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수 베스텔라랩 대표 실내 내비게이션 '워치마일' 개발
혁신적 서비스로 국내외서 주목받아
인도의 안개 관련 교통사고 해결책 제안
'한·인도 사회 가치 실현을 위한 해커톤' 우승

베스텔라랩 정상수 대표. (사진=베스텔라랩 제공)
베스텔라랩 정상수 대표. (사진=베스텔라랩 제공)

[스타트업투데이] "목적지에 도달했습니다" 이 음성을 끝으로 내비게이션은 일방적으로 작동을 멈춘다. 하지만 '진짜 목적지'까지는 갈 길이 멀다. 차에서 내리려면 일단 주차를 해야하는데 실내 주차장에 들어서면 위성항법체계(GPS) 신호가 끊기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빈 자리를 찾아 넓은 주차장을 헤매다 보면 수십분이 걸리기도 한다. 불편하지만 어쩔 수 없다며 체념했던 이 문제에 주목한 스타트업이 있다. 자율주행기술을 연구, 개발하는 테크 스타트업 '베스텔라랩'이다.

베스텔라랩은 GPS 신호가 닿지 않는 실내주차장 등의 GPS 음영지역에서 최적의 주차면을 안내하는 서비스 '워치마일'을 개발, 운영하고 있다. 정상수 대표는 "창업 당시 자율주행 기술이 굉장히 큰 키워드로 떠올랐지만 주행의 시작과 끝인 실내 주차장에서부터 건물 입구까지의 분야를 연구하는 기업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진정한 자율주행을 완성시키기 위한 '라스트마일(Lastmile) 분야의 기술'에 집중한 것이다. 정 대표는 "특히 우리나라는 단위면적이 좁고 차량이 많기 때문에 대부분의 주차장이 실내에 있고, 실제로 주차를 하면서 누구나 느끼는 페인 포인트를 해결하기 위한 해결책이 향후 실내 자율주행 기술과도 접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워치마일 서비스를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미래'의 확장성에 주목하면서 '현재' 상용 가능한 기술로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정 대표의 안목과 선택은 탁월했다. 워치마일은 세계 최초의 실내 내비게이션 서비스로 시장에 안착했고 업계의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정 대표는 여기서 안주하지 않았다. 

최근 베스텔라랩은 '한·인도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해커톤’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인도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참여한 이번 대회에서 베스텔라랩은 인도가 안개에 의한 교통사고 발생률과 관련된 사회적 비용이 매우 크다는 점에 주목했다.

안개가 심한 지역 내에 차량이 몇 대 정도 있는지 파악해 운전자들에게 '방어운전'을 유도하는 솔루션을 개발한 것. 베스텔라랩이 해커톤에서 선보인 프로토타입은 기술적, 경제적 측면에서 호평을 받으며 실제 구현 준비단계에 돌입한 상태다. 앞으로 약 3개월간 인도 정부부처 등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실현가능 방향과 구체적인 서비스 시나리오를 함께 구성할 예정이다.

(사진=베스텔라랩 제공)
베스텔라랩의 워치마일 서비스 이미지. (사진=베스텔라랩 제공)

▲ 베스텔라랩의 뜻이 뭔가요?

- 자동차를 뜻하는 비히클(Vehicle)과 별을 뜻하는 스텔라(Stella)를 합성한 단어로, '지구상에 있는 별처럼 많은 10억대의 자동차들이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보자'라는 의미와 수많은 자동차 서비스 중에서 별처럼 빛나는 서비스를 만들자는 의미를 담아 2018년 8월 창립됐습니다. 

‘워치마일’ 서비스의 경우 GPS 신호가 닿지 않은 실내 주차장 등의 GPS 음영지역에서 최적의 주차면을 안내하는 서비스로, 자율주행에서 가장 최종목적지인 주차장까지의 이동을 뜻하는 ‘라스트마일(Lastmile)’의 마일(mile)과 길을 본다는 의미의 ‘와치(watch)’라는 단어를 접목해 글로벌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워치마일(Watchmile) 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워치마일 서비스는 간략히 설명드린 것과 같이 단순히 건물 주차장 앞이 아닌 실제적인 최종 목적지인 주차장, 그 안에서도 주차면까지 편리하게 안내해주는 실내 내비게이션 서비스입니다.

 

▲ 정상수 대표님은 카이스트(KAIST)에서 무선네트워크로 박사학위를 받고 국가수리과학연구소, KT에서 근무하셨다고요. 직장생활보다 창업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 공부를 해오면서 세상에 무엇인가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아주 오래전부터 해왔습니다. 특히 KAIST에서 박사학위까지 받으면서 학비 지원을 받았기 때문에 제가 받은 것을 세상에 더 나은 서비스로 기여해야 한다는 마음이 기본적으로 있었고요. 

카이스트 무선 네트워크 박사를 마치고 연구소에서 특정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는데, 이것이 창업을 결심한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됐습니다. 기술이 현실 세계에 적용이 되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소요가 되더라고요.

기술이 조금 더 현실에 빠르게 반영돼 사람들의 생활에 도움을 주고 싶어 창업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창업을 하고 나니 실제적으로 현실에 반영되기까지 왜 시간이 그렇게 오래 걸리게 되는지에 대한 이해 역시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웃음)

 

▲ 워치마일을 기획할 때 '실내 주차장'으로 특정해 개발하게 된 이유는요?

- 당시 자율주행 기술이 굉장히 큰 키워드로 떠올랐습니다. 실제로 글로벌 업체들이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많은 투자와 연구를 하고 있었던 상황이었고요. 하지만 자세히 상황을 살펴보니 자율주행기술을 연구하는 기업들은 굉장히 많은데 주행의 시작과 끝인 실내 주차장에서부터 건물 입구까지의 분야를 연구하는 기업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실질적으로 진정한 자율주행이 완성되려면 라스트마일 분야의 기술이 완성돼야 한다는데 연구·개발에 집중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단위면적이 좁고 차량이 많기 때문에 대부분의 주차장이 실내에 있었고, 실제로 주차를 하면서 누구나 느끼는 페인 포인트를 해결하기 위한 해결책이 향후 실내 자율주행 기술과도 접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워치마일 서비스를 개발하게 됐습니다.

미래를 대비하면서 실제적으로 현재부터 상용 가능한 기술이었고, 또한 워치마일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쌓는 실내 지도에 대한 데이터베이스(DB)를 자율주행차량을 위해서도 사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더욱 빠르게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사진=베스텔라랩 제공)
베스텔라랩의 워치마일은 실내 주차장에서 최적의 주차면까지 안내하는 혁신적인 서비스다. (사진=베스텔라랩 제공)
(사진=베스텔라랩 제공)
베스텔라랩의 워치마일은 실내 주차장에서 최적의 주차면까지 안내하는 혁신적인 서비스다. (사진=베스텔라랩 제공)

▲ 사용자의 위치를 빠르고 정밀하게 측정하는 기술이 핵심일텐데요. 작동원리와 과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 실내 주차장에 구축돼있는 폐쇄회로텔레비전(CCTV)을 활용하는 것이 기본이고, 주차장에 추가적으로 설치하는 사물인터넷(IoT) 기반 센서와 차량 내 핸드폰에 탑재된 자이로센서를 융합해 정확한 사용자 위치를 파악합니다.

또한, 주차장 내 구축돼 있는 초음파 혹은 유도 관제 시스템과 CCTV 영상을 활용해 차량이 주차면에 점유돼 있는지를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빠르게 파악해 현재 주차장 내 빈자리의 정확한 위치와 개수를 사용자에게 알려주며, 사용자가 사전에 입력한 선호사항을 바탕으로 최적의 주차면으로 안내하는 서비스입니다.

주차가 완료된 이후에는 정확한 주차 위치 및 주차 완료 시간을 알려주는 주차권이 발급돼 차량을 어디에 주차했는지, 몇 시간 동안 주차했는지 사용자들이 별도로 파악하지 않아도 정확한 정보를 알려줍니다. 이를 통해 사용자들에게는 주차하면서 주차 과정에서 발생하는 감정적 시간적 소모를 획기적으로 감소시켜주고 이를 통해 발생하는 배기가스 역시 절감하는 효과를 가진 서비스입니다.

(사진=베스텔라랩 제공)
베스텔라랩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있다. (사진=베스텔라랩 제공)

▲ 디지털 맵 제작, AI 영상 분석 처리, 가상 GPS 할당 등 집적된 첨단기술을 고도화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요?

- 일단, 사람이 큰 재산인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우수한 개발 분야의 인력들을 충원하고자 많은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덕분에 각 분야의 전문 인력들이 많이 포진돼 있고, 더 나은 서비스 품질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서울대학교나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등과 협력해 자율주행 기술 등 다양한 선행 프로젝트를 시행하면서 기술을 고도화하는 노력을 펼치고 있으며, 서비스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통해 새로운 해결책을 고민하며 기술 고도화에 있습니다.

 

▲ 최근 한·인도 사회가치 실현을 위한 해커톤에서 우승하며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을 수상했어요. 인도 진출을 목표로 하고 참가한 대회라고 알고 있어요.

- 기술 자체가 외국에서 더 먼저 시작했고, 발전한 기술이다 보니 창업 때부터 글로벌 시장 진출에 대한 생각은 가지고 있었습니다. 특히 인도는 전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고, 세 번째로 많은 유니콘 기업을 배출한 시장이라 관심이 있었고, 베스텔라랩의 공동 창업자 중에 인도 출신 인원이 있었기 때문에 인도는 친근한 나라이자 인도로의 진출은 당연하게 생각했습니다.

(사진=베스텔라랩 제공)
베스텔라랩은 최근 '한·인도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해커톤’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사진=베스텔라랩 제공)

▲ 인도의 교통사고 중에서도 안개 관련 사고에 주목한 점이 인상적인데요. 

- 이번 해커톤의 주제 자체가 ‘한·인도 사회 가치 실현을 위한 해커톤’이었고, 국제 연합(UN) 지속 가능발전 목표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교통, 대기오염, 스마트보안, 공중보건’ 4가지 주제 중에 한 가지를 고르는 것이었습니다.

베스텔라랩의 전문 분야인 교통 분야에서 인도의 상황을 분석하던 중에 안개에 의한 교통사고 발생률 및 이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이 천문학적이라는 것에 주목하게 됐고, 우리가 현재 가지고 있는 기술로 해결이 될 수 있는 실마리가 있어 해당 주제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 교통 안전도가 취약한 지역을 우회하는 경로를 안내하게 되면 목적지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늘어나진 않나요?

- 취약한 지역을 우회하는 경로를 제시하는 것이 이번 기술의 핵심은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안개가 심한 지역에서 운전을 하게 될 경우 사람들이 안전운전을 위해 천천히 운행을 함에도, 심한 안개 및 도로 상황의 이유로 사고가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안개가 심한 지역 안에 차량이 몇 대 정도가 있는지 당사의 기술로 파악해 운전자들에게 혼잡도 및 위험도를 알려줌으로써 방어운전을 하게 하는 것이 이번 기술의 핵심입니다.

하지만 안개 지역 내 교통 정체가 심각하거나, 사고 등이 발생했을 경우 시간 측면에서 손해가 많이 나지 않는 범위에서 우회 경로를 안내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 해커톤에서 선보인 프로토타입을 실제구현하는 프로그램을 인도 정부부처와 협업해 이달 중순부터 진행할 예정이라고요. 

- 해커톤에서 선보인 프로토타입을 실제로 구현하는 프로그램을 인도 정부부처와 이달 중부터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 프로그램에 산업통상자원부, 농림수산식품부, 보건복지부 등 여러 정부부처 인원이 함께 참여할 예정이고, 약 3개월간 저희 베스텔라랩에서 기획한 프로그램을 실제적으로 구현하면서 실현가능 방향에 대해 점쳐보고 구체적인 서비스 시나리오를 함께 구성할 예정입니다.

인도 정부와의 커뮤니케이션 행정절차 역시 준비 중에 있으며, 인도 전체 시장에서 해당 서비스를 유통하고자 하는 업체 또한 선정된 상태입니다. 또한, IIIT(Indian Institutes of Information Technology) 및 NIT(National Institutes of Technology) 등 유수 대학들과 해당 기술과 관련하여 현지화를 어떻게 고도화할지 및 현지 개발자 충원 역시 모색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무인자율주차용 V2I(Vehicle-to-Infrastructure) 플랫폼은 현재 적용되고 있는 주차영역 이외에 어떤 서비스에 적용 가능한가요. 

- V2I 플랫폼을 비단 자율주행 자동차 영역에서의 활용뿐만 아니라, 자율주행을 하는 모든 이동수단에 대해 넓게 해석하고 있습니다. 이에 로봇의 영역으로 확장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는데요.

현재 자율주행 로봇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스마트 물류 분야를 비롯해 더 나아가서는 선박 등의 분야에서도 충분히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한, 특정 루트로만 이동하는 지게차같은 특수 장비나 스마트 농기구에도 저희 기술을 충분히 접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타트업투데이=김나영 기자] mmm@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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