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R&D 사업 예산 삭감 주요 이슈 떠올라
홍정민 위원, “R&D 예산 삭감, 무기력하게 방어하지 못한 것”
이영 장관, “잃는 게 있으면 얻는 것 있다고 생각, 피해↓ 위해 여러 부분 챙길 것”

사진=국정감사 생중계 화면 갈무리
사진=국정감사 생중계 화면 갈무리

[스타트업투데이]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내년도 연구개발(R&D) 예산 삭감과 관련해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산업통상중소벤처업위원회(이하 산자중기위)가 12일 진행한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중소기업 R&D 사업 예산 삭감이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앞서 정부가 지난 9월 내년도 주요 국가 R&D 예산을 올해 대비 13.9% 줄어든 21조 5,000억 원으로 책정하면서 중소∙벤처업계는 물론 해외 과학계에서까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정일영 산자중기위 위원은 “(우리 경제가 어려운 때에)중소기업을 지원하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R&D 자금이 필요한데 정부의 R&D 예산이 25% 삭감됐다”면서 “마치 R&D 카르텔의 원흉에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중소기업인 것처럼 이야기했다”고 지적했다. 

이영 장관은 “(R&D 카르텔 원흉이 중소기업이라는 이야기는)동의하지 않는다”면서도 “지금은 전체적인 방향에서 개별기업은 알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정 위원은 “중기부 R&D 예산 4,349억 원이 감소했는데 (장관이)앞장서서 늘려야 하지 않겠냐”라며 “소부장 특별회계 예산도 무려 84.6% 삭감됐다”고 말했다. 여기에 이 장관은 “이게 삭감된 게 아니라 소부장 특별회계 분야는 일반회계에서 2024년까지 한시적으로 지원한다고 밖으로 뺐다”며 “소정의 성과도 이뤘다”고 답했다. 

정 위원은 “핵심은 일본이 2018년 (소부장)수출을 규제하면서 소부장 특별회계를 만들고 운영하면서 소부장 핵심기술 수입액이 32.6%에서 21.9%까지 자립화∙국산화에 성공한 것”이라며 “그런데 예산을 삭감하니까 이 분야 종사자는 얼마나 좌절감을 느끼겠는가”라고 질타했다. 

이 장관은 “그 부분은 앞으로 충분히 설명할 것”이라면서도 “별도 계정이 사라진 것뿐, 2024년까지만 운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홍정민 산자중기위 위원은 “올해 상반기 벤처투자 규모는 4조 4,000억 원 규모로 전반기 규모 대비 42% 급감했다”며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고금리가 장기화되면서 투자를 지속하는 게 어렵고 경기침체는 계속되니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상황에도 윤석열 정부는 계속 상저하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며 “중기부 역시 현재 벤처투자 시장 상황에 대해 ‘회복 중’ 또는 ‘나아지는 추세’라고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R&D 삭감 이유를 거슬러 올라가 봤더니 지난 6월 윤석열 정부에서 ‘나눠먹기식, 갈라먹기식 R&D는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발언에서 시작됐다”며 “실제 9월에 지출된 안에 R&D 예산이 삭감돼서 발표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 위원은 “중기부가 벤처∙스타트업을 육성하는 데 두 발 벗고 나서서 총력을 기울여도 모자란 상황”이라며 “중기부가 정권에 충성하느라 R&D 예산 삭감을 무기력하게 방어하지 못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대부분 투자 현황을 작년과 비교하는데,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2021년과 2022년에 평균적으로 조성되는 벤처펀드가 두 배가량 조성됐다”며 “실제로 비대면 디지털 분야와 바이오 분야의 기업가치가 4배로 폭등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홍 위원은 “그 이후 투자 시장 혹한기가 시작됐는데 작년 말과 이미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며 “이 상황을 반영해달라고 이야기했는데 반영이 안 되면서 올해 급감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에 부정적인 시그널을 주는 것 자체가 위험하다고 본다”며 “벤처∙스타트업이 꽃을 피우기도 전에 싹을 잘라버리는 상황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벤처∙스타트업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의지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공감한다”면서도 “벤처캐피탈협회포럼에서 듣기로는 이미 펀드가 2년간 너무 많이 팽창했고 기업가치가 폭등해서 시장 자정작업이 시작돼야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 이전, 2019년 2020년 대비 올해 상반기 벤처펀드 결성 금액이 초과했다”며 “이제는 회복세에 들어가지 않겠냐는 희망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R&D는 잃는 게 있으면 얻는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여러 부분을 챙기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장섭 산자중기위은 “중기부가 정부 내에서 ‘미운 오리새끼구나’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며 “예산 규모만 봐도 과거 중소기업청 수준으로 돌아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보기에 중기부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수치라고 생각하면 존재감이 없어지고 있다”며 “중기부의 활발한 노력도 없어 스스로 제역할을 못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스타트업투데이=염현주 기자] yhj@startuptoday.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타트업투데이(STARTUP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