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포티투닷 지분 약 80% 인수∙∙∙인수가 4,542억 원
포티투닷, 소프트웨어부터 하드웨어까지 수직계열화∙∙∙자율주행 기술 자체 개발
모셔널 설립,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 등으로 미래차 확보 나서

현대자동차그룹이 포티투닷을 인수한다(사진=포티투닷)
현대자동차그룹이 포티투닷을 인수한다(사진=포티투닷)

[스타트업투데이] 현대자동차그룹이 포티투닷(42dot)을 인수하며 자율주행 관련 기술 강화에 나선다. 

10일 자동차 및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포티투닷 지분 79.64%를 인수한다. 

포티투닷의 지분은 지난해 말 기준 송창현 대표가 36.19%, 현대차가 20.36%를 보유하고 있으며 롯데렌탈, 신한금융그룹 등도 포티투닷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이번 M&A와 관련해 정확한 거래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포티투닷의 총 주식 수가 442만 1,029주인 점, 현대차가 포티투닷을 주당 12만 9,000원에 인수한다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포티투닷의 기업가치는 5,700억 원으로 평가받는다. 

이중 현대차는 포티투닷을 약 4,542억 원에 인수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포티투닷, 에이키트∙탭! 등 자체 개발

일각에서는 포티투닷이 설립된 지 이제 막 3년이 지난 스타트업이라는 점에서 기업가치가 높게 책정된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반면 설립 이후 지금까지 포티투닷이 내놓은 성과를 볼 때 잠재력이 크다는 점에서 5,700억 원이라는 포티투닷의 기업가치는 충분하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포티투닷은 소프트웨어부터 하드웨어까지 자율주행 수직계열화했다는 점이 가장 큰 경쟁력으로 꼽힌다. 

2019년 3월 설립된 포티투닷은 자율주행에 필요한 운영체제 및 관제시스템 등 소프트웨어와 센서, 카메라 등 하드웨어를 자체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 

포티투닷이 개발 중인 ‘에이키트’(AKit)는 자율주행에 최적화된 자체 개발 센서와 소프트웨어∙하드웨어 시스템 전반이 탑재돼 있다. 2023년 4분기 자동차 제조회사(OEM)의 차량에 통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센서는 고가의 라이드를 쓰지 않고 레이더 5대와 카메라 7대만을 사용해 비용 효율적이며 경량화 지도인 SDx 맵으로 카메라 수집 데이터를 통한 업데이트가 가능하다. 

이외에도 자율주행 코어 소프트웨어, 에이키트 OS 및 시스템 하드웨어, 에이키트 AI 가속기, 자율주행 모빌리티 플랫폼 탭!(TAP!), 관제시스템 등을 수직계열화해 자체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는 서울 상암에서 전체 시민을 대상을 자율주행 운송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으며 2024년에는 세종시에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마무리 지으며 AI와 로봇을 결합한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마무리 지으며 AI와 로봇을 결합한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의 미래차 기술 확보 전략은?

현대차는 이런 포티투닷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이번 M&A를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대차는 포티투닷 설립 초기부터 지분 출자에 나선 주요 주주다. 지난 2019년 5월 현대차가 20억 원을, 같은 해 9월 기아가 150억 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말에는 롯데렌탈과 신한금융을 비롯해 롯데벤처스, 스틱벤처스, 위벤처스, DA밸류인베스트먼트, 윈베스트벤처투자 등으로부터 1,040억 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며 누적 투자금액 1,530억 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포티투닷과의 M&A 외에도 현대차는 그동안 자율주행 초기부터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기업에 투자하거나 M&A하는 방식으로 관련 기술을 확보해 왔다. 

앞서 2019년 미국 앱티브(Aptiv)와 20억 달러씩, 총 40억 달러(약 5조 원)를 투자해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Motional)을 설립했다. 현재 모셔널은 2023년 상용화를 목표로 레벨 4(미국자동차공학회 SAE 기준)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로봇 공학 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 인수를 마무리 지으며 AI와 로봇을 결합한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이밖에도 자동차 및 IB 업계를 중심으로 스위스 자율주행 스타트업 베스트마일(Bestmile) 인수, 이스라엘 원격 운영 스타트업 오토피아(Ottopia) 투자 등의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다만, 현대차는 베스트마일 인수와 오토피아 투자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IB 업계는 현대차가 앞으로 자율주행 중심의 미래차 개발에 주력한다는 점만큼은 확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이번 포티투닷 인수건 역시 현대차의 정확한 입장은 알려지지 않는다. 그러나 이번 M&A가 마무리되면 포티투닷은 현대차그룹 계열사로 편입되며 포티투닷 설립자인 송창현 대표가 현대차 내부에서 양사 통합작업을 주도할 것이라는 게 IB 업계의 추측이다. 송 대표는 지난해부터 현대차 TaaS(Transportation as a Service) 본부장을 겸직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도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최종적으로 확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포티투닷 관계자 역시 “아직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며 “여러 가지 방안을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스타트업투데이=염현주 기자] yhj@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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