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AI붐, 당분간 지속 가능성 ‘크다’
경찰, AI로 가정폭력·스토킹 막는다…’마이너리티 리포트’ 현실화
대기업·은행권 중심으로 공격적인 AI 투자 및 적용 ‘눈길’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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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투데이] 최근 전 세계 모든 오픈소스 인공지능(AI) 모델이 모이는 플랫폼 ‘허깅페이스’(Hugging Face)가 45억 달러(약 6조 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아 화제다. 흥미로운 점은 지난해 5월만 해도 해당 기업의 기업가치가 20억 달러(약 2조 6,000억 원)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약 1년 만에 기업 가치가 125% 상승한 셈이다. 

허깅페이스의 기업가치는 이미 2배를 뛰어올랐지만, 투자자들은 막차를 타기 위해 모여들었다. 투자자들도 화려하다. AI칩의 절대 강자인 엔비디아(NVDIA)를 비롯해 구글(Google), 아마존(Amazon), 세일즈포스(Salesforce) 등 AI붐의 중심에 있는 빅테크 기업들이다. 

이처럼 세계적으로 인공지능 붐이 강하게 불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AI를 활용한 획기적인 변화가 산업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경찰청, APO시스템에 대화형 AI 적용 ‘추진’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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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Minority Report)>의 한 장면이 현실에서도 일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이 영화에서는 범죄 발생을 예측해 사전에 막는 ‘프리크라임’(PreCrime) 시스템이 존재하는데, 국내에서도 대화형 AI를 적용한 범죄 예방 시스템이 구축될 전망이다. 

최근 흉악범죄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경찰은 치안력 확충에 초점을 맞춘 대규모 조직개편을 예고한 바 있다. 여러 개편 방안 중 제한된 인력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효율적 범죄예방이 가능한 AI 도입도 포함되어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경찰청 여성안전기획과는 학대예방경찰관(APO) 업무관리 시스템에 스토킹, 가정폭력, 노인아동학대 등의 범죄위험성 정보를 학습한 대화 생성형 ‘AI 챗봇’ 도입을 추진 중이다.

지난 2021년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스토킹 처벌법) 제정 이후 가해자 신고이력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시스템 기능을 개선해 오면서 이번에 AI를 함께 활용해 신속하게 범죄를 예방하겠다는 취지다. 

AI가 관련 데이터를 학습할 경우, 고위험 피해자를 상대로 빠른 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 예를 들어, APO가 AI 챗봇에 “가정폭력 가해자 A씨의 재범 가능성을 알려줘”라고 요청하면, AI는 “A씨의 현재 음주빈도를 볼 때 폭행 재발 확률은 80%”라며 “피해자 분리 등 긴급조치가 필요합니다”라고 답하는 방식이다. 참고로 AI가 학습할 데이터는 이미 경찰 내부에 상당수 축적되어 있다. 

경찰이 자체 개발한 AI도 등장했다.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는 이달 초 구글의 자연어처리모델 ‘일렉트라’(ELECTRA)를 기반으로 만든 ‘폴리일렉트라’(Poli-Electra) 개발을 완료했다. 연구소는 우선 112신고 데이터 5,000만 건을 학습시켜 올해 하반기까지 이 모델의 효과를 검증하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AI 활용 증가에 따른 민감한 정보 유출 등 인권침해 부작용도 상존하는 만큼, 범죄 예방과 개인정보 보호의 균형점을 찾는 것 역시 경찰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경찰 측도 이러한 부작용을 감안해 APO시스템 AI에 어떤 초거대언어모델(LLM)을 적용할지 등 백지 상태에서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 중으로 전해진다. 

 

AI 투자 및 적용에 적극성 보이는 국내 기업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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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휴대폰에 숏폼 영상을 만들어 주는 동영상 생성 AI 앱을 탑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미국의 스타트업 ‘이레버런트 랩스’(Irreverent Lab)에 투자를 실시하고 관련 사업을 논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설립된 이레버런트 랩스는 워싱턴을 근거로 하는 동영상 생성 AI 개발 업체다. 

이번 투자는 삼성전자 제품에 AI 솔루션을 탑재하려는 시도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이레버런트 랩스 측은 “API를 사용하길 원하는 삼성과 긴밀하게 협력하기로 했다”며 “삼성 기기에 앱을 내장, 사용자가 찍은 사진을 기반으로 영상을 만드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엄청난 사용자를 기반으로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사용 사례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이미지 혹은 동영상 생성 AI는 젊은 층에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미 상업적으로도 성공 사례가 있다. 실제로 지난해 말 등장한 ‘렌사(Lensa) AI’, 올go 초 네이버 스노우(Snow)의 ‘AI 아바타(Avatar)’ 등 AI 필터는 유료 서비스로 큰 인기를 끌었으며 이와 비슷한 앱을 파생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생성 AI 서비스를 디바이스에 직접 탑재하면 파급력은 더 커질 것이 확실하다”며, “누구나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은 뒤 곧바로 짧은 비디오나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고, 이를 SNS나 유튜브 같은 플랫폼에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장치 판매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 6월부터 생성 AI 관련, 대규모 인력 채용 등 본격적인 관련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 

은행권에도 AI 열풍이 불고 있다. 고객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한 서비스부터 AI를 활용한 이상행동 탐지 등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오픈AI(OpenAI)의 챗GPT(ChatGPT)와 구글의 바드(Bard)처럼 기존 생성형 AI와 협업을 하거나 아예 자체적으로 생성형 AI를 개발하는 곳도 생겼다. 

KB국민은행은 ‘KB-GPT’ 등 생성형 AI와 관련한 상표를 대거 출원했다. 또 NH농협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생성형 AI 통역 기능을 적용한 ‘AI뱅커’ 서비스를 실제 3개 이상의 영업점에 도입했다. 챗GPT 기반 AI뱅커 통역 서비스는 외국인 고객과 창구의 한국인 직원간 의사소통을 지원한다. 

이외에도 하나은행은 금융에 특화된 자체 LLM을 개발하고 있고, 우리은행도 AI를 기반으로 폭넓은 금융 상담이 가능한 AI뱅커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도록 추진 중이다. 신한은행은 생성형 AI의 금융 서비스를 적용하기 위해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동시에 챗GPT를 기반으로 대출 상품 153개 데이터를 활용한 실증(PoC)를 진행했다. 

[스타트업투데이=권아영 기자] news@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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