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메타버스 시장 규모 51조 원→2025년 311조 원 성장 전망
유통업계, “코로나19와 디지털 전환 맞물려 다양한 마케팅 활동 가능”
CU, 세븐일레븐, GS25 등 국내 편의점, 메타버스 도입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스타트업투데이] 편의점 업계가 메타버스에 올라탔다. 

‘메타버스’(Metaverse)는 가상∙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세계’(Universe)의 합성어로 ‘가상세계’를 의미한다. 1992년 닐 스티븐슨의 소설 <스노우 크래시>에서 처음 등장했다. 

그동안 메타버스는 게임이나 콘텐츠 업계에서 활발하게 적용됐지만, 최근 교육, 의료, 패션, 방산 등 다양한 분야로 영역이 확장되는 추세다. 그만큼 메타버스 시장전망도 긍정적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메타버스 시장 규모가 지난해 460억 달러(약 51조 원)에서 오는 2025년 2,800억 달러(약 31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최근 편의점 업계가 새로운 마케팅 전략으로 메타버스를 도입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고객과의 접촉이 제한되면서 매출 하락세를 걷자 편의점 업계가 이를 돌파할 수단으로  메타버스를 선택했다는 게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따른 이동제한조치와 디지털 전환이 맞물려 오프라인 매장을 통한 마케팅 전략에 한계에 부딪혔다”며 “메타버스는 가상공간인 만큼, 인원에 관계 없이 다양한 마케팅 활동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젊은 고객에게 편의점을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타 업종간 콜라보, 게임을 통한 보상 등 메타버스에서는 다양한 활동이 가능해 이를 결합한 상품도 많은 관심을 받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국내 최초의 메타버스 편의점은 어디?

CU의 메타버스 공식 편의점 ‘CU제페토한강점’(사진=BGF리테일)
CU의 메타버스 공식 편의점 ‘CU제페토한강점’(사진=BGF리테일)

국내 편의점 업계에서 가장 먼저 메타버스를 도입한 곳은 BGF리테일의 CU다. CU는 지난해 5월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ZEPETO)와 온∙오프라인 플랫폼 및 콘텐츠 결합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그해 8월 세계 최초 메타버스 공식 편의점 ‘CU제페토한강점’을 선보였다. 

제페토는 네이버제트가 운영하는 증강현실(AR) 아바타 서비스다. 제페토 이용자는 얼굴인식과 AR, 3D 기술을 활용해 3D 아바타를 만들 수 있다. 이를 통해 다른 이용자와 소통하거나 가상현실 경험이 가능하다. CU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 2억 명 이상이 이용하고 있다. 특히 한국에서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Z세대(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CU제페토한강점 루프탑에는 이용자가 한강을 바라보며 커피를 즐길 수 있도록 CU의 즉석원두커피 GET커피 머신이 설치돼 있다. 카페처럼 테이블과 의자도 마련됐다. 1층에는 즉석조리라면을 이용할 수 있는 취식 공간과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버스킹 무대도 준비됐다. 

또 9월 CU제페토교실매점에 이어 11월 CU제페토지하철역점을 선보이기도 했다. ‘CU제페토교실매점’은 교실2 월드맵에 오픈됐으며 Z세대에게 익숙한 학교 내 카페테리아 형태로 갖췄다. ‘CU제페토지하철역점’은 점포 입구에 안면 인식 기기가 설치돼 있어 아바타가 접근하면 자동으로 문이 열린다. 출입구 옆에는 CU 바이셀프가 적용된 키오스크가 있다. 

 

CU와 빙그레는 지난해 11월 유통업계 최초로 콜라보레이션 마케팅을 진행했다(사진=BGF리테일)
CU와 빙그레는 지난해 11월 유통업계 최초로 콜라보레이션 마케팅을 진행했다(사진=BGF리테일)

지난해 11월에는 식품기업 빙그레와 손잡고 유통업계 최초로 콜라보레이션 마케팅을 진행했다. CU제페토에 방문하는 아바타가 바나나맛우유를 누르면 빨대가 상품에 꽂히는 특수모션이 적용된다. 제페토 CU 매장 이용자 중 90% 이상이 외국인인 만큼, 편의점 대표 스테디셀러인 바나나맛우유가 외국인 이용자에게 큰 관심을 끌 것이라는 게 CU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는 “가상현실 편의점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재미 요소를 강화해 콜라보 브랜드에 대한 친밀감을 높이는 게 목표”라며 “이번 제페토 콘텐츠를 활용한 마케팅 효과를 분석해 앞으로 지속적인 협업 사례를 만들어 나아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온라인→오프라인으로 실제 상품 구매 가능한 환경 구축 필요”

롯데그룹이 운영하는 세븐일레븐(7-ELEVEN)은 지난 2월 모바일 캐주얼 소셜네트워크 게임 플레이투게더와 메타버스 편의점을 열었다. 세븐일레븐 최초의 메타버스 편의점은 플레이투게더의 주 무대인 카이아섬에 있다. 

세븐일레븐 카이아섬점에서는 전주비빔밥, 세븐카페, 바브허니버터팝콘 등 실제 편의점에서 판매 중인 13여 가지 상품을 구매해 먹고 마실 수 있다. 편의점 스태프 룸이나 인터랙션 바닥 조명, 키오스트, 택배 서비스 등의 체험도 가능하다. 

 

신한메타버스 내 구현된 GS25 매장 내부(사진=GS리테일)
신한메타버스 내 구현된 GS25 매장 내부(사진=GS리테일)

GS그룹의 GS25도 메타버스 편의점을 구축했다. GS25는 신한은행의 메타버스(이하 신한메타버스) 베타서비스 공간에 메타버스 편의점 ‘GS25신한메타버스점’을 입점한다고 14일 밝혔다. 

GS25신한메타버스점의 강점은 실제 소비 거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CU와 세븐일레븐은 말 그대로 가상공간에서 이용할 수 있지만, 실제로 구매한 제품을 받는 것은 아니다. 

이와 달리 GS25신한메타버스점에는 일반 GS25 점포에서 잘 팔리는 ▲음료 ▲스낵 ▲용기면 등 50여 개 상품이 가상 매대에 진열돼 있다. 아바타가 상품을 접촉하면 GS샵의 기프티콘 판매처가 연동돼 구매까지 이뤄진다. 기프티콘은 선물하기 기능을 이용해 지인에게 보낼 수도 있고, 사용 시에는 문자메시지로 전송된 모바일 쿠폰을 통해 GS25에서 상품으로 교환할 수 있다. 

이보다 앞서 GS25는 제페토 크리에이터 ‘렌지’와 협업해 GS25 메타버스 전용 아이템을 판매하기도 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편의점 업계의 메타버스 도입이 미래 유통시장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지 미지수라는 반응이다. 

앞서 언급한 GS25를 제외하면 메타버스 편의점에서 실제로 물건 구입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아바타가 편의점을 방문해 패션 아이템 정도만 살 수 있다. 편의점보다는 게임에 가깝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Z세대 공략 중 하나로 ‘메타버스’에 관심을 두는 기업이 늘고 있다”면서도 “아직은 한정적인 기능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제 상품을 받을 수 있는 기능도 구축해야 메타버스 편의점은 미래 유통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타트업투데이=염현주 기자] yhj@startuptoday.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타트업투데이(STARTUP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