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업계, “MBK파트너스, 카카오모빌리티 인수 추진”∙∙∙기업가치 8조 5,000억 원
대리운전∙택시업계와의 갈등, 골목상권 침해논란 등 사업확장 차질
카카오 “현재 결정된 사항 없다” 불구 노조 측 반발↑
노조 측, 카카오모빌리티에 단체교섭 요구∙∙∙“매각 반대 행동 이어갈 것”

사진=카카오모빌리티
사진=카카오모빌리티

[스타트업투데이]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설에 카카오 경영진이 진화에 나섰지만, 노조 측 반발은 여전하다. 매각 추진에 반대하는 직원의 노조 가입이 급증하는 가운데 매각과 관련해 경영진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앞서 지난 15일 <한국경제>는 국내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카카오모빌리티 인수를 추진한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영권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최대주주인 카카오와 물밑 협상을 진행 중이다. 재무적 투자자(FI)인 미국계 사모펀드 텍사스퍼시픽글로벌(TPG)과 칼라일그룹(Carlyle Group)이 보유한 지분 29.0%와 6.2%도 잠재적 거래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정확한 매각가는 전해지지 않았지만, 투자은행(IB) 업계는 카카오모빌리티의 기업가치를 약 8조 5,000억 원으로 평가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투자업계, “IPO 대신 경영권 매각” 추측

카카오모빌리티는 누적 가입자 3,000만 명, 월 활성이용자 1,000만 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 모빌리티 플랫폼이다. 지난 2015년 카카오가 카카오택시를 출범시키며 모빌리티 시장에 등장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그동안 모빌리티 관련 기업을 인수하며 업계에서의 경쟁력을 다져 왔다. 2016년에는 김기사 운영사 록앤롤과 주차 서비스 플랫폼 파킹스퀘어를 인수했고, 카카오 내비게이션과 주차 서비스를 시장에 내놓았다. 

카카오는 2017년 6월 카카오모빌리티로 분사하면서 본격적인 모빌리티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듬해 택시가맹사업자 타고솔루션즈의 지분 100%를 인수하며 카카오T블루를 출시했다. 

이번 매각설에 대해 일각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애초 계획했던 기업공개(IPO) 대신 경영권 매각에 나선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앞서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8월 주요 증권사에 입찰 제안을 요청하며 상장 준비에 돌입했다. 비슷한 시기에는 코리아드라이브로부터 1577 대리운전 서비스를 이관받으며 대리운전 서비스 시장 영역을 확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리운전∙택시업계와의 갈등, 호출료 인상, 골목상권 침해 논란 등으로 카카오모빌리티의 사업 확장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먼저 대리운전 서비스 인수와 관련해 대리운전 업계는 “대기업의 시장침탈”이라며 “플랫폼 1위 업체와 전화 콜 1위 업체가 합쳐지면 기존 대리운전 회사는 설 곳을 잃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여기에 김범수 전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지난해 10월 ‘골목상권 침해 논란’으로 국정감사에 올랐다. 

이런 배경에 금리 인상 등에 따른 시장 상황 악화가 겹치면서 카카오모빌리티의 IPO 성공 여부가 불투명해졌다는 게 관련 업계의 시각이다. 

 

카카오모빌리티 류긍선 CEO(사진=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모빌리티 류긍선 CEO(사진=카카오모빌리티)

 

크루유니언, “카카오 경영방식 신호탄”∙∙∙일방적인 매각 추진 반대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설이 흘러나온 다음 날, 카카오 측이 해명에 나섰다. 지난 16일 카카오 측은 “카카오의 주주가치 증대와 카카오모빌리티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도 “현재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이하 크루유니언)는 지난 20일 성명서를 내고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에 대한 반대입장을 밝혔다. 매각설이 나온 지 불과 2, 3일 만에 카카오모빌리티 전체 직원의 과반이 조합원에 가입할 만큼, 일방적인 매각 추진에 대한 반대는 거세지고 있다. 

서승욱 크루유니언 지회장은 “플랫폼의 사회적 책임을 약속했던 경영진이 그와 가장 거리가 먼 사모펀드에 회사를 매각하려 한다면 누구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며 “지금은 매각이 아니라 어떻게 더 나은 플랫폼이 될지 고민하고 실행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크루유니언 측 역시 “카카오T가 전국민이 사용하는 서비스가 되기까지 서비스의 성장과 혁신을 위해 열정을 다한 크루의 열정과 땀이 있었다”며 “플랫폼 서비스로 질타를 받을 때도, 사업의 부침이 있을 때도 크루는 함께 감내하며 택시부터 대리, 바이크, 주차, 내비게이션 등 이동과 관련한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어 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은 앞으로 카카오 경영 방식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잘 키운 서비스를 분사하거나 독립법인으로 만들고 IPO를 하는 형식이 아닌 언제든 팔아버릴 수 있다는 의지의 표명일지도 모른다”고 우려를 표했다. 

 

사진=카카오모빌리티
사진=카카오모빌리티

한편 크루유니언은 카카오모빌리티에 단체교섭을 요구했다. 향후 플랫폼 노동자와 카카오 주식 소액 투자자, 우리사주 보유 직원 등과 함께 매각 반대 행동을 이어가겠다는 게 크루유니언 측의 입장이다. 

이를 위해 카카오와 크루유니언은 28일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사태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었지만, 우천 예보와 판교신사옥 공사 등으로 연기했다. 

크루유니언 측은 “우천예보에 더해 판교신사옥 공사로 출입이 제한돼 장소 상황이 여의치 않다”며 “부득이하게 기자회견을 연기하게 됐다”고 말했다. 크루유니언은 기자회견 일정이 추구 확정되면 다시 공유할 계획이다. 

[스타트업투데이=염현주 기자] yhj@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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