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품∙재사용품 회수∙∙∙보증금 제공으로 시민 참여 독려
2021년 7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일회용 컵 580만 개 절감
“합리적이고 확산 가능한 디바이스, 게이미피케이션 방식 장점”

오이스터에이블 배태관 대표(사진=오이스터에이블)
오이스터에이블 배태관 대표(사진=오이스터에이블)

[스타트업투데이] 가정에서 나온 일회용 쓰레기는 재활용을 위해 수거, 선별, 가공 등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재활용품은 소비자 배출 단계에서부터 오염되고 뒤섞여 있기 때문에 매립되거나 소각되고 있다. 실제로 그린피스가 지난 2019년 충남대 장용철 교수 연구팀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에너지 회수를 제외한 국내 실질적 재활용률은 22.7%에 불과했다.

오이스터에이블은 플라스틱과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는 환경 스타트업으로 지역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이 다시 순환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탄소 중립에 기여하고자 한다. 사명은 ‘흙 속의 진주’라는 뜻으로, ‘쓰레기 속에 숨은 데이터라는 가치를 발굴한다’는 의미와 ‘재활용∙재사용을 실천하는 숨은 영웅을 돋보이게 한다’는 의미가 동시에 담겨있다.

오이스터에이블은 사물인터넷(IoT) 기반 분리수거함 ‘오늘의 분리수거’ 서비스를 시작으로 현재 재활용품∙다회용품의 순환을 만드는 사물지능융합기술(AIoT) 스마트 자원 회수 인프라 ‘랄라루프’(Lalaloop)를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재활용∙재사용을 통해 수집한 순환 자원 데이터를 기반으로 유통 마케팅과 탄소 크레딧을 거래하는 자발적 탄소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배태관 대표로부터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무인 인프라로 일상 속 모든 순환 자원 회수

오이스터에이블 팀원들(사진=오이스터에이블)
오이스터에이블 팀원들(사진=오이스터에이블)

배태관 대표는 대학생 시절 건축과 기계 설계 부분에서 쌓은 여러 경험을 바탕으로 2019년 5월 오이스터에이블을 설립했다. 현재 순환경제와 서비스, 정보기술(IT)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통찰력을 지닌 팀원들과 함께 오이스터에이블을 운영 중이다.

배 대표는 “강남역 출구 근처에 쌓여 있는 일회용 컵을 보며 시민들이 보람과 성취를 갖고 환경 보호를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창업을 결심했다”며 “순환경제 플랫폼 구축을 위해 영업, 사업 개발, 서비스 기획∙운영, 생산, 현장 관리 등 다방면의 팀원들과 노력 중”이라고 소개했다.

오이스터에이블은 급증하는 플라스틱과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랄라루프 인프라를 기획해냈다. 랄라루프 인프라는 ▲자원 회수 디바이스 ▲참여 보상 앱 ‘오늘의 분리수거’ ▲순환 회수 데이터를 관리하는 ‘랄라루프 콘솔’ ▲패키지와 소비재를 추적∙관리하는 솔루션 ‘랄라루프 ID’ 등으로 구성돼 있다.

랄라루프는 투명페트, 캔, 종이팩과 같은 재활용품부터 다회용컵, 다회용기, 다회용 장바구니, 다회용 택배 상자와 같은 재사용품의 회수를 돕는다. 지역 화폐, 제휴 포인트 등 다양한 형태로 보증금을 연계해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중앙 클라우드 서버에서 모든 데이터를 관제하기 때문에 자동으로 다회용기의 회수, 세척, 입고 관리가 가능하다.

 

투명페트 회수 디바이스(사진=오이스터에이블)
투명페트 회수 디바이스(사진=오이스터에이블)

현재 오늘의 분리수거 누적 가입자 수는 8만 명이다. 설치된 랄라루프 자원 회수 디바이스는 전국에 약 600대로, 서울 시청 일대와 제주도 지역 모든 스타벅스 매장에 설치돼 있다. 2021년 7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랄라루프를 통해 절감한 일회용 컵은 약 580만 개다. 배 대표는 이를 연간 이산화탄소 흡수량으로 환산하면 소나무 7만 2,000그루를 식재한 것과 같고, 약 170톤의 탄소배출을 저감한 것과 같은 효과라고 밝혔다.

오이스터에이블은 배달용 다회용기 순환을 돕기 위해 올해 서대문구와 마포구 대학교 기숙사 및 편의점 등에 랄라루프 회수 디바이스를 새롭게 설치했다. 이를 통해 이용자는 배달용 일회용기가 아닌 다회용기로 배달 음식을 먹고 반납할 수 있다.

배 대표는 “무인 자원 회수 디바이스를 통한 ‘거점 반납’ 방식은 별도의 사람 도움 없이 자유로운 반납을 가능하게 한다”며 “다회용기를 문 앞에서 라이더가 회수해가는 ‘문전 회수’ 방식에 비해 물류 비용과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쉽고 재밌게 참여할 수 있는 자원 순환 실천”

다회용기 회수 디바이스(사진=오이스터에이블)
다회용기 회수 디바이스(사진=오이스터에이블)

오이스터에이블은 초기창업패키지, 디딤돌연구과제, 팁스(TIPS) 과제 등 여러 지원 사업과 정부 정책의 도움을 받았다. 이를 통해 제품 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고 최소기능제품(MVP)을 출시하는 등 성과를 이뤘다. 현재는 서울시가 운영∙지원하는 서울창업허브에 입주해 있다.

배 대표는 랄라루프의 첫 번째 강점으로 합리적이고 확산 가능한 디바이스를 꼽았다. 특정 단일 품목에 한정되지 않고 재활용∙재사용에 필요한 순환 자원을 한 번에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배치가 쉽기 때문에 시간과 장소 구애 없이 언제 어디서든 재활용∙재사용 실천이 가능하다.

그는 게이미피케이션의 방식을 사용해 자원순환과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시민들이 보람과 성취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을 두 번째 강점으로 소개했다. 랄라루프는 사용자의 참여 기록을 앱으로 보여주고 포인트, 인센티브 등 참여에 따른 보상을 제공한다.

배 대표는 “개인의 자발적 탄소거래 시장에서 사용자들의 참여 기록은 수치화된 데이터로 활용될 수 있다”며 “이외에도 AIoT 자원 회수 디바이스는 재사용품의 사용 횟수와 이에 대한 탄소 배출 감축량, 폐기물 절감량을 추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오이스터에이블은 ‘MWC 2023’에 참여했다(사진=오이스터에이블)
오이스터에이블은 ‘MWC 2023’에 참여했다(사진=오이스터에이블)

오이스터에이블은 이런 차별성을 인정받아 2021년 11월 프리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올해는 시리즈A 투자 유치를 진행 중이다. 투자금은 서비스 고도화 및 환경 인프라 확대, 글로벌 마켓 진출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또한, 오이스터에이블은 올해 탄소경제와 자발적 탄소시장에 필요한 측정 및 관리 기록 솔루션 랄라루프 ID를 더욱 발전시켜 성과를 만들어 낼 계획이다. 이외에도 도시 단위의 자원을 순환시키고, 이에 대한 결과를 탄소 중심으로 측정해 더 많은 도시에 랄라루프 서비스를 확산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배 대표는 “앞으로 폐기물 시장은 탄소 크레딧과의 연계를 통해 더욱 성장할 것이며, 지금은 탄소 배출권 개인 거래와 관련해 탄소 크레딧을 측정∙관리하는 도구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오이스터에이블은 혁신 기술과 인프라로 쉽고 편리하며 재밌게 참여할 수 있는 자원 순환을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스타트업투데이=신서경 기자] sk@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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