들이 연탄 나누기 봉사 후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출처: 아주관리)
아주관리 임직원들이 연탄 나누기 봉사 후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출처: 아주관리)

투명한 행정으로 부끄럽지 않은 조합장 되고 싶어

조합장 임기는 정해져 있나?

정관에 따르면 임기는 3년이다. 입주까지 보통 6~7년이 소요되는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짧은 기간이다. 관리처분인가 등 행정적인 절차에만 2년이 걸린다. 신월곡1구역에는 지상47층 주상복합아파트 건물이 들어설 예정이다. 공사기간도 최소 4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상황에 연연하지 않고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해 투명하고 공정한 행정을 펼쳐 부끄럽지 않은 조합장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사회공헌활동에도 힘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합장 활동 외에도 공동주택 위탁관리기업 아주관리 회장을 맡고 있다. 설립 이래로 기업 이윤금과 임직원들의 급여 1%는 소외계층, 장애인 등을 위해 기부하는 등 사회 환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겨울에는 어려운 이웃에게 연탄을 전달하거나 김장 나누기 행사에도 참여한다. 경제적인 지원도 중요하지만 직접 몸을 움직여 봉사에 참여하는 것이 사회에 더 크고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지난해에는 유엔(UN)이 지정한 ‘세계 장애인의 날(International Day of People with Disability)’ 행사에 참석했다. 유엔 글로벌콤팩트(UN Global Compact)에서 내부장애인협회를 초청했다. 뉴저지 밀알복지재단과 업무협약을 맺고 전 세계에서 온 참가자들 앞에서 공연을 선보였다. 이날 뉴저지 시장으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신월곡1구역에는 젊은 부부가 많이 살고 있다. 역세권이기 때문이다. 차후 분양성 검토를 하면서 이 지역에 걸맞은 상상 그 이상의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것이 조합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한가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신월곡1구역이 다른 지역에 비해 사업성이 좋은 단지라는 점이다. 무엇보다 단지는 조경이 먼저다. 조경을 구성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추후 마감재, 새시(sash), 주방 등 인테리어와 관련된 사항을 자문단을 구성해 함께 의논할 계획이다. 결국 성북구 내에서 최고의 리더 역할을 할 수 있는 단지를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다.

유엔이 지정한 세계장애인의날 행사에 참석해 뉴저지 시장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은 김창현 조합장. (출처: 아주관리)
유엔이 지정한 세계장애인의날 행사에 참석해 뉴저지 시장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은 김창현 조합장. (출처: 아주관리)

[스타트업투데이=염현주 기자] yhj@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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